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책 이야기(7) - 워런 버핏, 부의 기본 원칙

워런 버핏, 부의 기본 원칙 Warren Buffett’s Ground Rules in 2016
지은이: 제레미 밀러 Jeremy C. Miller
옮긴이: 이민주
출판사: 북하우스 / 2019년 2월 / 511쪽 / 2만2000원

■ 요약
투자조합을 시작한 1956년부터 조합을 해체하는 1969년까지 13년 동안 워런 버핏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편지 33통을 분석/편집해서 버핏의 투자철학과 지혜를 정리한 책입니다.

당시 버핏은 지금의 버크셔와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젊은 그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자금을 운용하면서 엄청난 성과(연평균 수익률 29.5%)를 이루어냈는데요. 주로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하지만 때로는 주주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경영자와 싸우거나 경영진을 교체하기도 합니다.

그레이엄의 제자답게 양적 분석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질적 분석 비중을 높이는 등 투자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에게는 운용 현황을 편지로 알려주었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등 이 시기의 버핏은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버크셔의 회장으로 활동하는 1970년 이후의 버핏보다는 이 책에서 만나는 버핏으로부터 실질적이면서도 더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집니다.

추천사, 프롤로그에 이어 본문은 투자조합 시기의 버핏을 14개의 장으로 나눴는데, 각 장의 구성은 정해진 주제에 대해 설명한 다음 버핏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해당되는 내용을 인용해서 복습시키고 마지막으로 저자의 요점 정리로 마무리합니다. 에필로그에서는 그의 뛰어난 스승 그레이엄을 넘어 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된 지금의 버핏을 그려봅니다.


■ 개요
추천사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책 중에서 투자조합을 운영하던 시절의 버핏 편지를 분석한 내용을 다룬 것은 이 책이 유일하며 버핏이 투자조합을 만들고 해산하기까지, 뛰어난 투자자에서 위대한 투자자로 변해가는 모든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1장, 시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1950년 19세의 워런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이 강의하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 등록했고 그레이엄으로부터 유일하게 All A를 받은 최고의 제자가 됩니다. 졸업 후 버핏은 그레이엄이 대표로 있는 ‘그레이엄-뉴먼’에서 무보수라도 좋으니 일하게 해달라고 간청하지만 ‘과분한 인재’라는 이유로 거절 당하는데요. 버핏을 거절했던 이유는 유대인이었던 그레이엄이 당시 취직이 힘들었던 유대인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마하로 돌아온 버핏은 아버지가 설립한 증권사에서 일하면서 그레이엄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고, 1954년 드디어 그레이엄의 부름을 받아 그레이엄과 함께 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버핏이 합류한지 1년만에 은퇴를 결심한 그레이엄은 버핏에게 ‘그레이엄-뉴먼’을 맡아 운영해달라고(이 책에서는 지분 참여) 부탁합니다. 버핏은 그레이엄과 같이 일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므로 1년 반에 걸친 스승과의 동거를 청산하게 됩니다.

다시 오마하로 돌아온 버핏은 1956년 5월 5일, 투자를 원하는 조합원 7명(가족 네 명과 친구 세 명)의 자본금 10만5100달러로 첫 투자조합인 ‘버핏 어소시에이츠 Buffett Associates’를 설립합니다.

버핏은 투자조합을 운영하는 동안 네브래스카 대학에서 ‘투자의 원칙들(Investing Principles)’이란 주제로 강의했고 자신의 투자자들에게는 정기적으로(필요할 때는 수시로) 편지를 써서 운용현황을 알려주었습니다.

투자자
투자자는 주가 변동을 체계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즉 시장심리의 변동에 의해 결정되므로 단기적인 움직임을 무시합니다. 반면에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 실적을 반영하므로 타이밍을 재기보다는 기업 분석과 합리적인 추론에 집중합니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투표 기계(voting machine)'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계(weighing machine)'와 같다. - 벤저민 그레이엄

우리는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전망하는 것에 근거하여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특정 기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근거로 주식을 매입합니다. 우리의 판단이 옳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한 기업분석이 얼마나 정확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언제 그것이 발생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발생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p.41)

2장, 복리의 놀라운 마법
손실을 보았을 때 손실금액을 만회하려면 더 큰 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따라서 투자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이익은 극대화하고, 리스크는 낮출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3장, 인덱스 투자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펀드들이 시장보다 낮은 수익률을 내는 이유를 지적한 다음 차라리 시장 상승률만큼 수익을 내는 인덱스 투자가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일러줍니다.

