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이수페타시스, 외국인 '순매수 전환'...왜?

외국인투자자가 이수페타시스를 사들여 관심을 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들어 이수페타시스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 7월만 해도 사고 팔기를 반복했지만, 8월 들어 매수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이수페타시스 주식 115만8800주 가량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율은 종전 5%에서 8.4%로 확대됐다.

주가도 반등했다. 지난 6월 25일 52주 신저가인 3675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이후 반등해 현재 5000원 선을 돌파한 상태다. 금일 오후 2시 20분 현재 전일 대비 1.5% 내린 5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보다 부진한 실적을 냈다. 연결 매출액은 12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22억6100만원으로 84% 급감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수페타시스의 실적이 2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연간 실적은 올해보다 대폭 개선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이수페타시스의 내년 연간 실적(연결기준) 평균치는 매출액 매출액 5930억원, 영업이익 425억원이다. 이는 올해 연간 예상 실적 대비 각각 11%, 169%씩 개선된 것이다.



주력 제품인 고마진 MLB의 수주 회복과 자회사 간 합병에 따른 경영효율화 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근거다.

MLB(Multi Layer Board)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여러 층으로 쌓아 회로를 형성한 제품이다. 주로 백홀·백본망에 들어가는 라우터와 스위치 등 통신장비용 부품으로 쓰여 통신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경우 수요도 증가한다. 이수페타시스는 이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시장에선 미국 TTM사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세계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CISCO)와 알카텔 루슨트를 주 매출처로 두고 있다.

MLB 수주는 지난해 말 저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지난달 28일 키움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72억원이었던 MLB 수주액은 올 1분기 625억원, 2분기 818억원으로 증가했다. 환율 하락분을 감안할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투자 증가로 MLB 수주도 함께 늘고 있다. 최근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LTE 기술 도입,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네트워크 설비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익률이 높은 라우터와 서버용 MLB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61% 수준이었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올해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분율 100% 자회사인 이수엑사보드와 이수엑사플렉스를 합병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이수엑사보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밀도인쇄회로기판(HDI)을 만들고, 이수엑사플렉스는 중대형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주로 생산한다.

이수엑사보드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581억원, 순이익이 32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이수엑사플렉스는 매출액이 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전환한 (-)89억원으로 부진했다. 이수엑사보드는 주 고객사에 HDI 납품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이수엑사플렉스는 고객사의 태블릿PC 부문 부진으로 실적이 역성장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설비 효율을 높이고, 수요 변화에 대응력을 높일 예정이다. 증권가는 합병 후 경쟁이 치열한 FPCB 비중을 낮추고, 고객사 내 납품이 늘고 있는 HDI 비중을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수요가 늘고 있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igid-Flex)의 경우, FPCB와 HDI의 기술을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올해 2분기 포함)을 반영한 이수페타시스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1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