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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향의 책 이야기(4) - 소음과 투자

23.01/26
숙향
소음과 투자 Navigate the Noise in 2001
지은이: 리처드 번스타인 Richard Bernstein
옮긴이: 이건
출판사: 에프엔미디어 / 2022년 11월 / 343쪽 / 1만8000원



■ 요약
투자 정보가 증가할수록 주목할 정보는 감소한다.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는 넘칩니다. 전문가와 일반 개인 사이에 정보 노출의 차이가 없어진 지금,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해 더 유리해졌을까요?

리처드 번스타인은 유리해진 게 전혀 없다고 합니다. 거대한 정보량은 성과를 높여줄 ‘알짜배기’ 정보를 찾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정보 대부분은 실제 도움이 되기는커녕 손해를 끼치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단정합니다. 오히려 정보가 적을 때 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므로, 이 책을 통해 소음을 걸러내고 진정한 투자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을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소음의 바다 주식시장에서 알짜 정보만 뽑아내는 법"

책은 3부 11개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1~3장)는 소음이 무엇이며 끼치는 영향, 2부(4~7장)는 소음의 폐해를 이겨내는 전략, 3부(8~11장)는 소음을 걸러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 개요
1부. 소음은 어떻게 투자자를 현혹하는가
1장. 소음이 당신의 돈을 노린다
인터넷 혁명을 넘어 생활이 된 환경은 투자 정보를 입수하기 쉽고 정보 출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핵심 정보와 소음을 잘 구분해야 정보의 가치를 높일 수 있지만 정보가 늘어나는 만큼 적합한 정보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도 늘어납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투자를 잘 할 것으로 믿는 전문가를 찾거나 또는 직접 분석해서 스스로의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는 믿을 수 있을까요?

- 전문가
사람들은 시장 선도자, 즉 전문가들은 실시간 데이터를 갖고서 정확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지만, 앞서 보았던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의 저자 프레드 쉐드가 말했듯이 그런 전문가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믿고 찾아간 전문가가 (소음의 영향을 받고)절벽에서 가장 먼저 뛰어내리는 레밍(나그네쥐: 집단 자살로 유명)일 수도 있고요.

- 소음의 악영향
소음은 흥미롭고 짜릿할 뿐 아니라 잘 분석해서 투자에 활용하면 금방 큰 수익을 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인덱스펀드)로 장기 투자하면 유리하지만 소음은 그런 투자를 재미없다는 이유로 멀리하게 만듭니다. 또한 소음은 단기 매매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투자를 (투자금을 잃는다는 점에서)값비싼 취미 활동으로 변질시킵니다.

- 세이렌(Seiren)의 노래에 해당하는 소음
투자의 세계에서 소음이란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홀려 바다에 빠뜨린 세이렌의 노래와 같습니다. 소음은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성과를 보장한다고 속삭이면서 거부할 수 없는,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유혹을 던집니다. 여기에 넘어가면, 투자 성과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되기 십상입니다.

2장. 소음은 직접투자를 조장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시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직접 투자를 해서는 좋은 실적을 낼 수 없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투자에 자신감을 가졌던 것이 1990년대 후반~2000년 초까지 있었던 IT버블시기입니다. 당시 정보기술주 매매로 큰 수익을 올린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뛰어난 투자자인줄 알았지만 곧바로 닥친 버블 붕괴 때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제서야 ‘실력’이 아니라 일시적인 ‘운’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전했던 2020년 3월 이후 한동안 우리 주식시장이 그랬습니다. ‘동학개미’로 이름 지어진 용감한 개인 투자자들이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다는 점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 투자자를 망치는 투자전략
오랜 기간 초과수익률을 낸 투자전략이라고 주장하는 몇 가지 투자법에 대해 반박합니다. 이들은 미래에 효과가 있을 전략이 아니라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전략을 추천하기 때문입니다.

