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켓몬 빵이 인기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포켓몬 빵이 품절되었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편의점이 눈에 띄는데요. 포켓몬 빵을 사기 위해 제품이 입고되는 시간에 맞춰 편의점 앞에서 대기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중고사이트에서는 빵이 원가의 3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고사이트에서 빵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게 있습니다. '띠부띠부씰'로 불리는 포켓몬 스티커입니다. 빵마다 하나의 스티커가 동봉되어 있으며 종류가 159가지나 됩니다. 스티커는 불투명한 재질로 포장돼 내용물을 미리 확인할 수 없습니다.

포켓몬 빵이 처음 출시된 1998년에는 스티커 포장지가 지금처럼 불투명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포켓몬 빵은 스티커 수집 열기와 함께 월평균 500만 개가 팔리는 인기 제품이었습니다. 주 고객층이었던 10대는 스티커를 확인하기 위해 빵을 훼손하기도 했는데요. 그 시절 10대는 현재 2030세대로 성장해 돌아온 포켓몬 빵 광풍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재출시된 스티커가 보안을 강화했듯이 2030세대는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자금 규모를 키웠습니다. 내용물을 볼 수 없으니 두둑해진 주머니로 수량이라도 많이 확보하려는데 그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SNS상의 인증샷은 늘어나는데 정작 주변에서는 빵 봉지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출처: SPC삼립 보도자료)

투자자라면 제품 인기 소식이 들려올 때 그 제품을 만든 회사가 궁금해지는 법입니다. 포켓몬 빵을 만든 SPC삼립은 △베이커리 △푸드 △유통 △기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매출은 식재료 및 관련 식자재를 유통하는 유통 사업에서 발생합니다.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 비중은 50.4%입니다. 이어 밀가루, 계란, 육가공품, 떡 등을 취급하는 푸드 사업부문이 23.4%의 매출 비중을 차지합니다. SPC삼립은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SPC그룹에 식재료를 공급합니다.

빵·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베이커리 부문의 매출 비중은 23.1%입니다. SPC삼립은 시장 트랜드를 선도하는 제품 출시, 안정적인 공급 능력으로 제빵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해왔는데요. 포켓몬 빵 외에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호빵, 보름달빵, 크림빵 등 다양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SPC삼립의 매출액은 최근 10년 매년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2020년과 작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9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감소세이나 작년 반등해 최근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늘었습니다.

순이익은 영업이익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나, 2019년과 2020년 영업이익 대비 더 많이 감소했습니다. 해당 연도에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2019년에는 종속회사 SPC GFS의 비경상적 비용이 포함됐습니다. 2020년에는 부당지원행위 제재로 인한 과장금과 정기 세무조사에 따른 법인세 추징금액이 반영됐습니다. 2020년 적자를 기록한 순이익은 지난해 404억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일회성 비용 영향이 없는 2018년 순이익 422억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영업이익률은 2011년 4.2%에서 작년 2.2%로 하락세입니다. 순이익률은 영업이익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나 2019년과 2020년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이익률과 차이가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영업이익률 하락의 단서는 매출원가율 차트에서 발견됩니다. 매출원가율은 2011년 72.6%에서 지난해 84%로 11.4%P 높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판관비(판매비와관리비)율은 하락했지만, 매출원가가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기에 영업이익이 증가하기 어려웠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SPC삼립은 올해부터 대리점에 공급하는 베이커리류 빵 20여 종의 도매가격을 평균 8% 인상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편의점 등에 직접 납품하는 96개 제품 소매가격을 평균 9% 인상했습니다. 가격 인상 요인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부담인데요. 향후 매출액이 늘며 이익률이 향상될지 지켜볼 만한 대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올해 상반기 중에 포켓몬 빵과 띠부띠부씰 종류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포켓몬 빵은 온라인 직영몰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어 이익 개선이 기대됩니다. SPC삼립은 포켓몬 빵을 출시하기 전인 지난 1월 20일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3조1100억원, 800억원으로 발표했습니다.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달성을 예고했는데요. 포켓몬 빵 인기와 제품 가격 인상이 목표 초과 달성을 이끌게 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