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치투자자는 차트를 비롯한 주가 변동 자료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주가의 흐름이나 변화에 의미를 두는 투자자가 있다면 기업 본연의 내재가치에 더 집중하지 않고, 잘못된 길을 탐구하는 수준 이하의 투자자를 보듯 경시의 눈길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국의 저명한 투자자 짐 슬레이터가 '상대적 주가 실적'이라는 개념을 통해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들은 시장을 앞서는 성과를 내면서 이미 승자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 주식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밝힌 것처럼 시장에 속한 개별 기업의 '주가' 그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투자 단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짐 슬레이터는 '상대적 주가 실적'을 투자 기준에 도입하면서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조건을 소개했습니다.
[상대적 주가 실적의 기준이 되는 2가지 조건]
1. 지난 1개월의 상대적 주가 실적이 플러스(+) 일 것
2. 지난 12개월의 상대적 주가 실적이 플러스(+) 이면서 1개월 상대적 주가 실적 보다 클 것
짐 슬레이터가 언급한 부분 중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내용은 '실적이 좋은 주식'이라는 문구 입니다.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주가가 시장을 이긴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언제든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사상누각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레터에서 상대적 주가 실적 외에 추가적으로 고려한 짐 슬레이터의 투자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추가 선정 기준]
1. PER 20배 이하
2. 직전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
이는 짐슬레이터가 'PER이 매우 높은 주식은 피하라. 가장 고무적인 패턴은 상대적 주가 실적이 강하고 예상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높으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패턴이다' 라고 언급한 부분을 참고한 것입니다.
9월 초 살펴본 짐 슬레이터의 상대적 주가 실적 높은 종목 1위는 하이록코리아가 차지했습니다. 최근 1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1.24% 하락한데 비해 하이록코리아의 주가는 33.7% 넘게 상승하며 높은 주가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상대적 주가 실적 기준에 의해 선정된 종목은 특성상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상승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짐 슬레이터는 성장주 투자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약세장에서는 상대적 주가 실적 기준이 아주 효과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단순히 주가 변화 만을 참조해 추종 매매하는 우를 범치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상대적 주가 실적이란?
예시 1)
처음 100펜스였던 한 주식의 주가가 해당 기간 동안 10% 상승해 110펜스가 되었고, 같은 기간 시장은 20% 승승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 기간동안 이 주식의 상대적 주가 실적은 -8.5%가 된다. 시장은 처음 수준의 120%로 올랐고 해당 주식은 처음 수준의 110%로 올라서 그 차이는 10%p인데, 이는 120%의 8.5%이다. (10/120=8.33%, 약 8.5%) 그런데 이 경우 해당 주식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상대적 주가 실적은 -8.5%가 된다.
☞ [(1+10%) - (1+20%)] ÷ (1+20%) = -8.33%
예시 2)
시장은 20% 상승했는데 주가는 100펜스에서 80펜스로 떨어진 경우를 보자. 이 경우, 시장이 처음 수준의 120%가 된 반면, 주가는 처음 수준의 80%가 된다. 그 차이 40%p를 120%의 비율로 나타내면 상대적 주가 실적은 -33.3%가 된다.
☞ [(1-20%) - (1+20%)] ÷ (1+20%) = -33.3%
예시 3)
예컨데 주가가 20% 올라 120펜스가 되는 동안 시장은 20% 하락했다면, 상대적 주가 실적은 +50%가 된다. 주가는 처음 수준의 120%가 되고 시장은 처음 수준의 80%가 되므로 그 차이인 40%p는 80%의 50%가 된다.
☞ [(1+20%) - (1-20%)] ÷ (1-20%) = 50%
(도서출판 부크온, 돈이 불어나는 성장주식 투자법(짐 슬레이터 지음)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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