1.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겼다는 전략 중에서 많은 것들은 가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데이터에서 원하는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에서 도출된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데이터 분석가는 99개 전략의 백테스트에 실패하고 나서 초과 실적 전략 하나를 발견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2. 캔 피셔가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 저PSR 전략을 추천한 책이 출간된 해는 1997년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저PSR 전략이 초과 실적을 낸 기간은 1991년 말~1998년 중반입니다. 그 이후에는 실적이 대폭 악화돼 누적 실적이 1991년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3. 피터 린치가 성장주 투자에 활용하는, 저PEG 전략을 추천한 책이 출간된 해는 1996년이었습니다. 저PSR 전략과 마찬가지로 저PEG 전략도 책 출간 전에는 초과 실적을 냈으나 출간 후에는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3장. 소음은 투자자의 기대를 조종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을 떠올리게 하는, 번스타인의 자부심이 드러나는 ‘이익 추정치 수명주기’라는 도표를 갖고서 경기/주가 순환을 이용한 투자법을 설명합니다. 주식이 인기가 없어 주가가 바닥에 있을 때는 소음이 없지만 인기가 상승할수록 소음은 증가하기 때문에 좋은 투자자는 소음이 없을 때 매수하고 소음이 넘쳐날 때 매도합니다.

(소음이 심한)성장투자자는 주식을 지나치게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있고, (소음이 없는)가치투자자는 지나치게 서둘러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 말은 쉽지만,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치투자자는 싸게 사기가 어렵고, 성장투자자는 비싸게 팔기가 어렵다. (p.118)


소음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스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일 때 성장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해야 하듯이, 가치투자자들도 뉴스가 압도적으로 부정적일 때 이를 무시해야 한다. (p.122)


2부. 소음을 극복하는 투자 전략
4장. 장기 투자자를 위한 전략
과거에 뛰어난 실적을 낸 인기주는 추락하고 곧바로 다른 인기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과거 인기 종목을 장기 보유하라는 주장은 경계해야 하며 과거에 초과 실적을 냈으니 앞으로도 인기주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과거 실적이 미래 실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는 것은 인기주가 아니라 소외주입니다. 최근 투자 유행과 (인기주를 매수하라는)소음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건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투자 전략을 점검해야 합니다. 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할 때 기초가 되어야 하는 것은 분산투자(5장), 목표 설정, 위험수용도(6장), 시간 지평(7장), 부채 관리 등입니다.

장기 투자 전략을 (사건이 아닌)시간에 따라 검토하면 갖는 3가지 장점
1. 소음에 휩쓸려 빈번하게 거래하는 현상 방지
2. 목표를 계속 주시하게 함
3. 소음에 휩쓸려 기존 투자 전략에서 이탈하려는 것을 방지

- 정보 제공자
정보 제공자들은 투자자가 이익을 얻든 말든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중개인처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들은 단기 급등한 종목들을 '장기 보유할 핵심 종목'으로 추천하곤 합니다.

해당 종목은 터무니없이 비싸지만 화끈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꼬임에 설득당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그 종목은 시장의 인기주이므로 욕심쟁이에게는 금방 수익을 줄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리고 남은 것은 돈 잃고 후회하는 일 뿐입니다.

5장. 소음이 분산투자에 미치는 영향
분산투자는 기존 포트폴리오에 다른 자산을 추가해 수익률의 변동성을 낮추거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로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변동성이 적어지므로 투자자는 발 뻗고 편히 잠들 수 있습니다.

저자는 분산투자는 위험을 축소하는 방법이지,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위험은 손실 위험이 아닌 변동성이라는 점에서 번스타인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분산투자를 방해하는 2가지 소음
1. 소음은 인기 업종을 돋보이게 해, 투자자들에게 인기 업종의 비중을 높이도록 유도한다.
2. 분산투자를 추천하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다고 조롱 당하는 경우가 있다. (p.134)

6장. 자신의 위험 수용도를 파악하라
위험은 경제학계의 ‘불확실성’과 (가치)투자 업계의 ‘손실 확률’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주로 투자 실적의 불확실성을 위험으로 간주해서, 투자 수익률의 표준편차인 ‘변동성’으로 측정하지만 이번 6장과 ‘시간 지평’을 다룬 7장에서는 ‘손실 확률’에 맞춰 설명합니다.

