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책 이야기(11) - 안전마진

안전마진 – 캐나다의 워런 버핏, 피터 컨딜의 투자 비밀
There’s Always Something to Do in 2011
지은이: 크리스토퍼 리소-길 Christopher Risso-Gill
옮긴이: 김상우
출판사: 부크온 / 2022년 7월(개정판), 2014년 1월(초판) / 306쪽 / 1만8300원



■ 요약
피터 컨딜(Peter Cundill, 1938~2011)은 33년(1974년~2007년) 동안 연평균복리수익률 15.2%를 올린 뛰어난 투자자입니다. 이 책은 10년 동안 그를 지켜본 크리스토퍼 리소-길이 쓴 책으로, 그를 통해 피터 컨딜을 만납니다.

컨딜은 투자와 관련된 뉴스나 생각 그리고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 등에서 중요하거나 고심했던 내용을 일기로 남겼는데요. 저자는 책을 쓰면서 컨딜의 일기와 연설문에서 많은 내용을 인용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래서인지 마치 컨딜이 직접 쓴 자서전의 느낌도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로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음에도 확고한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컨딜은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만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세계로 안내했고, 두 구루를 본받아서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완성시킵니다.

컨딜은 ‘펀드매니저계의 인디아나 존스’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했고, 투자 여행을 즐겼습니다. 또한 매년 개최한 컨퍼런스와 평소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과 교류했고 이를 투자에 활용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들은 검소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컨딜에게서는 화려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책은 간략한 가족사에 이어 컨딜의 투자 입문부터 33년간의 성공적인 펀드매니저로서의 활동, 그리고 은퇴 후의 투자와 생활에 대해 소제목으로 구분한 21개의 챕터로 나눠 살펴봅니다. 각 챕터 구성은 적절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다음 ‘Cundill Says..’로 마무리하는데요. 컨딜의 말씀을 옮긴 ‘Cundill Says..’는 그 챕터의 요점을 정리하는 역할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따로 옮겨두고서 틈나는 대로 읽을만한 교훈 모음집입니다.


​■ 개요
1. 투자 인생의 안전마진
컨딜은 처음부터 저평가 가치주 투자에 집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1973년 더 이상 저평가 주식을 찾아내는 방법을 발견하지 못해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연말 모임에서 동료가 쥐어 준 책인 조지 굿맨(애덤 스미스)의 '슈퍼 머니'를 읽게 됩니다. 그리고 컨딜은 (그의 표현에 의하면)계시를 받습니다.

1950년 20세의 워런 버핏이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만났을 때 받은 것과 비교되는 감동을 35세의 컨딜이 느낀 것이죠. 컨딜이 받은 계시는 놀랍도록 단순했습니다.

주식이 싼 것은 그 주식의 PER이 낮아서도, 배당수익률이 좋아서도, 이익증가율이 높아서도 아니다. 이런 지표들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싼 주식이란 그 주식의 주가가 재무상태표 분석을 통해 계산한 청산가치(즉 그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은 주식이다. 그런 주식만이 ‘안전마진’을 제공해 준다. (p.15)

2. 가치투자에서 길을 찾다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인 컨딜은 캐나다 맥길대학을 졸업한 후 평판이 좋은 투자회사에 취직합니다. 당시 그는 아직 ‘가치투자’를 모르는 상태였지만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찾았는데, 인기가 없는 업종에 속한 탓에 주가가 싼, ‘베들레헴’과 ‘크레디트 폰시어’를 매수해서 큰 수익을 올립니다. 이때 경험을 기록한 일기 내용을 보면 그는 확실히 가치투자자의 자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지식, 배짱, 자부심 그리고 판단을 요구하는 기회가 평생에 한 번은 올 것이다. 이때 그 기회를 부여잡고 성공한다면 그는 최상류층에 진입할 수 있다. 만약 그러지 못하면 그는 계속 별 볼 일 없는 인간으로 남을 것이다. (p.32)

3. 버려진 주식의 숨은 가치
직장 상사와의 갈등을 겪던 컨딜은 1971년 친구의 추천으로 AGF 자산운용사로 이직합니다. 1974년 전 직장의 불법 행위로 말미암아 보유 펀드들이 헐값에 매물로 나왔고 컨딜은 그 중 하나이면서 그가 은퇴할 때까지 운용하는, ‘올 캐나디언 벤처펀드’를 인수한 다음 펀드 명칭을 ‘컨딜 가치펀드’로 바꿉니다.