4장, 투자 성과의 정확한 측정
투자 성과에 대해, 1965년 이후 ‘버크셔’는 S&P500지수와 비교하고 있지만 투자조합을 운영하던 당시 버핏은 다우지수와 비교했습니다. 최소 3년 바람직하게는 5년 평균수익률로 따져 다우지수를 앞서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다우지수를 연 10% 앞서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버핏은 조합을 운용하는 동안 비교지수를 월등히 앞서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 13년간 연 복리수익률: 다우지수 + 7.4% vs 투자조합 29.5%(인센티브 차감 후 23.8%)

주식시장이 효율적이지 않으므로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모순적인 행동입니다. 성과를 최소 3년 수익률로 판단하는 이유는 3년을 시장이 효율적인 것으로 기대하는 분기점으로 보았기 때문이고 시장 사이클이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5년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합니다.

5장, 버핏투자조합 성공의 비밀
1년에 한 번만 출금 혹은 추가 불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투자금을 안정되게 운용할 수 있었고 기본 수수료 없이 6% 이상의 수익을 얻었을 때만 인센티브를 공제하는 보수 체계는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버핏이 올린 탁월한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했을 테고요.

1956년 오마하로 돌아온 버핏은 별다른 계획 없이 자신이 갖고 있던 자금만을 직접 운용할 생각이었습니다. 한데 초기 투자자 7명이 버핏에게 자신들의 돈을 운용해줄 것을 부탁했고 버핏은 스승이 했던 것처럼 투자조합을 운용하기로 하는데, 매우 ‘우연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6장, 일반 투자주식
버핏은 일반 투자주식, 워크아웃, 경영참여 주식의 3가지 방식으로 투자했습니다. 일반 투자주식은 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매수해서 제 가치에 어울리는 주가를 보일 때 매도하는 흔히 말하는 주식투자인데요. 버핏은 주로 이런 주식에 투자했지만 투자금이 커지면서 다른 두 가지 방식의 비중이 커집니다.

버핏은 처음부터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그레이엄과 달리 집중투자를 했는데, 1965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투자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40%를 한 종목에 투입할 수 있도록 ‘기본 원칙’을 개정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매입하면 때때로 주가가 빠르게 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가치가 반영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싼 값에 매입한 주식은 내재가치와 시장가격과의 차이인 ‘안전마진’만큼 안전합니다. 충분한 안전마진을 가진 주식들로 적절하게 분산 투자했으며 매도는 마지막 한 푼까지 챙기려고 하지 않고 매수자 입장에서 적정하다고 여겨지는 가격에서 팝니다.

저렴한 주식을 매입하는 단순한 투자법은 그 효용성이 수십 년 동안 문서로 기록되어 전해졌지만 여전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건재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는 단기적인 시각을 갖고서 투자하고 있기 때문임을 지적합니다.

나는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증권 분석'을 집필한 이래로 적어도 50년 동안 그 투자의 비밀이 세상에 공개됐다고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가치투자를 수행한 최근 35년 동안, 가치투자가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하는 상황을 본적이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쉬운 것을 어렵게 만드는 내적 본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계는 지난 30년간 가치투자를 가르치는 것으로부터 뒷걸음질쳐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선박은 지구를 항해할 테지만 천동설 학회는 여전한 위세를 가질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가격과 가치의 광범위한 불일치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레이엄과 도드의 책을 읽은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번영을 이룰 것입니다.
– 1984년 5월 17일, '증권 분석' 출간 50주년 기념 연설문 중 일부 인용 (p.145)

주식을 평가하는 방법은 양적 요인과 질적 요인이 있습니다. 질적 요인만을 강조하는 애널리스트는, ‘사업 전망이 밝고,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의 조건이 양호하고 경영진이 우수한 기업을 매입하라’고 하고 양적 요인을 대변하는 애널리스트는 ‘좋은 가격에 매입하라’고 주장합니다. 두 부류 모두 그렇게 매입해서 보유하고 있으면, 주가는 알아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말이죠.