위험을 ‘손실 확률’로 정의한다면 인기 업종은 손실 확률이 매우 낮아 보이므로,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반면에 지금까지 실적이 나빴던 업종의 주가 차트는 하향 추세를 나타내므로 손실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이고, 따라서 매우 위험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주식시장이 확실히 저평가되어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자 사람들은 주식을 기피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위험 프리미엄이 사라지자 낙관론을 유행처럼 따르고 비관론자들을 조롱했다. (p.205)

매우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정답은 없지만 풀어보라고 한 다음 곧 이어 문제 풀이를 하는데요. 압권은 ‘복권’은 위험이 100% 확실하기 때문에 펀드나 단기 국채에 비해 가장 안전한 투자라고 하는 데 있습니다. 손실 확률이 100%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효율적시장가설에 의하면 그렇다는 것이고 저자가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경제학자와 학생이 산보를 하던 중에 길에 떨어진 100달러짜리 지폐를 발견한 학생이 이를 집으려 하자 경제학자가 했다는 말을 떠올렸는데요. “거기 두게. 그게 만약 100달러 지폐라면 이미 누군가가 집어 갔을거야. 그러니까 그건 진짜 지폐가 아니야”, 라고 했다던가요^^

7장. 시간 지평을 늘려라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은 수없이 듣는 얘기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 말을 무시하는 탓에 소음에 휩쓸려 판단을 그르칩니다. 소음에 휩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 계획을 세워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날마다 경제 신문을 읽고 경제 TV를 보며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면, (일상의 소음에 노출되어)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에 장기 투자를 계획했더라도 포기하기 쉬우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분기 실적조차도 5~10년 뒤 주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장기 투자자는 시장을 매일 들여다보아서는 안 됩니다.

- 투자 기간 10년이면 손실확률은 0%
저자의 30년(1970~2000년) 통계 분석에 의하면 10년 기준으로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입을 확률은 0%로 나옵니다. 투자 기간을 늘리면 위험이 감소하므로 투자 기간이 1년일 때는 위험이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지만, 투자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면 위험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 아니게 되는 것이죠.

10년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투자를 생각할 수 있는 최장 기간으로 본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 액티브 펀드와 S&P500 인덱스펀드의 실적 비교
1, 3, 5, 10년, 4가지 기준으로 액티브 펀드 4종류(가치주, 성장주, 국제 주식, 소형주)와 S&P500지수 수익률을 비교했는데, 놀랍게도 매번 S&P500지수 수익률이 가장 낮게 나옵니다. 저자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면서 통념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추천 받은)유명한 대형 펀드 9개만으로 지수를 구성했으므로 이들의 장점 때문에 실적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는데요. 확실한 것은, 액티브 펀드는 다양한 수수료를 차감해야 하므로 몇 개 개별 펀드 실적이라면 몰라도 펀드 전체 수익률로는 시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제가 짐작하기에는 살아남은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있고 또한 펀드별 수익률 비교에서는 4가지 기준, 심지어 10년 기준으로도 성장주가 가치주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수익률을 비교한 이 부분이 책 내용 중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 장기 투자는 소음을 극복할 수 있다
장기 투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를 확신하지 못하는 투자자는 소음에 대해 판단이 크게 흔들리고 굴복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자산의 위험 수용도를 정확하게 평가해서 충분히 분산 투자하면 소음에서 받는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3부. 투자 실적을 개선하는 소음 필터링 기법
8장. 좋은 기업이 아니라 좋은 주식을 찾아라
장기적으로 좋은(인기 있는) 기업보다 나쁜(소외된) 기업의 주식에서 더 좋은 성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것보다 수익률 높은 주식을 찾는 편이 더 낫습니다.

