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하지만 중요한 지표 따로 있다? -하나금투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다. 1월 반도체 수출은 108억2000만달러(약 13조원)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수출은 1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수준으로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색다른 전망을 내놨다. 양호한 반도체 수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가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바로 그것이다.

3일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그 이유는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한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며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역대 1월 중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월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적으로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반도체와 하드웨어 품목별 수출 증가율은 D램(DRAM) +50.8%, 시스템 반도체 +33.1%, 모바일 칩 패키지(MCP) +16.4%,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71.7% 등이다.

SSD가 가장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MCP는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김경민 연구원에 따르면, D램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8% 증가한 이유는 D램 고정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작년 1~3월의 평균 가격은 3달러인데 올해 1월의 평균 가격은 이보다 높은 3.41달러 수준이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1% 늘어난 이유는 파운드리 업황 호조 덕분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동종 업종에서도 업황 호조를 확인할 수 있다.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예상을 크게 웃돈다.

MCP 수출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년 동안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 행진을 꾸준히 기록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기저가 높다.

SSD 수출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7% 증가로 특히 주목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고성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용 시장의 성장세 지속과 차세대 제품 출시 효과가 SSD 수출 호조에 영향을 끼쳤다.

관련 업종에서 최근에 실적 발표를 마친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의 매출 가이던스는 보수적인데 반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SSD 컨트롤러를 직접 설계하고 대부분 직접 제조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면서 컨트롤러 및 펌웨어 설계 기술을 더욱 강화했다.

김 연구원은 “그럼에도 지금은 반도체 수출 데이터보다는 미국, 대만의 반도체 업종에서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