버핏은 둘 다 돈을 벌 수 있고 모든 애널리스트들은 한 쪽에 비중을 좀 더 두더라도 두 가지 관점을 적절히 결합한다고 평가한 다음, 자신은 양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질적 측면에 치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야구 배트로 머리를 맞듯이 떠오르는 중요한 통찰은 매우 드물게 찾아오므로 정말 큰 돈은 질적 판단을 중요시하는 투자자가 벌게 되지만, 정량적 분석은 통찰력이 필요하지 않고 더 확실한 수익은 양적 결정에 의해 얻게 됩니다. (p.154)

2014년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투자조합 시절)작은 자금을 운용할 때는 담배꽁초식 투자, 즉 양적 분석이 효율적이며 성과도 더 좋았지만 큰 자금을 운용하는 지금은 질적 분석에 치중할 수밖에 없음을 밝힙니다. 우리 개인 투자자들이 어떤 방법을 선택하면 되는지에 대해 버핏이 명확한 답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담배꽁초식 투자는 내가 적은 금액을 운용하는 동안에는 매우 잘 들어맞았던 투자 방식이었습니다. 1950년대, 나는 수십 개의 담배꽁초 주식을 매입했고, 그것은 내 투자 인생에 있어서 거둔 성과를 상대적 평가에서나 절대적 평가에서나 최고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담배꽁초식 투자법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투자금의 규모가 커지면, 담배꽁초식 투자법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수익성이 낮은 기업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은 단기적 투자전략으로서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런 기업들은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부족한 기반 위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156

한편 버핏은 이 시기에 질적 분석으로 투자해서 큰 돈을 법니다. 1964년 투자금의 40%를 투자한, ‘아멕스’ 그리고 1965년 400만 달러를 들여 ‘디즈니’ 지분 5%를 매수한 사례가 그것입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버핏의 스승 그레이엄은 ‘가이코(GEICO)’를 대량 매입할 때 질적 분석을 기반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한 건의 투자로 그가 평생 투자에서 번 수익을 초과할 정도로 큰 돈을 벌었고요. 다만 그레이엄의 책에서도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질적 분석에 의존하는 ‘성장주 투자’는 일반 투자자들이 하기에 너무 어렵고 예상이 빗나갔을 때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만류할 뿐입니다.

7장, 워크아웃과 차익거래
둘 다 거의 같은 성격으로 읽히는데, 우리나라 증시에서도 흔치는 않지만 공개매수나 M&A가 있을 때 차익거래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럴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선취매를 하고서 기다리는 방법도 이에 해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버핏은 차익거래 기회를 발견하면 부채까지 동원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기회가 적고 설사 기회가 있더라도 대주주 지분만을 프리미엄을 얹어 매매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합리한 문제는 제도 개선이 진행 중에 있고 최근 ‘오스템 임플란트’와 ‘에스엠’ 사례에서 보듯이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동일한 가격으로 공개매수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증시는 내재가치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저평가된 주식이 많이 있으므로 앞으로 이런 기회는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8장, 경영 참여주식
기업의 지분을 상당한 비중으로 매수함으로써 직접 경영에 참여해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대개 싼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인 일반 투자주식에서 시작하지만 주식이 저평가된 상태로 장기간 머물 경우, 추가 매수함으로써 그 기업의 경영을 통제할 수 있을 만큼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경영 참여주식이 되면, 투자자가 얻는 가치는 시장에서 매겨지는 가격이 아니라 그 기업의 가치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수익 결정은 다른 투자자에게 매도하는 M&A 또는 그 기업으로 하여금 매수하게 하는 그린메일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버크셔가 선호하는 방식인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법도 있고요.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로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투자법입니다.

9장, 무용한 자산에서 수익성 자산으로의 전환
버핏이 투자했던 ‘템스터 밀’이라는 농기계 제조회사의 성공사례를 들어 무수익 자산을 처분해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투자에 대해 설명합니다.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한 버핏이 (불필요한)재고를 줄일 것을 지시하지만 경영진은 따르지 않습니다. 버핏은 기존 경영진을 쫓아내고 찰리 멍거의 도움을 얻어 영입한 기업 혁신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겨 문제를 해결했고 결국 큰 수익을 챙기고 매각하는데요. ‘템스터 밀’ 매매는 큰 수익을 올린 성공 사례지만 버핏 개인적으로는 ‘청산인(liquidator)이라는 비난을 듣습니다.

