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스템임플란트, 지금 팔아야 할까?

편집자주 |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코너는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투자자의 시각으로 살피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5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안녕하세요. 2022년 주식시장은 시작부터 요란한 것 같습니다.

1월 3일 개장은 오스템임플란트의 대규모 횡령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전자공시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워낙 큰 사건이기 때문에 신문과 방송들의 취재를 통해 공시에는 나오지 않은 사실들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1월 3일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금관리 직원으로 알려진 이OO은 재무관리 팀장입니다.

2) 이OO은 최근 동진쎄미켐 주식을 1400억원 가량 사고 팔아 유명해진 ‘파주 슈퍼개미’와 동일 인물로 추정됩니다.

3) ‘파주 슈퍼개미’는 이번 동진쎄미켐 투자를 통해 수십억 정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현재 이OO은 잠적하였으며 기업에서는 관련 계좌를 동결하여 횡령 금액을 회수할 계획이나 얼마를 회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5) 이번 사건은 현재 알려진 금액으로 2009년 동아건설(898억원:자금부장), 2016년 대우조선해양(180억원: 시추선사업부 차장), 2012년 삼성전자(100억원:경리부 대리) 보다 큰 대규모 횡령 사건입니다.

이와 같이 알려진 바를 토대로 하여, 이번 사건에 대해서 투자자로서 생각해볼 점들을 Q&A의 형태로 요약해보았습니다.


Q1. 이와 같은 사건을 투자자가 피하거나 예측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기업이 아무리 철저한 통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속이는 사람은 항상 속는 사람보다 더 똑똑하고 치밀합니다. 실무자가 그 어떤 처벌을 각오하더라도 어떻게든 속이고자 한다면 그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2. 이번 사건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당연하고, 얼마나 치명적인가의 문제는 회수할 수 있는 금액에 좌우될 것인데 별로 기대되지 않습니다. 1월 3일 현재까지 언론사에 보도된 내용에 근거한다면 거의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분명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3.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시나요? 동진쎄미켐 거래내역을 보면 적어도 1400억원 가량의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용미수와 같은 방법을 썼을 수도 있기 때문에 1400억원의 현금을 지금 갖고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발생 금액이 이번 한 번에 한 것인지, 아니면 조금씩 조금씩 하다가 이번에 크게 터트린 것인지도 확언할 수 없습니다. 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본다면 지금까지 확실하게 파악한 금액만 저 정도이고, 실제로는 더 많이 횡령했을지도 모릅니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경우들만 묶어서 생각해본다면 도박 등으로 이미 저 금액의 상당부분을 날린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큰 액수를 횡령하여 주식시장에서 도박적인 매매를 한 사례일 수도 있습니다.

Q4. 공개된 포트폴리오에 보면 오스템임플란트 주주인데, 거래정지가 풀린 이후에 파실 건가요? 아니면 계속 투자를 하실 건가요?

아마 대부분의 금액을 거래정지가 풀리기 전에 회수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 때문에 팔 생각은 없습니다. 이번 사건이 기업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사건인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기업의 제품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이 돈이 흔한 세상에서 설마 이 정도 기업이 돈을 못 구해서 파산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Q5. 이런 사건이 터질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까요?

사건의 상대적인 규모를 중요하게 봅니다. 예를 들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이번 사건이 터지기 직전 시가총액이 2조원을 약간 넘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금액이 대단히 크기는 하지만 극복을 할 수 없다고 확신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100억원짜리 횡령 사건이라도 시가총액 500-1000억원 정도의 소형주와 삼성전자의 100억원은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꼭 횡령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과 같은 큰 지출이 발생하는 사건들의 충격을 계산할 때도 시가총액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물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또는 총자산 등 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과 비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Q6. 방금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언급하셨는데, 횡령과 과징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1000억원 과징금과 1000억원 횡령은 똑같이 1000억원이 기업에서 나가는 것이니 같은 사건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과징금은 분납할 수도 있고, 행정소송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실제 납부하는 금액이 대폭 깎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장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과징금은 기업을 벌하기 위해서 매기는 것이지, 기업을 망하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횡령의 경우 이전 질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정말 하나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수율이 예측되지 않는 시점에서의 이야기이고, 어느 정도라도 회수할 수 있다면 사건의 규모는 급격하게 축소될 수도 있습니다.

