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칼럼] 투자의 필수 단계, 기업 성장률 알아보기

편집자주 |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5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안녕하세요. 2022년도 한 달이 흘렀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어수선하게 보입니다.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승패가 어느 정도 나뉘다 보니 이제는 우크라이나가 말썽입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력을 갖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경제에 대한 영향을 떠나서 전쟁은 항상 비극을 낳습니다. 한국에서는 너무 멀리 있는 나라라 가깝게 와 닿지는 않지만 무력시위의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번 주에는 가치투자자에게 있어서 ‘성장’의 의미기업의 ‘성장률’을 어떤 식으로 측정해야 할지에 관한 고민들을 다루어보았습니다.



먼저 가치투자자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한 가지를 짚어보자면, 가치투자자는 앞으로의 성장가능성보다는 현재의 자산가치나 이익배수에 집중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가치투자자가 집중하는 것은 기업의 ‘본질가치’입니다. 본질가치에는 지금까지 번 돈에 더해서 앞으로 벌 돈에 대한 기대가 포함됩니다. 첫 연봉이 높은 직업과 첫 연봉은 낮지만 앞으로의 인상률이나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 있다면 어느 쪽이 더 좋은 직업일지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그 동안 장사를 잘 해서 쌓아둔 돈은 많지만 본업에서의 추가 투자를 통한 성장가능성이 제한된 기업은 갖고 있는 현금만큼의 가치도 인정받지 못 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100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지만 매년 100억원의 적자를 내는 기업이라면 이 기업의 가치는 1000억원보다 낮을 것입니다. 기업의 가치를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 사업가치로 단순화하여 생각한다면, 사업가치가 마이너스(-)인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너경영인이 아닌 관찰자로서의 주주는 사업이 적자가 나더라도 그만두게 할 권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앞으로 기업이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갖고 있는 현금성자산보다도 기업의 본질가치가 낮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성장률의 문제로 넘어가자면, 성장률에 대해서 피터 린치는 PEG(Price Earnings to Growth Ratio)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주당순이익(EPS)의 성장률을 사용하였습니다. 전년도의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이었던 기업이 당기순이익이 110억이 되었다면 주당순이익의 성장률은 10%가 되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당기순이익이 영업 뿐 아니라 영업외에서의 손익을 포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슷한 성장률을 보일 수 있을지, ‘미래’를 보여주는 성장률로는 부적합한 면이 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기업이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하는 ‘투자’ 중에서 비용으로 잡히는 것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택배기업이 앞으로 더 많은 택배를 싸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물류시설에 큰 액수를 투자했다면, 비록 현재의 이익이나 현금흐름은 작게 나올지 몰라도 기업의 경쟁력이나 본질가치는 큰 폭 증가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모든 요인들을 완벽하게 포괄하는 성장률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다양한 재무비율과 재무제표의 숫자들을 이용하여 내가 생각하는 이 기업의 미래 성장률을 추정해보아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삼성전자의 직전 5년 동안의 재무제표를 이용하여 기업의 진정한 성장률을 가늠해보기 위한 몇 가지 수치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표] 삼성전자 2015~2020년 주요 지표


먼저 기업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때 나타날 수 있을만한 상황들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출액/총자산/총자본이 증가합니다.

제조업의 경우 기업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때 매출액이나 총자산, 총자본은 거의 반드시 증가합니다. 특히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산업의 경우 1000개를 팔 때보다 1200개나 1300개를 판다면 수익성도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출액이나 총자산의 성장률은 영업이익에 비해서 변동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하면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이 잘 알려진, 역사가 있는 제조업 기업이라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총자산이 5년간 연평균으로 9.3% 증가하였고, 매출액은 3.4% 증가하였습니다. 9.3%면 어느 정도 가능한 수치라고 보이지만 3.4%라는 숫자는 일반적인 기대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 보입니다. 둘 중에서 삼성전자의 진정한 성장률에 좀 더 근접해보이는 숫자를 선택해야 한다면 9.3% 쪽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시가총액이 증가합니다. (≒ 주가가 오릅니다.)