컨딜은 인수한 펀드 투자자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올린 투자 실적과 함께 ‘내재가치와 안전마진의 관점에서 저평가되었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소외된 주식을 매수한다’는 펀드 운용 원칙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냅니다.

- 주가가 장부가 이하인 경우
- 주가가 전고가의 1/2 이하인 경우
- PER 10 이하 또는 장기 회사채금리의 역수 이하일 것(둘 중 낮은 PER 적용)
- 이익을 내고 있을 것. 최근 5년간 이익이 증가했으며, 그 기간 동안 적자를 기록한 해가 없을 것
-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을 것.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해 왔으며 향후 증가해야 함
- 장기부채와 은행부채는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함. 필요할 경우 부채를 늘릴 여유가 있을 것 (p.45)

컬럼비아 대학에서 오랫동안 그레이엄의 조교를 했던 어빙 칸의 도움을 받았다고는 했지만 그레이엄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컨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4. 가치투자의 황금기는 언제인가
1974년부터 10년 동안은 작은 공황이 끝나고 가치투자의 황금기가 펼쳐집니다. 버핏이 미국식 유머를 동원하면서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주장하던 시기죠.

이익 실현은 싼 주식을 매수해두면 M&A 움직임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컨딜은 보석상 ‘티파니’를 8달러에 매수하고서 1년도 지나지 않아 19달러에 매도함으로써 잘한 매매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6개월 후 다른 기업에 의해 50달러에 인수되는 배 아픈 상황을 보게 됩니다.

그는 ‘티파니’ 사태에 충격을 받아 열린 이사회에서 매도 정책에 대해 협의했지만 마땅한 공식을 만들지는 못했고 대신 적절한 타협책(妥協策)을 찾았다고 합니다.

매도 타이밍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주가가 언제 내재가치에 도달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주가가 내재가치를 얼마나 초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p.60)


컨딜 가치펀드는 매수가의 두 배가 되었을 때 보유 주식의 1/2을 자동 매도하고, 나머지 보유 주식의 가치는 0달러로 상각해서 매도 시점을 펀드매니저의 자유 재량에 맡기기로 한다. (p.64)

컨딜은 싼 주식을 매수하는, 즉 매수가 중요하며 매도(타이밍)는 시장에 맡긴다고 했는데요. 제가 어디선가 듣고서 자주 되뇌는, ‘매수는 수익을, 매도는 수익률을 결정한다’는 말과 통합니다.

5. 해외 투자와 안전마진
컨딜은 이익을 올릴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면 어느 곳이든 투자할 수 있다는 자세로 해외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그는 1964년 일기에 스웨덴을 모범적인 테크노크라시 국가라고 기록했는데요. 13년 후 1977년 스웨덴을 방문해서 ‘볼보’ 공장을 둘러본 다음 분석을 마쳤고, 그로부터 1년 후 ‘볼보’에 투자합니다.

투자할 기업은 반드시 실사하고 철저하게 분석했으며 충분히 싼 가격에 매수한 다음 매수한 기업이 이익이나 배당금이 줄지 않으면 걱정하지 않고 인내심을 발휘하기만 하면 됩니다.

6. 컨딜 가치펀드의 성공 비결과 투자철학
컨딜은 펀드를 운용한지 10주년을 맞아 연차보고서에서 10년 동안 연복리 26%(S&P500: 14.6%)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을 자랑하는 한편 자신의 투자철학을 밝힙니다.

