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 편지(67)- 레버리지

레버리지
- 독이든 사과의 달콤한 유혹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저는 주식투자가 어떤 투자수단보다 안정적이면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있겠지요. 특히, 부동산 투자를 옹호하는 분들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며 당장 달려올 차비를 차릴 것 같습니다.

장기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주식 투자 수익률이 부동산을 앞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실제와 관계없이)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꼽게 되더군요. 하나는 보유 기간 다른 하나는 레버리지.

1.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단위 거래금액이 크고 매매에 따른 비용(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이 많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장기 보유하게 됩니다. 주식은 매매비용(수수료 + 거래세)이 비교적 저렴한데다 매일 시세가 변하는 통에 장기 보유를 어렵게 만들고요.

2.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대개의 경우 매입금액의 상당 부분은 차입금을 동원합니다. 전세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는 전세보증금이 차입금을 대신하고요. 전자는 이자 부담이 있고 후자는 이자 부담이 없는 레버리지를 동원한다고 볼 수 있겠죠.
주식은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트레이더라면 레버리지 이용을 많이 하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장기투자자라면 레버리지는 거의 쓰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게 자산을 매입했고 시간이 흘러 매도하게 되었을 때, 매입한 부동산과 주식이 모두 매수가에 비해 2배 올랐다고 가정하고 수익률을 따져 보겠습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면 수익률은 100%(투자1), 레버리지를 50% 동원했다면 200%(투자2)가 됩니다.


* 부동산 매매/보유에 따른 각종 세금과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은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특별히 뛰어난 트레이더(1만명 중의 한 사람)를 제외하고 단기 매매를 위주로 하는 투자자는 수익은커녕 손실을 늘리다 퇴출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들 단기매매자들 다수는 신용, 주식담보대출 등 레버리지를 동원하는 통에 퇴출 시점을 앞당기게 되고요.

장기 투자자는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복리수익률을 올리면서 상당한 수익률을 올리지만 장기투자의 특성상 레버리지를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레버리지를 동원해서 성공한 부동산투자 수익률을 따라잡는 투자자는 소수라고 봐야 합니다.
* 주식투자자 중에는 거주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수익률은 달리 계산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얻은 교훈이 바로, ‘주식 투자는 부동산 투자하듯이 하라’는 겁니다. 단기 매매를 지양하고 싼 주식을 매수해서 장기 보유하라는 뜻이죠.

지금까지는 투자자산이 매입가보다 많이 올라서 충분한 수익을 얻고 매도하는 성공적인 투자의 경우를 말씀드린 거고요. 그렇다면 예상과 달리 오르지 않을 때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부동산 투자는 앞서 언급했듯이 매입하고 보유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주식은 보유하고 있는 동안, 마치 은행에 정기예금을 들고서 이자 받듯이, 배당금이라는 수입이 생기고요.

거주하는 주택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주식은 조금 알고 부동산은 거의 문외한인 제 관점에서 들려드리고 싶은 말씀은, 투자는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라는 워런 버핏의 조언을 명심했으면 하는 겁니다.

생각처럼 투자자산의 가격이 오르지 않았을 때, 마치 은행 고금리 저축에 가입한 것처럼 넉넉한 배당금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기다릴 것인지, 세금 등 보유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낼 것인지 말이죠.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은 둘이 아니라 셋이라는 말은 제가 쓴 책과 공유한 글 등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다른 분이 이 얘기를 인용하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레버리지를 경계한 버핏의 말씀을 옮기면서 오늘 편지는 이만 줄이려고 합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
1. 돈을 잃지 말라
2. 1번 원칙을 잊지 말라
3. 빚을 지지 말라
Buffett's sayings: Rule number one, don't lose money. Rule number two, don't forget rule number one. Rule number three, don't go into debt.
- 출처: 앨리스 슈뢰더, [스노볼 2권]

다음 주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숙향 배상

추신: 굳이 추가할 필요가 있을까 하면서도 노파심에서 덧붙일 수밖에 없네요. 오늘 편지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분들과는 무관한 얘기이고 저와 같이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뜻에서 썼다는 것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