이 일은 버핏으로 하여금 일찌감치 청산해야 할 ‘버크셔’의 섬유사업을 오랫동안 끌고 가게 만든 원인이 되었을 텐데요. 버핏은 버크셔가 보유하고 있던 잉여 현금을 이용해서 회사를 키웠음에도 ‘버크셔’를 인수한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제가 다음 주에 소개할 책, [의장! 이의 있습니다] 3장, 워런 버핏 편에서 ‘템스터 밀’ 사례를 좀더 재미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버핏은 ‘템스터 밀’ 사례에서 3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1. 인내심, 매력적인 주식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는 동안, 매우 지루할 수 있습니다.
2. 오랜 시간 동안 가격 변화에 둔감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장점입니다. 따라서 성과를 측정하는 적절하고 최소한의 기간은 3년은 되어야 합니다.
3. 현재 진행 중인 투자활동을 비밀로 하고 공개하지 않는 것은 성과를 절대 개선시키지 못하고 때로는 해를 끼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p.276)


10장, 당신은 보수주의자입니까, 관습주의자입니까?
대중을 따르는 것은 편하지만 투자에서는 성공하는 길이 아니고 오히려 망하는 길이라며 주의를 줍니다. 투자자는 관습에 저항하는 보수주의자가 되어야 하며, 투자에 있어 보수주의는 올바른 사실과 건전한 추론에 기반해야 합니다. 따라서 집중된 포트폴리오는 다양하게 분산된 포트폴리오보다 더욱 보수적이라는 주장을 펼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잠시 당신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해서 당신의 생각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사람들이 당신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해서 당신의 생각이 옳은 것도 아닙니다. 당신의 행동이야말로 당신이 보수주의적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당신이 세운 가설이 올바르고, 사실에 맞으며, 추론이 정확하다면 많은 거래과정에서 당신은 옮은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진정한 보수주의는 지식과 이성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p.292)

11장, 세금 문제
우리나라는 주식양도세 실시를 2025년으로 2년 유예했지만 미국은 주식양도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투자의 최우선 목표는 순자산의 극대화이며, 세금을 최소화하는 것은 부차적 목표’라면서 수익이 난 주식을 매도했을 때 부담해야 할 세금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잘못된 판단을 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12장, 운용자금의 규모와 성과의 관계
버핏은 (너무 작은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는)전문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없는 기회를 갖기 때문에 적은 금액을 운용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피터 린치도 똑같은 얘기를 했었죠^^

1962년 편지에서 투자금이 늘어남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걱정했던 버핏은 투자금이 4,300만 달러까지 불어난 1966년에는 더 이상 조합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운용자금이 늘어나면 수동적 투자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감소하는 반면에 경영 참여주식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무엇이 우리에게 유리할지 확답은 갖고 있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1960년과 1961년의 운용자금이 1956년과 1957년보다 적었다면 성과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기간에는 운용자금이 적어서 생기는 이점이 많았습니다. (p.340)

13장, 계속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버핏이 투자조합을 운용하던 동 시대에, 버핏과 상반되는, 퍼포먼스(일종의 모멘텀)투자로 명성을 날렸던 피델리티의 펀드매니저인 제리 차이와 비교합니다. 제리 차이는 차트를 보고 성장주를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상승하는 시장 상황 덕분에-좋은 성과를 얻었고 1966년 성공을 발판으로 별도 법인을 만들어 독립합니다.

버핏이 조합 해체를 고민하던 1968년 두 사람은 각자 약 3,000만 달러의 부를 만들었는데요. 제리 차이는 자신이 운용하던 펀드가 폭락하던 시점에 재빨리 매각함으로써, 버핏은 투자 수익금을 재투자해서 불린 투자조합의 지분 증가로 얻었다는 게 다릅니다.