그는 가치투자는 약세장에서는 성장주보다 나은 실적을 강세장에서는 낮은 실적을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또, 꾸준히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온 덕분에 주식 선택 범위가 넓어졌고 인내심을 발휘한 것을 성공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일반적인 분석에 따르면, 끔찍해 보이는 게 옳은 것이고 멋지게 보이는 것이 환상과 쓰레기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원칙적인 거래가 아니라 입증할 수 있는 사실에 기초한 거래만 필요하다. 교조적으로 한 가지 전략에만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전략과 규율은 항상 지성과 직관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p.84)

7. 성공한 투자자의 일상
1984년 편리한 국제 도시라는 이유로 사무실을 영국 런던으로 옮깁니다. 콩코드 여객기로 런던에서 뉴욕까지 3시간 30분이 걸리고 공항에서 맨해튼까지는 헬리콥터로 이동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른 고비용 지출은 콩코드를 이용하는 상위층과의 관계를 갖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8.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순-순 주식, 지주회사, 부실증권 등 3가지 투자 기회에 대해 설명합니다.

성장성이 없는 철강회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순-순 주식이 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재산을 분석한 결과 장부에 낮은 가격으로 잡혀있는 알짜 발전소를 발견합니다. 적극적으로 매수해서 펀드 자산의 4%까지 채웠고 이후 시장 순환매가 돌면서 굴뚝업종 주식들이 상승할 때 매도해서 큰 수익을 올립니다.

사업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선호 받지 못하는 지주회사 중 남아공 소재 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을 분석해서 숨겨진 자산 가치를 찾아냅니다. 정치적 위험을 감안하고도 안전마진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다음 매수해서 2년만에 100% 이상 수익을 올리고 매도합니다.

9. 절망이라고 쓰고 기회라고 읽는다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가 닥쳤을 때 ‘평균회귀’의 원리를 상기하면서 평소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현금을 이용해서 싼 가격으로 떨어진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합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답게 주가 회복이 더딘 독일 주식을 매수합니다.

주식시장이 어디로 갈지 예측하려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그저 인내하면서 각각의 투자에 설정된 안전마진을 확신할 수 있는지만 확인하도록 하십시오. (p.139)

10. 진흙 속의 진주, 부실채권 투자
8장에서 다루기도 했던 부실채권 투자는 재무상태표 분석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그레이엄의 가치투자 원칙에 부합하며 판단이 정확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산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투자 분야이기도 합니다.

해당 국가의 채권 원리금 상환 여부에 대해 엄정한 분석을 거친 다음 파나마와 에콰도르 국채에 투자해서 큰 수익을 올린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11. 주변의 압력에 굴복하지 마라
1980년대 후반 과대 평가된 것으로 판단한 일본 주식을 매도했으나 주가는 오랫동안 버텼고 컨딜은 주위의 압력 탓에 매도량을 늘리지 못합니다. 이후 예상대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작은 수익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9년 부실경영으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순-순 주식인, ‘웨스타’를 꾸준히 매수함으로써 펀드에서 가장 큰 포지션까지 가져갑니다. 하지만 고객을 의식해서 부실한 주식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마케팅 팀의 의견을 받아들여 50% 이상 손실을 입고서 매도합니다. 몇 달 후 주가는 매수가의 30% 이상 상승했고요.

아무리 분석해 봐도 과대평가된 것이 분명한 상황도 아주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과대평가가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p.172)

12. 투자 원칙과 창조적 적용
1990년부터 1992년까지 3년 동안 편드 수익률이 최악이었던 탓에 의기소침해진 컨딜은 낙관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다짐하는 한편 포트폴리오를 보유 종목 수는 줄이고 안전마진이 큰 주식들로 채우는 방식으로 정비합니다.

13. ‘1+1=3’의 조건
1998년 컨딜 가치펀드(자산 규모: 5억불)는 마케팅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컨딜의 역발상 가치투자전략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는 조건으로-‘메켄지(자산 규모: 250억불)’에 피흡수 합병됨으로써 시너지를 얻습니다.

14. 일본 주식과 역발상 투자
1997년 아직 싼 유럽시장에서 많이 싼 것으로 판단한 일본시장으로 투자금을 옮겼는데, 시기적으로 너무 빨랐습니다. 유럽에서 얻을 수익기회를 놓쳤고 일본에서 수익을 얻기까지는 2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거든요.

