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공식] 동부건설, 수주잔고 풍부…6년치 일감 확보

동부건설의 주가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0.35% 내린 1만4100원이다. 2021년 4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동부건설의 주가수익배수(PER)는 2.7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은 3225억원이다.

PER은 낮은 반면 ROE는 높아 마법공식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마법공식은 이런 기업들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조엘 교수가 창안한 투자법이다. 조엘 교수는 실제 이 방법에 근거해 고담 펀드를 운용해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을 올렸다.

동부건설은 토목·플랜트 사업, 건축·주택 사업 등을 하는 종합건설회사로 2021년 기준 시공순위 21위다. 과거 동부그룹의 모태기업이었으나 동부그룹의 부진으로 지난 2015년 회생 절차에 들어갔으며 2016년 10월 회생 절차를 성공적으로 종결했다. 최대주주는 회생절차가 종결되며 키스톤에코프라임으로 변경됐고 현재 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건설 매출은 지난 2016년 회생절차 이후 수주 회복과 함께 2017~2019년간 18%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2019년과 비슷한 1조1000억원 대의 매출을 유지했다. 매출 증가와 더불어 성장세를 지속하던 영업이익은 2020년 판관비 증가 등으로 주춤했다가 2021년에는 수주 증가와 원가관리 노력에 따라 전년 대비 27 증가해 600억원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2021년 신규 수주는 3.4조원으로 전년 대비 60% 급증했다. 한 해 동안 연간 매출액의 3배에 달하는 수주실적을 거둔 셈이다. 작년 말 수주잔고는 연간 매출액의 6.2배에 달하는 7.1조원이다. BNK투자증권 이선일 연구원은 "보통 건설사들은 연매출의 3배 수준의 수주잔고만 보유해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라면서 "이를 감안하면 동부건설은 상당기간 고성장을 예약해 둔 상태"라고 전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424억원이다. 부문별로 보면 건축은 1306억원, 주택은 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3%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48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자체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진 영향이다.

이선일 연구원은 주택과 건축 부문의 수주 성과가 매출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4분기라 평가했다. 여기에 "2000년대 명품 브랜드 센트레빌(동부건설 주택 브랜드)이 부활하고 있다"라며 "한진중공업 인수로 포트폴리오 및 지역기반 확대 등 사업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은 기회도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무 안전성은 양호하다. 2021년 4분기 기준 부채비율 125%, 유동비율 190%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 유동비율이 100% 이상이면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동부건설은 건설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차입금 비율은 23.9%로 낮진 않지만,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11.9배에 달해 영업이익으로 충분히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동부건설의 ROE는 10~20% 사이에 주로 형성됐다. 지난해 상반기 타법인 지분 취득에 따라 지분법 손익이 늘면서 최근 ROE는 20% 수준으로 올라섰다. PBR은 최근 0.6배 내외에 유지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주당순자산(BPS)와 주가는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회생절차 이후 이익잉여금은 꾸준히 쌓였다. 지난 2년 동안 투자자산이 함께 증가했다. 특히 관계및공동기업투자자산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를 설립해 한진중공업 지분 66%를 인수했으며 동부건설은 이 회사에 850억원을 출자했다. 이 밖에 '케이디비씨-씨엘 1호 신기술투자조합'의 지분 확보를 통해 동부엔텍에 투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