이익을 조작하는 복합기업들이 나타나고 자신은 ‘대담하고 창의적인 회계’를 믿는다고 말하는 뻔뻔스러운 사업가가 나타날 정도로 주식시장은 고평가 국면에 들어섭니다. 버핏은 1967년 1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장에서 떠날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식에 투자할 때 시장에 만연해 있는 기업가치를 무시하는 식의 접근법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와 같은 이른바 유행을 추종하는 투자는 최근 몇 년간 종종 상당히 빠르게 수익을 얻었습니다. 그와 같은 투자법은 그 건전성을 인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투자 기법입니다. 나의 지성(혹은 편견)으로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나의 기질과 전혀 맞지 않는 기법입니다. 나는 나의 돈을 그런 접근법에 근거해 투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p.388)

14장, 작별의 지혜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조합원들에게 최고의 수익을 안겨주었지만 조합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개개인의 형편에 맞는 최선의 투자 조언과 선택할 수 있는 투자방법을 일러주려 애써는 버핏의 진면목을 보게 되는데요. 스승 그레이엄은 1971년 지인과의 대화에서 버핏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나는 버핏과 오랫동안 친밀하게 지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버핏처럼 고고한 성품과 훌륭한 사업 역량을 가진 사람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p.419)

구체적으로 세 가지 안을 제시하는데, 주식이 고평가된 상황이므로 앞으로 주식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보다는 훨씬 나은 투자수단인 비과세 지방채를 매수하거나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빌 루안의 펀드에 투자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버핏이 운영할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해서 계속해서 함께 가는 방법인데, 버크셔는 연 10% 수익은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세 가지 갈림길에서 버핏과 함께 할 세 번째 길을 선택했을 누군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필로그: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빌 루안은 ‘그레이엄이 구약을 썼다면, 버핏은 신약을 기록했다’면서 버핏을 높이 평가합니다. 1969년 버핏투자조합의 해체는 버핏에게 있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1970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으로 취임한 버핏은 버크셔 제국을 만들어냄으로써 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됩니다.

1988년 버핏은 자신의 투자법이, 싼 주식을 사는, 그레이엄의 방식에서 벗어났음을 선언합니다.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것이 적정 기업을 훌륭한 가격으로 사는 것보다 낫습니다. 찰리 멍거는 이것을 일찍 이해했지요. 반면 나는 느린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을 사거나 일반 주식을 살 때, 우리는 일급 경영이 동반된 일급 사업을 찾습니다. (p.463)

저자의 마지막 글이 인상적입니다. 투자조합을 운용하던 시절에 버핏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33통의 편지를 간추려 엮어서 특히 개인투자자를 위해 훌륭한 지침서를 제공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데요. 제가 이 책에서 받은 감동을 다른 독자들도 같이 느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버핏은 오늘날 투자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로드맵을 제시해주었다. 이것은 마치 우리 모두를 위해 도전할 과제를 준 것과 같다. 그것은 마치 그가 편지를 쓰고 그것을 공개한 뒤,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여기에 어떻게 투자하는지가 나와 있다.
여기에 적혀 있는 것이 나의 투자법이다.
이것이 내가 선택했던 길이다.
이제, 당신이 이 길을 따라올 수 있는지 나는 지켜볼 것이다.


■ 평가
옮긴이는 누구나 궁금해했을 버핏투자조합 시기의 편지를 엮은 책이 진작에 나오지 않았던 이유를 저작권 문제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워런 버핏이 추천할 정도로 훌륭한 책을 만들어낸 저자의 노고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다만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번역이 거친 편이라 책을 읽다-저의 자질 부족이 원인이겠지만-여러 차례 멈칫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박성진 님은 추천사에서 버핏의 삶을 3개의 시기로 구분합니다.

1기: 1930년~1956년, 투자자 준비기
2기: 1956년~1969년, 투자자로서의 시기
3기: 1970년~ 현재 진행, 버크셔 해서웨이 소유-경영자로서의 시기

버핏은 그레이엄으로부터 배워 확고해진 그의 투자철학에는 변함이 없지만 운용자산의 규모가 불어나면서 투자방식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력한 해자를 갖췄거나 성장성이 높은 기업 중에서 상대적으로 대형주에 투자해야 하는 제약이 생긴 것이죠.

따라서 저와 같은 개인투자자에게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지금의 버핏보다는 투자조합을 운용하던 시절의 버핏에게서 실질적인 배움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버핏은 지금도 1000만달러 정도의 소액(?)을 운용한다면 연 50%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이 말씀을 저는 그레이엄 방식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더 잘 통하고 더 나은 투자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버핏이 그레이엄의 투자법을 실행하는 시기를 다룬 이 책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습니다.

