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 편지(118)- 인적자본

인적자본

언젠가 얘기했듯이 저는 젊은 친구들이 전업투자를 하겠다고 하면 축하보다는 만류하는 편에 섭니다. 그 이유는 40세가 될 때 자유를 찾아 안정된 직장을 뛰쳐나온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전 직장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으로 재취업할 수밖에 없었던 제 경험에 있습니다. 그리고 중년(?)에 직장을 구하면서 깨달았지만 무엇보다 인생 황금기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인적자본’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아까운 일인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서 출간한 [당신은 주식인가 채권인가?]라는 책에서 저자, 모셰 마레브스키는 ‘인적자본’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당신의 개인 재무상태표상 가장 가치 있는 단일 자산은 당신의 은행계좌도, 투자 포트폴리오도, 귀금속도, 심지어 주택도 아니다. 바로 당신이 한평생 일하며 벌어들이게 될 수입, 소득, 임금의 할인된 가치다. 이 자산을 인적자본이라고 한다.
인적자본의 가치를 정확히 계산하고 측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당신이 중년에 이르기까지 이 인적자본이 당신이 보유한 최고의 자산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전업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전업을 단행하려는 시점이 대개 자신의 몸값이 가장 높을 때이고 그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기라는 점을 새겨 보셨으면 하고, 그런 마음이 없더라도 이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했으면 합니다.

또한 저자는 인적자본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절약해서 만든 금융자본을 최대한 불리라고 하는데요. 제가 여유자금을 모두 주식투자로 운용하라고 했던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주식투자는 장기적으로 가장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최선의 투자 수단이기 때문이죠.

당신의 인적자본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된다. 반대로 금융자본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익률이 인플레이션율 이상이어야 함을 기억하라.

2022년 버크셔 주총에서는 한 소녀의 질문에 대해 투자수익률을 늘리는 방법을 찾기 보다는 ‘인적자본’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강조하는 워런 버핏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소녀의 당돌한 질문과 여전히 현명함을 잃지 않은 버핏의 조언을 옮깁니다.

소녀: 1970년~1975년 동안 두 분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도 인생 최고의 투자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상당한 인플레이션 상황에 있는데요. 이 상황에서 투자할 만한 한 종목을 추천해주세요.

버핏: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당신이 잘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를 탁월하게 잘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어떤 분야의 최고가 되면 사람들은 당신이 해주는 일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겁니다. 당신이 가진 (탁월한)능력은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으므로 당신은 인플레이션 상승률 이상으로 대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고의 투자는 당신을 계발하는 것이 되겠지요.

피터 린치는 본업이 있는 투자자를 ‘시간제 투자자’라고 지칭하면서 ‘투자 전문가’에 비해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나이가 들면 노동에 의지하던 직업에서 은퇴함으로써 (자연스레)전업투자자가 됩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주식투자에 있어 지금은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줄이는 불리한 상황이지만 그만큼 주식가격이 싼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투자를 포기할 때는 (결코)아니고 투자를 늘려야할 때라는 것이죠. 단,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사는, 즉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합니다.

다음 편지로 찾아 뵙겠습니다.
숙향 배상

참고:
모셰 마레브스키, [당신은 주식인가 채권인가? Are you a Stock or a Bond in 2011]
에이버리 님과 피우스 님의 블로그 및 인터넷에서 검색한 언론 기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