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 편지(95)- 질의응답

질의응답

가끔, 제가 작성해서 공유한 글을 보고서, 댓글이나 쪽지 등으로 질문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성의껏 제 생각을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편지는 작년 연말에 받은 질문에 대해 제가 드렸던 답글을 정리해서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질문자는 양서 위주로 30권 이상의 책을 반복해서 읽었고 제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컸다고 하네요. (우쭐^^) 2015년부터 주식형 펀드를 매입하면서 주식투자를 시작했고 2년 전부터 펀드를 해지한 다음 투자금을 성장주 위주로 직접 운용했지만 (아직은)결과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먼저 저의 투자관에 대해 밝힌 다음 5가지 질문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레이엄이 제시한 투자법을 기본 바탕에 두고 제 나름의 방식(투자지표 4가지를 활용)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투자 실적은 책과 기타 공유했던 글에서 밝혔듯이 꽤 괜찮습니다. 장기간 공개했던, ‘펀드(친구)’와 ‘펀드(아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뻔한 종목으로 만든 포트폴리오로 얻은 성과고요.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여전히 싼 주식이 많다는 점에서 가시적인 미래만을 본다면 가치투자자에게는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답글 – 요약 정리

문1: 숙향님의 책에 언급된 기업들을 보면 회사의 매출이 꾸준히 성장한다기 보다는 부침이 있는 회사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내재가치에 올 때까지 장기간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 드네요. 물론 계속 규모가 커지는 기업이 PER, PBR이 각각 10, 1 이하로 유지되는 경우는 많지 않겠죠.

그랬나요? 저는 매출보다는 순이익을 보기 때문에 매출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데, 성장성을 보는 주식보다는 매출부침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책에서 소개한 3종목과 두 번째 책의 4종목은 최선으로 선택한 종목이라기 보다는 사례로 소개했다고 보셨으면 하고요. 굳이 참고한다면, 제가 매월 한번씩 공개하는 포트폴리오가 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가가 많이 오르거나 실적이 악화되어서 PER과 PBR이 10과 1 기준을 벗어난다면 이미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겠죠. 일시적 문제로 실적(순익)이 악화되었다면 기다려줄 것인가 하고 고민할 겁니다.

문2: 대체로 고배당 투자가 될 텐데, 배당금의 규모가 커지면 종합소득세에서 불리해지지 않을까요?

마침 제가 오늘 편지(72번째 편지)에서 배당락을 하루 앞두고 배당에 대한 제 생각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참고로 봐주셨으면 하고요. 최대치로 수령하는 배당금의 25% 정도는 세금과 건강보험료로 차감된다고 볼 수 있는데, 저는 감수한다고 했습니다.

문3: 항공, 해운, 은행, 건설 업종은 정책영향, 경기의 영향을 극심하게 받아서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도화학, 중앙에너비스를 투자하신 것을 보니 모든 시클리컬 산업을 피하시진 않으신 것 같습니다. (중앙에너비스는 자산주 투자로 접근하신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합니다.)

무역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대부분 경기관련주라고 봐야 하는데, 특히 항공, 해운업종은 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와 고정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익 변동폭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피하는 것이고요.
경기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라’는 말이 있다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문4: 가볍지만 무거운 질문입니다. 숙향님 책에는 가치투자는 투자를 위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어서 직장인/개인사업자가 본업에 충실하면서 여가시간 활용으로 충분히 투자가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기업공부는 언제 하셨는지, 노하우를 듣고 싶습니다.

가치투자는 그레이엄 투자법에서 볼 수 있듯이 퀀트 투자에 가깝습니다. 제가 제시한 4가지 투자지표를 충족하는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는 것이 일종의 퀀트죠. 저는 이런 정도로 해도 시장을 이긴다고 보는데, 제가 해왔던 투자가 하나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투자법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한 주에 한 번만 확인한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 않나요?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개별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읽고 대가들의 책을 많이 읽는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투자를 시작했을 때는 하루 종일 주식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여가시간 모두를)주식공부에만 할애해야죠. 마음이 온통 주식에 가 있는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찾아 주식을 멀리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런 문제는 시간/경험이 해결해준다고 봅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문5: 마지막으로 기업을 스크리닝할 때 특별히 사용하시는 툴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분기 실적이 공시될 때마다 개별 기업들의 실적을 확인하는 편인데, 모두 하는 것은 아니고 눈에 익은 주식,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주식들이 대상인데요. 투자 경험이 제법 되다 보니 이들만 해도 꽤 많습니다. 조건에 맞춰 주식을 선별하는 방법은, 네이버 증권면이나 코스콤이던가? 정확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는데, 상장기업 데이터를 관리하는 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편지는 답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제 생각이 잘 전달되는지 또는 뻔한 얘기를 해서 실망을 드린 것은 아닐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나의 주제를 갖고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보다 독자와의 질문과 답변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편지에 담아보았습니다.

담주에 뵙겠습니다.
숙향 배상

추신: 질문을 받고 답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저도 많이 배운다는 점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