기업의 시가총액(주가)과 기업의 본질가치는 단기적으로는 차이가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치투자의 기본 가정입니다. 기업의 규모가 크고 많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업일수록 그러한 연관관계가 강할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충분히 규모가 크고 많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시가총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상증자가 있었던 경우는 따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위의 5년간의 연평균성장률은 연말의 시가총액을 비교하였지만 52주 평균 시가총액 등을 사용하면 좀 더 나은 숫자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5-2020년까지 시가총액이 연평균 21.1% 증가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애플이나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성과가 워낙 좋기는 하였지만, 주주로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3) 영업이익이 증가합니다.

기업이 얼마의 돈을 벌었느냐를 대표하는 지표가 영업이익이기 때문에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업의 성장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1),2)에서 활용한 지표들에 비해서는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특히 기업이 고성장기라 5년전의 영업이익이 너무 작았다면 연평균 성장률이 지나치게 높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서두에 기업의 진정한 성장률이라고 표현하였지만, 정확하게는 기업의 앞으로의 성장률을 측정하는 것이 투자자로서의 목표일 것입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지표이지만 기업과 기업이 속한 산업이 호황기인지 불황기인지를 적절히 따져 가며 활용도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배당이 증가합니다.

기업이 정상적으로 성장한다면 배당이 증가하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한국에서는 과잉배당의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배당증가율을 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 배당을 너무 적게 해서 증가율만 높게 나온 경우나, 2020년 삼성전자의 경우와 같이 특별배당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배당금이 급증한 경우 등은 반드시 이런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배당증가율을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사주매입 등의 다른 방식의 주주환원이 있었던 경우도 있을 텐데, 이런 경우들은 고려해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5) 직원의 수나 인건비가 증가합니다.

직원의 수나 인건비 등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에는 거의 맞지 않을 듯 보입니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성장을 위해 큰 액수의 유형자산(공장/기계설비 등) 투자가 필요한 기업의 경우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표는 직원수가 100-300명 정도의 기업들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6) 기타

모바일 앱이 주력인 기업이라면 회원 수나 활동회원 수, 혹은 체류시간 등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조선업이라면 총톤수나 누적된 수주금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철강업이라면 조강생산량 등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웹툰이나 웹소설 에이전시라면 보유한 작품들의 조회수 합계나 판매량 등의 추이를 관찰하는 것이 성장률을 추정하기에 가장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통신업이라면 가입자 수의 증감이라든가,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액(ARPU)의 증가율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산업에 따라 어떤 기업이 좋고 나쁨을 대표할 수 있는 지표들은 다양합니다. 특히 고려해야 할 점은 지금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더라도 미래에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나 전략적으로 무료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서비스의 경우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지표로 성장을 가늠하는 것이 거의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숫자들을 언급하였지만, 기업의 진정한 성장률을 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히 딱 떨어지는 숫자가 나올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의미도 크게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의 가치가 15.1% 성장할지 14.9% 성장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성장률을 가늠해보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본질가치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기업의 성장률은 거의 절대적입니다. 특히 오해나 회계상의 문제로 기업의 실제 성장률은 굉장히 높은데 지표상으로만 낮게 인지되고 있다면 이는 투자자로서 대단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달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투자 구독 채널 바로가기



프린트프린트 스크랩블로그 담기(1명) 점수주기점수주기(1명)
보내기 :

나도 한마디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 HTML 태그 등은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댓글입력

목록


20210628_부크온_가치투자는_옳다20220622_부크온_권교수

제휴 및 서비스제공사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VIP자산운용 에프앤가이드 헥토이노베이션 IRKUDOS naver LG유플러스 KT SK증권 이데일리 줌
우리투자증권-맞춤형 투자정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