Q7. 오너의 횡령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오너경영인 또는 전문경영인의 횡령과 이번 사건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오너의 횡령은 대부분 기업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쓴 사례인데, 현실적으로 상장기업이고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라면 오너가 본인의 기업이 망하기를 기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업이 망해도 오너가 호의호식하는 사례는 기업이 망하는 와중에도 한평생 먹고 살 만큼은 챙겨갔다 정도라고 봅니다. 기업이 망해서 오너가 이익을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 같습니다. 다만 오너가 주가조작 등 매우 질이 나쁜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이전에 다른 기업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던 경우라면 아예 투자를 삼가는 편입니다.

오너나 전문경영인의 횡령은 상황과 사건을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범죄와는 달리 횡령의 경우 오너나 경영자의 횡령보다는 실무자의 횡령이 훨씬 더 기업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오너나 경영자는 그나마 정보가 조금이라도 알려져 있지만 실무자의 경우 누가 어디서 어떻게 사고를 칠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습니다.

Q8.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인가요?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개인투자자가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CEO도 터지기 전까지는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사건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까지도 개인투자자가 기업분석이나 산업분석으로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는 오늘 멀쩡해 보이던 기업이 내일 거래정지가 되고 모레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기업이 스스로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도 그렇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액을 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 손실은 100%입니다. 내가 잘못한 것도 기업이 잘못한 것도 하나도 없어도 그렇습니다. 개인투자자는 설령 내부자라고 하더라도 기업에 대해 함부로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자라고 하더라도 어떤 사고든 사건이든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충분히 터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 오래된 사건이기는 하지만 1995년 닉 리슨의 베어링스 은행 파산 사건의 경우 영국에 있는 은행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선물거래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로 파산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범죄는 수법만 바꾸면서 끈질기게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투자한 그 기업에는 이런 사건이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Q9. 가치투자자라면 앞으로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할 수 있을까요?

저는 투자할 생각이 있습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어떤 훌륭한 규정과 시스템도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입니다. 가격만 맞는다면 기업이 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제 하에서 이번 사건은 오히려 투자하기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범죄가 한 기업에서 두 번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10. 망하지 않을 것에 대한 확신이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확인된 횡령 금액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고, 지금까지 알려진 금액만 봐도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로 매우 큰 금액입니다. 개별재무상태표상 2021년 9월 30일에 보고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588억원이고 단기금융상품이 473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867억원이니 추가되는 금액이 없더라도 큰 액수입니다.

Q11. 망하지는 않을 것 같아야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셨는데, 망하지 않을 것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인 것 같습니다. 좀 더 확실하게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확률의 문제입니다. 이 정도 횡령이 발생했을 때 이 정도 덩치의 기업이 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를 가장 먼저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기업의 제품의 품질을 크게 떨어뜨리거나 거래처가 결제를 못 받을 것이 두려워서 거래를 끊어버리거나 할 가능성을 그 다음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업의 경쟁사들이 이번 사건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는 동안 시장점유율을 급격하게 잠식할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 가지 모두 가능성이 있기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주 운이 나쁘지만 않다면 이 정도 규모의 기업이라면 어떻게든 수습해낼 수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스템임플란트는 성장성이 상당히 높은 산업군에 속해 있습니다. 불리한 조건이라도 외부 투자를 받든 은행 대출을 받든 예정된 투자를 축소하든, 더 극단적으로는 임원들과 직원들의 월급을 깎아서라도 어떻게든 버티기만 한다면 결국은 회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Q12. 혹시 지금 주주이기 때문에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해서 거래재개 이후 하한가를 간다고 가정했을 때 살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주주였기 때문에 객관성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건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아마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가 재개된다면 주가가 엄청나게 크게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주주라는 것이 거래재개 시점에 판단하기에 좋은 가격에 다시 살 기회가 왔을 때 사지 못할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하한가를 간다면 시가총액이 2조원에서 1조 4,000억원으로 떨어지니 6,000억원 정도 떨어지는 것입니다. 2022년 1월 3일 현재 알려진 사항들만을 근거로 평가한다면 더 살 생각이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횡령 금액이 실제로 더 크다는 것이 알려지거나, 기업이 눈에 띌 정도로 잘못 대응하거나 한다면 그에 따라서 생각이 바뀔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럼 다음달에 또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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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1개)

  1. 정석영
    정석영 | 22.01/04 23:27
    몇가지 제가아는것과 다른것이있어 댓글달아요.

    1.이 회사는 횡령이 처음이 아닙니다.
    2.동진 지분매입에 사용한금액은 전액현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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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won4711
      kwon4711 | 22.01/05 09:35
      1. 2014년의 횡령 사건은 오너경영인이 연루된 사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 사건과의 연관성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분리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피해금액과 매매금액으로 미루어볼 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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