너무 일찍 사고 너무 일찍 파는 경향은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들이 자주 겪는 문제입니다. 가혹한 인내의 시기가 지나고 원금을 회복하거나 약간의 수익이 나면 안도에 겨워 아직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팔고 맙니다. 따라서 우리는 너무 빨리 팔고 싶은 유혹을 피하기 위해 발리 같은 휴양지에 가서 태양이나 즐겨야 할 것입니다. (p.207)

캐나다 출신인 컨딜은 미국도 외국일 뿐이라며 처음부터 해외투자에 적극적입니다. 1990년대 말 일본 주식시장이 싸다고 판단했을 때는 펀드 자산 중에서 일본 주식 비중이 50%를 넘길 정도로 일본 증시에 투자를 집중했고 성공적인 역발상 투자로 마무리했습니다.

1990년대 초 일본 시장 전체를 과대평가된 것으로 판단했을 때는 니케이 지수를 매도하면서(풋옵션 매수)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 ‘마쓰시다 전기’ 주식은 매수하는 방법으로 시장과 종목을 별개로 했는데요. 시장이 과대평가되었더라도 개별 종목에 안전마진이 충분하다면 매수한다는 컨딜의 가치 지향적인 투자자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5. 실패에서도 얻을 것은 있다
1999년 하반기부터 2000년대 초는 가치투자자에게 기회이면서 위기였습니다. 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큰 보상을 받았겠지만 오랫동안 좋은 실적을 냈던 ‘타이거 펀드’의 줄리언 로버트슨조차 시장에서 퇴출되던 시기였으니까요.

- 답답한 주식 VS 인기 있는 주식
컨딜은 2000년초 캐나다의 전통기업인 ‘브래스캔’에 투자하면서 당시 인기주인 통신기업, ‘노텔’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를 비교/설명하면서 버핏도 경험했던 2000년 초의 나스닥 광풍 시절의 비난/어려움을 현명하게 이겨낸 과정을 보여줍니다.

- 컨딜 투자사상 최악의 투자
유럽의 역사 깊은 통신기업 ‘C&W’는 1999년 초에 영입된 CEO에 의해 구조조정이 단행된 결과 가치에 비해 싼 주식으로 변모하면서 컨딜을 비롯한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이 주식에 투자합니다. 이후 동사는 잇따른 기업 인수 실패로 인해 펀더멘털이 망가지면서 파산 위험이 커진 탓에 컨딜은 1억 달러에 매수했던 주식을 5,900만 달러 손실을 입고서 매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컨딜은 존 템플턴과 ‘C&W’ 투자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템플턴은 이 종목에서 컨딜보다 손실액이 더 컸다면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들려줬다고 합니다.

우리가 분산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야. 60% 맞고 40% 틀리면 우리는 항상 영웅이 될 수 있어. 그런데 40% 맞고 60% 틀리면 우리는 노숙자가 될 거야. (p.233)

16. 주술사와의 댄스(Dancing with the Witch Doctor)
컨딜은 ‘팬 오션 에너지’라는 석유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아프리카 가봉과 탄자니아를 방문하기까지 하는데요. 실상을 파악한 다음 동사 지분 6%를 매수했고 2년 6개월 만에 6배 수익을 내고 매도합니다.

한데 ‘주술사와의 댄스’는 뭐냐고요? 그것은…… 부시맨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만취한 컨딜이 주술사의 춤을 따라 막춤을 췄다는 에피소드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17. 러시아 시장과 안전마진
안정되지 않은 국가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매수하려는 주식에 적절한 안전마진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심한 분석을 통해 투자 가치가 충분한 주식을 매입한다면 최악의 시장에서도 좋은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18. 뛰어난 경영자와 안전마진
사업구조가 훌륭하면서 뛰어난 경영자가 존재하는 회사 주식은 좀처럼 싸지지 않으므로 매수 기회를 잡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예상 밖의 악재를 만나 주가가 하락할 때는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합니다.

19. 주식투자와 건강 그리고 은퇴
마라톤을 즐겼고 뛰는 동안 독서한 내용을 되새김 할 정도로 건강한 체력의 소유자였던 컨딜은 불치병(취약X증후군: FXTAS_퇴행성 신경질환)을 얻게 됩니다.

컨딜의 건강 악화를 염려한 매켄지는-컨딜이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직접 운용하는 조건으로-2006년 8월 컨딜 펀드를 (완전)인수합니다.

