'가구공룡' 이케아 개장 임박...국내 가구株 '글쎄'

가구 공룡 이케아(IKEA)의 한국 1호점이 개장을 앞둔 가운데 국내 가구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가구업체가 서비스 측면에서 이케아보다 우수한 데다,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경기도 광명시에 국내 1호점을 개장한다. 이케아는 지난해 매출액 42조원 규모의 글로벌 가구업체다. 지난 4월까지 전세계 44개국에 총 35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분포는 유럽에 250개, 북미 53개, 아시아 36개 등으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독일로 47개, 미국 40개, 프랑스 29개 등이다.

이케아 광명점은 창고형 가구매장으로 조립 전 가구를 판매한다. 매장의 구성은 지하 2층에서 지상 1층까지 3개층이 주차장이며 2000대 가량을 주차할 수 있다. 2층에서 4층까지 매장과 사무실을 포함하고 있으며, 매장에는 가구, 침구 등 8600여 제품이 고객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케아 광명점의 예상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케아의 광명점 개장을 의식해서 인지 최근 국내 가구업체들의 주가는 부진하다. 한샘의 주가는 지난 10월 24일 장중 52주 최고가인 14만7500원에서 전일 11만5500원으로 낮아졌다. 이 기간 동안 주가는 21% 하락했다. 전일 현대리바트의 주가는 3만6350원으로 지난 10월 장중 최고가 대비 25% 낮아졌다. 에넥스의 주가도 지난 10월 최고가 대비 25% 가량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이케아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유리하지 만은 않다. 소비자가 구매 뿐만 아니라 운반·조립·설치서비스를 받게 되면 가격에 따른 부담이 커진다. 언론에 따르면 픽업과 배송 서비스는 기본요금이 2만9000원부터이고 조립서비스는 기본요금이 4만원, 욕실 및 주방용품 설치서비스는 4만4000원이 가장 싼 가격이다. 예를 들어 9만원짜리 싱글세면기를 욕실에 설치할 때 모든 과정을 이케아 서비스에 위탁할 경우, 총 20만3000원이 소비된다.

환불 정책이 까다로운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케아는 판매한 제품에 대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환불이 불가하다. 비교적 환불이 쉬운 국내가구업체를 이용했던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낄 소지가 있다.

▷ 주요 가구업체 3사 '나는 문제없어'

증권업계는 이케아의 상륙에도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샘은 이케아의 진출로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케아로 인해 영세 가구업체들이 정리되면서 브랜드파워가 강한 한샘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샘은 인테리어가구뿐만 아니라 부엌, 욕실, 마루 등 토탈 홈 임프루브먼트 업체로 이케아와의 차별성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리바트는 유통 채널의 확대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올해 개점한 대형매장과 현대백화점 입점 점포수가 늘어나 B2C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범현대가향 특판 매출이 늘면서 B2B 부문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넥스 역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주택경기가 개선되면서 부엌가구, 시스템가구에 특화된 에넥스가 수혜를 입을 것을 예상했다. SK증권은 부엌가구시장은 물류, 시공 등의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에넥스가 이케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증권사들은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의 내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추정한 한샘의 연결기준 내년 매출액은 1조4612억원으로 올해 예상 실적 대비 12%, 영업이익은 1238억원으로 17%씩 큰 수치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내년 현대리바트의 2015년 매출액은 7360억원으로 올해 예상 실적 대비 11%,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23%씩 크다. 에넥스의 연결기준 내년 매출액은 2899억원으로 올해 예상 실적 대비 13%,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44%씩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최근 기관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틈타 일부 종목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있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11월부터 전일까지 기관투자자는 현대리바트의 주식 58만9347주를 순매수했다. 이는 발행주식수의 3.4%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에넥스의 주식도 샀다. 기관투자자는 에넥스의 주식 131만8552주(발행주식수 대비 2.2%)를 순매수했다.

▷ 주식MRI로 본 투자매력도는?

그렇다면,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의 투자매력도는 어떨까. 아이투자(www.itooza.com)가 개발한 주식MRI을 적용해본 결과, 종합점수가 가장 높은 업체는 한샘으로 25점 만점에 17점(상위 8%)을 기록했다. 한샘은 재무 안전성과 수익 성장성에서 만점인 5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리바트 11점, 에넥스 11점 순이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