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 편지(142)- 모방

모방
- 투자 실력을 빨리 늘리는 방법

언젠가 밝혔듯이 저는 음악 프로그램을 좋아합니다. 최근 JTBC에서 ‘히든 싱어 시즌 7’을 시작한 덕분에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출연하는 가수와 흡사하게 노래하는 능력을 가진, 모창 가수들이 출연해서 가려진 상태로 원곡 가수와 같이 노래를 부른 다음 판정단이 원곡 가수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함께 시청하는 아내는 곧잘 맞추던데, 저는 늘 헛다리를 짚곤 하는데요. 재밌으면 된 거죠?^^

시즌 7 첫 출연 가수는, 10년 전, 이 프로그램이 시작했을 때도 첫 출연자였다는 박정현이었는데요. 모창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 ‘자신은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가수로서 실력을 키우는 데 모창은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하더군요.

모든 일을 주식 투자로 연결하는, 주식쟁이 머리의 소유자인, 저는 박정현의 말을 들으면서 투자에 있어 모방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겠지요. 저 역시 주식투자 실력을 늘리는 한 가지 방법으로 실력이 검증된 투자자나 펀드를 모방하는 방법을 (적극)추천하거든요.

앤서니 볼턴은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에서 ‘표절이야말로 훌륭한 투자의 핵심’이라는 닐스 타우버의 말을 인용하면서 투자에 새로운 것은 거의 없으며 자신도 다른 투자자들에게 배운 것에 자신의 경험을 더한 정도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방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프레더릭 반하버비크는 자신의 저서, [초과수익 바이블]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대가(고수)를 모방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
1. 대가들은 모방자와 경쟁하지 않으려고 자신만의 투자법으로 신중하게 투자한다. 따라서 대가들의 움직임이 공공연하게 알려지기 전까지 수주일 혹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2. 대가의 투자가 대중에게 알려지면 모방자들이 행동을 취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초과수익이 빠르게 소멸할 수 있다.
3. 대가들이 투자한 종목 하나만 달랑 따라 하다 보면 주식의 비중이나 수량, 종목 등에서 대가들의 포트폴리오와는 상당히 다른 포트폴리오를 갖기 십상이다. 달리 말해서 대가의 포트폴리오와 이를 따라 하는 사람의 포트폴리오가 거두는 수익률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빠른 시일 내 모방 단계를 벗어나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따라 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라도 곧 바로 이 주식을 왜 샀는지, 그 기업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그런 다음 그 종목과 경쟁하는 기업 또는 같은 업종에 있는 다른 주식들에 대해 공부하는 등 공부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으로요.

마치 가수 지망생이 원곡 가수의 음색까지 흉내 내는 모창 단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커버 더 나아가 리메이크 그리고 온전히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단계로 발전하듯이 말입니다.

모방이 위험한 것은 반하버비크가 지적한 이유도 있지만 모방 대상으로 삼은 투자자나, 펀드가 정말 잘한다는 보장이 없어서이기도 한데요. 아래 인용한 대가 몇 분의 말씀을 듣다 보면 모방 자체를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투자 종목 선정을 미인 선발 대회에 비유했던, 케인스는 전문가들의 투자 행태를 까발립니다.

사람들은 평균적인 개인투자자보다 더 뛰어난 판단력과 지식이 있는 전문가가 주식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면 무지한 개인 때문에 발생한 주식시장의 오류가 정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전문투자자와 투기꾼의 에너지 및 기술은 이와 다른 방향으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전체 투자기간 중에 발생할 수익을 장기적으로 예측하기보다 그 주식에 대한 시장의 가치평가가 어떻게 변할지를 대중보다 좀더 빨리 예측하려 할 뿐입니다.
그들은 어떤 주식에 대해 ‘보유 목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군중심리의 영향으로 3개월 또는 1년 후에 그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찰리 멍거는 2022년 버크셔 주총 Q&A 시간에 21세기 버전으로 전문가들을 비판합니다.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 있습니다. 투자자문업계 사람들 다수가 실제로는 자산을 거의 인덱스펀드처럼 운용하면서 높은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운용 실적이 시장과 크게 다르면 아무도 버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운용보수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투자자문사가 똑같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 출처: [버핏클럽5]

무리본능에 충실한 이들 전문가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버핏의 말씀으로 쐐기를 박고 싶네요.

투자업계 연대기에서 1973~1974년의 주식시장 붕괴는 이상하게 무시돼 왔다. 그렇지만 이 붕괴는 정말로 충격이 컸고 1930년대의 대공황과 견줄 만했다. 니프티피프티 주식을 PER 80에도 기꺼이 사들이던 펀드매니저들은 수익이 40%나 늘어난 PER 5밖에 되지 않는 주식도 매입하려 하지 않았다.
이 펀드매니저들은 자신의 생각이 틀릴 가능성을 염려했던 것이 아니라 무리에서 벗어날까 봐 두려워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장기적 평가가 아닌 분기별 평가를 염려했다는 얘기다.
- 출처: 로저 로웬스타인, [버핏; 21세기 위대한 투자신화의 탄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방은 실수를 줄이면서 투자 실력을 늘리는 확실한 지름길’입니다. 따라서 모방 과정을 짧게 끝내고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죠. 아래 앤서니 볼턴이 말하는 ‘훌륭한 투자자가 갖춰야 할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논리적, 객관적,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성을 잃었을 때도 자신의 주관을 유지할 수 있다면, 훌륭한 투자자가 되기 위한 출발선에 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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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2개)

  1. 연금고객
    연금고객 | 22.09/14 08:51
    숙향님 모방한번 해봐야되는데 ㅎㅎ 저는 워낙 잡동사니 포트라 ^^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2.09/14 09:52
      연금고객 님의 판단으로 만든 포트폴리오가 최선의 결과를 내 줄 것으로 믿습니다^^
  2. Kudos
    Kudos | 22.09/14 09:30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2.09/14 09:51
      오늘 같은 날 모니터를 멀리하기 위해서는 낮술이 필요한데 말이죠^^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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