2009년 4월, ‘은퇴는 사형 집행 명령서’라고 일기에 적을 정도로 투자를 열정적으로 즐겼던 컨딜은 앤디 매시와 로렌스 친, 두 사람에게 업무를 넘기고 CEO에서 사임합니다.

20. 위대한 투자 대가들의 공통점
컨딜의 글에서 ‘위대한 투자 대가들의 공통점’을 정리했는데요. 제목과 간단 설명만 옮깁니다.

1.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 – 호기심은 문명의 동력이다.
2. 인내 –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인내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이다.
3. 집중 – 일시적인 사건이나 외부 영향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4. 디테일 – 재무제표의 주석까지 꼼꼼히 읽어라.
5. 계산된 리스크- 리스크는 부담하되 도박은 절대 하지 마라.
6. 독자적인 사고 – 역발상 마인드.
7. 겸손 – 오만하면 망한다.
8. 성실한 일상 업무 – 일상적인 일과 규율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9.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 – 어려운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는 강력한 정신력의 원천.
10. 회의주의 –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되 매사를 회의적으로 보라.
11.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감 – 자신의 실수에서 배우면 된다.
12. 독서 - 나는 시간의 50%를 독서에 쓴다.

21. 투자의 세계에 은퇴는 없다
은퇴 이후 컨딜은 가족 재산 관리회사를 설립한 다음 자신의 금융자산을 평소 눈 여겨 봐뒀던 다른 전문가에게 맡겨 운용하게 하는데요. 이는 아마도 자신이 떠난 다음의 가족을 위한 현명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바람직한 투자자의 자세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컨딜의 말씀이 좋습니다.

지금 나는 내 돈을 가지고 피터 컨딜이라는 특이한 고객을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보통 고객으로 여기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객관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291)


평가
컨딜의 슬로건이자 투자 원칙은 1달러짜리를 40센트에 매수한다는 데 있습니다. 컨딜은 자신의 투자 기준을 ‘대부분 그레이엄의 것이며 버핏의 것이 약간 가미되어 있고, 거기에 자기 것도 조금 섞인 것’으로 표현합니다. 이런 투자 기준은 무엇보다 주식 선택의 폭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컨딜은 시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면 ‘반反가치’라는 표현을 쓰면서 시장을 매도했는데요. 개별 종목에 대한 공매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고평가 된 시장에 대해서는 풋옵션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시장하락에 배팅하면서 그레이엄이 있었다면 '증권분석' 개정판에서 다뤘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책 제목에서는 컨딜을 캐나다의 워런 버핏이라고 소개했지만, 책을 읽고 나면 그에게서 존 템플턴을 떠올리게 됩니다. 해외투자에 적극적이면서 투자를 위한 여행을 많이 한 것이 그렇습니다. 실제로 템플턴은 컨딜이 운용하는 펀드 투자자였고 멘토이기도 했는데요. 한편 검소하기보다는 화려한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그레이엄을 무엇보다 투자를 즐겼다는 점에서는 버핏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피터 컨딜이라는 이름조차 몰랐듯이 많은 독자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버핏이 후계자를 묻는 질문에서, ‘피터 컨딜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언급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컨딜은 검증된 투자자입니다.

일반적인 평전과는 달리 저자는 컨딜과 너무 가까운 관계여서인지, 또는 너무 존경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좋은 면만 보여주려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공한 사례에 비해 실패 사례가 적은 것은 그래서일 텐데, 대가들의 실수에서 배울 게 더 많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좋았던 글귀
나는 시장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아무런 견해도 없다. 우리의 과제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내재가치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과소평가된 주식을 찾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는 엄격하게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을 따르고 있다. (p.72)


내가 리서치를 하는 자세는 한국의 도공이 자기를 빚는 것과 같다. 점토의 성질이 드러나야 음영이 겹치면서 전체 자기가 반투명의 빛을 내는 법이다. 리서치도 그 성격이 드러나야 한다. 요점은 반드시 넓은 인식을 얻으려 할 것이 아니라 깊은 인식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p.88)

* 문장 뒤에 표시된 숫자는 이 글이 나오는 책 페이지입니다.

※ 이 글은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에서 언급된 종목은 종목 추천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주세요. 투자 판단에 따른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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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1개)

  1. 숙고자
    숙고자 | 23.03/16 09:33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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