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 편지(104)- 당기순이익 vs 영업이익(2)

당기순이익 vs 영업이익 2

지난 주 보냈던 102번째 편지에서 수익의 본질은 세금까지 차감한 당기순이익이야 하며 영업이익이나 EBITDA 등 필요에 의해 제기되는 수익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제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해 두 구루의 말씀을 인용하기도 했는데요.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공감하기에 도움이 될 듯해서 오늘은 3개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짐작하시겠지만)제가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 일일이 찾은 것은 아니고 알고 있던 기업을 들고 왔습니다. 딱 맞아떨어지는 모델은 아니라는 뜻이죠^^

존 보글이 말씀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일정한 차이($61 vs $51)를 보이는 것은 많은 기업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차입금을 잘 활용하는-것으로 제가 인지하고 있는-‘국도화학’을, 영업이익보다 당기순이익이 큰 기업은-제가 보유하고 있는-‘삼영무역’을 쉽게 떠올렸고요. 영업이익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엄청 적은 기업은 순금융부채가 많은 기업이 될 것이므로 두산 그룹이 퍼뜩 생각났지만 재무제표를 따져본 적이 없어서 가치주로 자주 이름을 올리는 ‘한솔제지’를 가져왔습니다.



‘국도화학’은 성장을 위해 시설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이라 금융부채가 많습니다. 2021년은 유무상증자를 통해 자본금(160억원/납입: 944억원)을 늘리기도 했는데요. 순금융부채가 1000억원이 넘지만 상대적으로 이자비용 지출액은 적은 편입니다.
2년 보유하면서 작년에 많은 수익을 얻고 매도했던 주식이지만 주총에 두 번 참석할 때 받은 호감이 큰 기업입니다.



‘삼영무역’은 영업이익보다 당기순이익이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동서’가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서식품’에서 많은 배당금을 수령하는 것처럼 동사는 49.7% 지분을 보유한 ‘에실로코리아’로부터 많은 배당금을 수령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가총액의 80%에 육박하는 보유 현금에서 입금되는 이자수입(연 30~40억원)도 상당합니다.



‘한솔제지’는 국민연금과 신영자산운용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순금융부채가 6천억원이 넘지만 망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기업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금융부채에 대한 막대한 지급이자는 영업이익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자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순금융자산이 많은 기업은 순금융부채 기업보다 수익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성 면에서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차이를 숫자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세 기업의 재무제표를 비교해 보았는데요. 이왕이면 영업이익보다 당기순이익이 큰 기업이 좋겠고 영업이익을 많이 까먹지 않는 기업이 더 좋지 않을까요?

심지어 영업이익은 흑자지만 많은 이자 부담 때문에 당기순손실이 나오는 기업도 있습니다. 결코 영업이익만 보아서는 안 되고 기업실적을 따지는 기본은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손익을 조정하고 법인세까지 차감하고서 나오는 최종 이익인, 당기순이익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숙향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