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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향의 투자 편지(141)- 돈오점수(頓悟漸修)

22.09/07
아이투자
돈오점수(頓悟漸修)

사람은 누구 앞에서든지 다른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그런데도 누군가가 두렵다는 건 나를 다스리는 힘을 타인에게 맡겨 버렸기 때문이야.

아이투자에서 사전 고지는 있었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숙향이라는 듣보잡이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습니다. 도움이 되었다고 격려해주신 고마운 몇 분 덕분에 염치없이 오래 끌어왔는데요. 이달 말까지 남은 편지나마 정성을 다해 채워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 편지에서 예고했던 대로, 제가 임의로 정한, 8가지 주제 중에서 오늘은 ‘돈오점수(頓悟漸修)’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주지하듯이 불교에서 유래된 용어죠. 한형조는 [붓다의 치명적 농담]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돈오는 깨달음(悟)이 이미(頓) 와 있다'는 뜻이다. 선은, 즉심즉불(卽心卽佛), '네가 곧 부처이니, 어디 딴 데서 찾을 생각하지 말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이미 깨달았음에도 수행이 필요한 이유는, 깨달음에 대한 지적 통찰은 그것을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살아나가는 일에서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 노력을 우리는 점수(漸修)라고 부른다. 돈오는 쉬운데 점수가 정말 어렵다. 불교의 이치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되, 그 이치를 진정 믿기가 어렵고, 또한 그 가르침대로 살기가 어렵다.

주식투자와 돈오점수가 무슨 관계가 있다고 이런 말을 하느냐고 의아해하실 텐데, 저는 이 글을 보면서, 가치투자자의 자질을 말하던, 버핏을 떠올렸습니다. 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했죠.

1달러 지폐를 40센트에 사는 아이디어를 설명해주면, 이 말을 즉시 알아듣는 사람도 있고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마치 면역 항체와 같다. 즉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몇 년에 걸쳐 설명하고 실적을 보여줘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그 개념이 아무리 단순해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치투자는 단박에 알아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와 비슷한 얘기로는 찰리 멍거가 무척 강조하는 단어, ‘기질’이 있습니다. 멍거는 기질은 타고나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배우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즉 버핏이 설명한 가치투자를 바로 알아듣는 사람은 가치투자자의 자질이 있는 것이고 ‘그렇게 싼데 왜 그 가격에 거래되겠어. 나는 믿지 못하겠어’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은 가치투자자로서의 자질이 없고 따라서 결코 가치투자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죠.

저는 두 구루의 말씀이 바로 ‘돈오’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원래 있던 불성을 알아냈듯이 가치투자자의 자질을 확인하는, 즉 깨닫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죠.

불교에서는 돈오한 다음 점수가 필요하고 이 과정이 훨씬 어렵다고 했는데요. 가치투자는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사서 제 가치에 부합하는 주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을 습관으로 만들 때까지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어긋나는 통에, 어렵기 짝이 없습니다.

우선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 다음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서 ‘안전마진’이 큰 주식을 매수해야 하겠고요. 가치가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기다리는 요령도 배워야 합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촉매가 있는 주식을 찾을 수도 있고 배당금이 많은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인내에 필요한 도우미를 가질 수도 있겠죠.

마음으로는 가치투자가 옳다는 것을 알았지만 실행하기 위해서는 가치투자자의 기질이 필요합니다.

불교에서는 돈오점수와는 반대 방향, 즉 점수돈오를 얘기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공부/수련하다, ‘아! 내 안에 불성이 있구나’하고 깨닫는 것이죠. 가치투자 역시 처음 버핏의 설명을 들었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기를 거부했지만 나중에 투자하면서 또는 책을 읽다 ‘가치투자가 옳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만 명 중에 한 명이 성공하는 차트, 모멘텀 등을 쫓다 실패를 거듭한 다음, ‘이건 아니구나’ 하고서 가치투자를 선택할 수 있고 가치투자 구루들의 책을 두루 읽고 공감한 결과, 가치투자자로 전향할 수 있다는 뜻이죠. 저는 버핏과 멍거, 두 구루들의 말씀에 공감하지만 모든 사람은 ‘가치투자자’의 자질이 있다고 믿으며 따라서 누구든지 ‘가치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했죠. ‘우리(가치투자자)는 어차피 부자가 될 거야’ 그레이엄이 우리 모든 가치투자자들에게 남긴 응원의 메시지를 소중히 기억하고 믿고 따라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단 한 사람이라도 제 편지를 읽고서 가치투자자의 길을 걷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넌 그 녀석에게서 벗어나야 해.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 녀석을 때려죽여서라도 말이야. 네가 그럴 수 있다면 좋겠어. 내가 널 도와줄게.
- 시작하는 글과 이 글의 출처: 헤르만 헤세,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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