- 그 주식의 인기가 절정일 때 매도하라
주식은 실적, 기대, 소음이 절정에 도달할 때 인기가 치솟습니다. 이때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좋은 기업의 행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주장하고 이를 믿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당황하게 됩니다.

좋은 기업은 남들이 보기에도 좋은 기업이므로, (일반적으로)다른 주식보다 비싸게 거래됩니다. 따라서 이런 주식을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매수하면 실적이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칠 확률이 높아집니다.

1999~2000년 기술 업종에 대한 가장 커다란 착각은, 이를 안정적인 성장 부문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술 업종의 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매우 안정적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기술주의 가치를 이례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기술 업종은 이른바 신경제에 해당하므로 경기순환도 없을 것으로 믿었다. (p.260)

많이 듣는 얘깁니다. 바이오, 플렛폼, 로봇, 메타버스, AI, 오래 전에는 자동차, 비행기, TV 심지어 세탁기도 신기술이었습니다. 지금은 2차 전지가 최고 인기인가요?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인기주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9장. 탁월한 애널리스트를 찾아라
월스트리트에 보고자(리포터)는 남아돌지만 분석가(애널리스트)와 예측가는 매우 드물어지는 현상을 지적합니다. 애널리스트들은 회사가 발표한 내용을 되풀이하기만 할 뿐, 분기보고서나 연차보고서에 공개된 수많은 통계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미래를 내다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은 투자에 도움은커녕 또 하나의 소음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월스트리트에서 보고와 분석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보고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전달한다. 분석은 그 사건이 발생한 이유를 풀어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측은 분석을 통해서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내다본다. (p.268)

앞서 저자는 PSR과 PEG에 대해 비판했는데 이 장에서는 이익에 대한 개념을 지적합니다. 기업들은 자사의 평가액을 최대한 부풀려 보이길 바라므로, 투자자들이 보고이익보다는 영업이익으로 평가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죠. 번스타인은 단연코 일회성 비용까지 차감한 보고이익(당기순이익)이 더 중요한 정보라고 주장합니다.

기업들은 ‘매출액’등 손익계산서의 맨 윗줄 항목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투자자들은 ‘당기순이익’등 손익계산서의 아랫줄 항목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투자자들이 PSR로 기업을 평가한다면, 이는 밧줄을 기업에 넘겨주면서 줄다리기를 포기하는 셈이다. (p.288)

언제부턴가 기업 분석 리포트에는 ‘영업이익’의 증감 여부를 따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영업이익이 그 기업 수익성을 가장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하면서요. 저는 매출부터 시작하는 손익계산서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을 차감하고 맨 끝에 남는 당기순이익이 보고되는 최종적인 이익이고 주주가 분배해서 나눠가질 수 있는 이익이라는 점에서 번스타인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10장. 스타일 투자 전략으로 소음을 걸러내라
단기 소음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성장주와 가치주(PER, PBR, 고배당) 등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검증된 방법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 GARP(Growth at a reasonable price: 가격이 합리적인 성장주) 투자 전략
PEG(주가수익성배수) 전략: PER로 예상 이익 증가율을 나누어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① 어느 주식의 PER이 20이고 5년 이익 증가율 추정치가 10%라면 PEG는 2(20/10 = 2)가 된다.
② 다른 주식의 PER이 10이고 5년 이익 증가율 추정치가 5%라면 PEG는 2(10/5 = 2)가 된다.
PEG는 둘 다 2로 같지만 번스타인은 후자를 선호한다고 했는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 경기 둔화, 성장주 투자에 유리한 국면
경기가 둔화하면 금리가 하락하므로 채권 투자자는 악재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는데, 성장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둔화하면 장기 금리가 하락하고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성장주)이 귀해지므로 성장투자자에게 유리해진다. (p.315)