지난 주 '벤저민 그레이엄'의 회고록을 소개하면서 투자와 관련된 얘기는 가볍게 다루기 때문에 실망할 수도 있을 거라고 했는데요. 그레이엄의 가장 뛰어난 제자인 버핏이 그레이엄의 투자철학을 실행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이 책을 이어서 읽으신다면, (혹시 느꼈을지도 모를)아쉬움이나 부족함은 충분히 보상받을 것으로 믿습니다.


■ 특히 좋았던 글귀
주가지수는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합니다. 만일 주가지수가 어느 방향으로 좋지 않다면, 당신은 그것을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매일 확인할 수 있는 주식 시세는 잘못 매겨진 가격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주가 변동에 휘둘려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면 무거운 부채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p.44)

1969년 1월 편지: 1967년 말 주식시장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20달러였을 때 나는 실제 가치를 25달러로 평가했습니다. 1968년 말 주가가 37달러였을 때는 31달러로 평가했습니다. 우리는 시장에서의 주가가 15달러 혹은 50달러였을 때도 그와 똑 같은 가격으로 평가했을 것입니다.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라는 명제를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p.245)

1961년 7월 편지: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주식의 매수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적어도 향후 1년간은 이 주식이 시장에서 반응이 없기를 희망합니다. 주식시장에서 반응이 없다면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투자성과가 부진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년 후에는 우월한 성과를 약속할 것입니다. (p.262)

1966년 1월 편지: 나는 내가 최선의 투자기회라고 믿는 것에 굉장히 집중하고자 합니다. 나는 이러한 선택이 이따금 매우 쓰디쓴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어떤 해는 내가 분산투자를 했을 때보다 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거둘 수익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p.301)

1967년 1월 편지: 나는 내가 이해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투자결정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상대를 꺾을 수 없다면 그들의 편에 서라’는 방식의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 편에 설 수 없다면 그들과 맞서 이겨라’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나는 투자결정을 내릴 때 나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업에는 발을 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p.388)

1969년 10월 편지: 나는 상대적으로 장기간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 더 짧은 기간에 대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장기적으로 시장은 체중계지만 단기적으로는 투표기계’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심리에 의해 결정되는 선호를 평가하기보다는 펀더멘탈에 의해 결정되는 무게를 평가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p.443)

* 문장 뒤에 표시된 숫자는 이 글이 나오는 책 페이지입니다.

저작권자ⓒ 가치를 찾는 투자 나침반, 아이투자(www.itooza.com)

아이투자 구독 채널 바로가기



프린트프린트 스크랩블로그 담기(0명) 점수주기점수주기(1명)
보내기 :

나도 한마디 (댓글 4개)

  1. 연금고객
    연금고객 | 23.02/16 16:59
    꾸준히 글 올려주시어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3.02/16 18:14
      매번 잊지 않고 격려해주시는 연금고객 님 덕분에 제 능력을 넘는 짓을 계속하고 있네요. 보시다 제가 오해하거나 실수하는 게 보이면 가차 없이 지적해주실 것을 부탁드리옵니다^^ 200
  2. 숙고자
    숙고자 | 23.02/17 09:35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저도 책 읽고 항상 독후감을 쓰지만 선생님의 글 솜씨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3.02/17 13:52
      독후감을 쓰게 되면 그 책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크고 따라서 얻는 것도 많아진다는 점에서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글솜씨에 대한 숙고자 님의 평가는, 못본 걸로 할게요^^ 396
  3. 전민
    전민 | 23.02/17 21:18
    좋은 책 추천과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4. 평생친구
    평생친구 | 23.02/19 21:56
    5장, 버핏투자조합 성공의 비밀
    에서 그레이엄과 버핏을 혼동하신거 같습니다.

    서평이 진짜 좋아서, 가슴을 울리네요! 바로 주문했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3.02/20 12:05
      세상에~ 그레이엄이 오마하로 가게 만들었군요. 그레이엄과 버핏을 반복하다 실수를 저질렀는데, 꼼꼼한 연구원님께서 놓치셨네요. 즉시 수정 요청하겠습니다. 오류를 발견해서 지적해주신 평생친구 님, 고맙습니다^^ 592

* HTML 태그 등은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댓글입력

목록


20230515_부크온_투자인생복리

제휴 및 서비스 제공사

우리투자증권-맞춤형 투자정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