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 편지(85)- 기회비용

기회비용(機會費用, opportunity costs)

한 품목의 생산이 다른 품목의 생산 기회를 놓치게 한다는 관점에서, 어떤 품목의 생산 비용을 그것 때문에 생산을 포기한 품목의 가격으로 계산한 것 - 국어사전

한 가지 목적을 위해 투입된 자본이 다른 목적으로 투입했을 때 얻을 수 있으리라고 여겨지는 포기된 가치 - 동아출판사 프라임 영한사전

기회비용의 뜻을 국어사전과 영한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서양에서 유래한 경제학에서 나온 용어라 그래서일까요, 영한사전에서 찾은 뜻풀이가 더 와닿는 느낌입니다.

저는 투자경험이 적고 계속해서 투자금을 늘려나가는 투자자라면 주식 100%를 권합니다. 그 근거는, ‘싼 주식이 널려있는데, 주식을 사지 않고 현금으로 갖고 있다면 그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투자자는 적절한 진입 시점을 잡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차라리 주식 100%를 유지하는 것이 기회비용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죠.

테리 번햄이 쓴,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Mean Markets and Lizard Brains in 2005]에서는 ‘기회비용’에 대해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1000달러를 1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한다고 할 때, 채권을 매입할 당시 이자율이 4%라고 하면, 정부는 채권 매입자에게 매년 40달러를 10년간 지급하고, 10년째 되는 해에 원금 1000달러를 지급한다.

만약 채권 매입 직후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이 4%에서 6%로 올랐다면, 4% 이자율을 주는 채권을 보유한 사람은 이자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년 40달러를 받고 채권 가격은 150달러 하락했을 것이다. 반면에 6% 이자율에 매입한 채권 보유자는 매년 60달러를 받을 것이다.

4% 채권 보유자는 6% 이자율을 주는 채권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회비용'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배당수익률이 3% 이상 되는 주식이 100개 이상 상장되어 있습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이 가장 높은 것이 특판이란 이름으로 연 3%를 지급하는 저축은행이 있고 은행은 2%대인 상황에서 말이죠.

원금상환을 확실히 보장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익률은 3%이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원금보장이 안 됩니다. 하지만 그 주식이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주식의 가치에 맞춰 주식 가격이 오른다면 돌려받을 원금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주가에 비해 훨씬 높은 실제 가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돌려받을 원금이 줄어들겠죠. 낙관/긍정적인 분은 전자에 호응할 것이고 비관/부정적인 분은 후자에 반응할 겁니다.

그 주식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지 여부를 간단하게 판단하는 방법은, 제가 수차례 말씀드렸던, 4가지 투자지표 중 1항과 2항의 조건을 충족하면 싸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비싸다고 보면 됩니다.

1. PER: 10 이하
2. PBR: 1 이하

위 두 가지 조건 안에 들어가는 주식을 금액에 따라 5~10개 종목으로 분산해서 투자하면 높은 배당수익률에 더해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단, 5년 이상 쓰지 않아도 되는 자금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높은 배당수익률에 투자금의 원금까지 불릴 수 있는 주식투자를 외면하고 안전하다는 이유로 은행 예금만을 고집하는 것은 엄청난 기회비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합니다. 다행히 주식투자가 은행예금보다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서도 현금을 잔뜩 들고서 주식을 더 싸게 사려고 기회를 엿보는 자세 역시 기회비용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요.

워런 버핏은 ‘요구수익률’과 ‘무위험 수익률’이라는 개념으로 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정의하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투자 기회가 열려 있음을 알아챘으면 합니다.

모든 형태의 투자에서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은 정부가 발행한 유가증권(국채)의 무위험 수익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 1999년 11월 <포브스>와의 인터뷰

다음 편지로 찾아 뵙겠습니다.
숙향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