- 가치함정
경기가 둔화해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하면 가치투자자들은 불리해진다. 이런 기간을 이른바 가치함정(value trap)이라고 부른다. 경기 둔화 초기에 일부 주식은 PER이 낮아져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익이 계속 감소해 결국 PER이 다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p.315)

11장. 핵심 정보만 뽑아내는 12가지 필터링
항공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체크리스트를 점검해서 항공 안전에 만전을 기하듯이 투자자들도 각자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투자할 기업을 선정할 때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요. 많은 투자 대가들이 각자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면서 권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평가
5일 후 날씨는 맞히기 어렵지만 1월이 추울 거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듣기 싫다, 시끄럽다 등의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소음’이란 단어는 역설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듭니다. 제도권 언론 등에서 나오는 뉴스 등을 ‘소음’과는 거리가 먼, 즉 믿을만한 정보로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일간지를 정기 구독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음을 피한다고 하는데, 첫째, 일간지가 통찰을 주는 경우는 드물며 둘째, 자신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사건을 따라다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언론에서 다루는 뉴스나 기사 등의 정보는 좋게 보았을 때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정도이고 대부분은 (실제보다 과장해서 대중을 속이거나 이용하려는 듯한) 목적이 의심스러운 것들입니다.

저자는 IT버블이 터진 다음 아직 후유증이 남아있던 2001년에 쓴 이 책에서 버블이 형성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 ‘소음’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피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투자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투자에 있어 심리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저자의 책이 나온지 22년이 지난 지금 ‘정보’는 양이나 공급 매체의 다양성 등에 있어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당위성도 그만큼 더 커진 것이죠.

2016년 한지영, 이상민 님 공동 번역으로 ‘북돋움’ 출판사에서 펴냈던 책을 2022년 ‘북돋움’의 자매사인 ‘에프엔미디어’ 출판사가 이건 님 번역본으로 재출간했습니다. 전작도 읽기에 불편하지 않았지만 투자서 최고 번역가인 이건 님의 깔끔한 번역 덕분에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기에 더 수월해졌습니다.

지난 번역본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신진오 님은 추천사를 통해 우리가 이 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지 핵심을 잡아줍니다.

투자하려는 기업분석과 포트폴리오 운용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고 기업의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가치투자를 하다 보면, 내재가치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소음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또한 내재가치란 수시로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투자 기간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 분석해서 만들어진 다양한 그림과 표를 갖고서 설명하는데, 이중 몇 개는 몇 번이나 들여다 보았지만-아둔한 머리를 탓하며-이해하기를 미뤄야 했던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저자의 원인 규정 및 해결책 등은 누구나 공감할 것으로 믿어지지만 독자의 기질에 따라 동의의 강도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저자가 치밀하게 분석해서 결론을 얻어내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배웠으며 단언컨대 투자자를 한 단계 성장시켜줄 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 특히 좋았던 글귀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성장투자자는 기본적으로 비관론자이고 가치투자자는 낙관론자다. (이유인즉슨) 성장투자자는 이익이 대폭 증가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믿으므로,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그런 주식을 사지만, 가치투자자는 모든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고 믿으므로, 건전한 기업 중에서 비교해 가격이 싼 주식을 산다. (p.312)


채권 듀레이션(투자금 회수 기간) 개념을 적용해보면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금리 변화에 민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성장주는 배당수익률이 낮은 고PER주와 비슷하다. 성장주는 대개 배당 지급액이 적고, 먼 미래에 기대되는 이익까지 주가에 반영하는 탓에 PER이 높기 때문이다.


가치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저PER주와 비슷하다. 대개 배당 지급액이 많고, 가까운 미래에 기대되는 이익만 주가에 반영하는 탓에 PER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장주는 듀레이션이 긴 채권과 비슷하고, 가치주는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과 비슷하다.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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