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질로우의 실패, 아이바잉의 실패인가?

아이바잉사업에 실패한 질로우
모든 주택소유자들은 질로우(Zillow Group Inc.: NASDAQ--ZG) 사이트를 즐겨 검색한다...

질로우는 미국에서 매매되는 주택을 살펴보기 위해 방문하는 웹사이트다. 우리 모두는 이 사이트에서 주택 시세를 추산해 놓은 “제스티메이트(Zestimate)” 알고리즘을 통해 소유 주택 혹은 관심 있는 주택의 가격을 확인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 질로우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 들었다...
매물을 직접 보지 않고 바로 주택을 사고파는 사업, 즉 아이바잉(iBuying)사업이었다.



여러분이 자신의 집을 부동산중개인 매물목록에 올리지 않고 판다고 생각해보자. 집을 직접 보여주지도 않고, 가격 협상도 없고, 매수자가 매수자금을 다 치를 때까지 몇 달을 기다리지도 않고 말이다.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로 이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바로 이것이 질로우의 비전이었다...

여러분이 질로우 애플리케이션에 집 주소를 쳐 넣고 사진 몇 장만 올리면, 하루 이틀 내에 질로우가 여러분에게 매수가격을 제안하게 된다. 2018년 질로우는 이런 아이바잉사업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2024년까지 한 달에 5,000채의 주택을 매수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질로우는 실패했다... 그리고 꼬리를 감추고 아이바잉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요컨대, 질로우는 주택 매수-판매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했다. 오히려 질로우는 이 사업으로 피닉스에서 집 한 채당 평균 29,000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최근 아이바잉사업 철수 발표 후 질로우의 주가는 30% 하락했다.

(질로우의 주가: 2021년 8월 21일-2021년 11월 21일)

자료: Yahoo Finance

나는 “아이바잉은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의 주택매매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질로우의 실패가 나의 이런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 아이바잉은 질로우의 경우처럼 정말 끔찍한 사업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픈도어의 매출은 90% 증가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Opendoor Technologies: NASDAQ--OPEN)의 경우를 보자.

오픈도어는 2013년 처음으로 아이바잉사업을 개척한 기업이며, 지난 주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23억 달러로 90% 증가했으며, 거의 6,000채의 주택을 판매했고, 평균 매매 실적도 흑자로 전환했다.

앞서 말한 대로, 질로우는 피닉스에서 매수-판매한 각 주택매매 당 약 3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반면, 오픈도어 역시 같은 피닉스에서 사업을 했지만 각 주택매매 당 평균 4,000달러의 이익을 냈다.

같은 시장에서 질로우는 실패했는데, 오픈도어는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질로우는 여러분이 관심 있는 주택의 사진을 보고, 그 주택 혹은 여러분이 소유한 주택의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싶을 때 방문하는 사이트다. 그런 목적으로는 좋은 사이트다. 그런데 질로우는 주택매매에는 전혀 경험이 없었다. 사실 주택매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픈도어는 처음부터 주택의 가치를 평가하고, 주택을 매수해 이익을 내고 팔기위한 기업으로 설립되었다. 요컨대, 오픈도어는 처음부터 아이바잉에 집중했다.

투자자들은 질로우의 실패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첫쫴, 오픈도어 같은 산업 개척자들에게 베팅해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카피캣(단순한 사업 복제자)”을 피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질로우는 자신이 전혀 몰랐던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기업들의 가장 최근 사례라 할 수 있다.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포드(Ford Motor Company: NYSE--F)와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Company: NYSE--GM)는 수 십 년 동안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포드의 배터리 전기차 레인저가 1990년대 말에 나왔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나 포드는 고작 1,500대를 팔고 이 전기차 아이디어를 접었다. 제너럴 모터스도 1996년 EV1이란 전기차를 내놓았다. 당시 가격은 35,000달러였고, 최고 운행거리는 60마일이었으며, 충전하는데 4시간이 걸렸다. 결국 이 차종은 불과 3년 만에 사라졌다.

문제는... 엔진과 기어박스를 완벽하게 만드는데 100년을 바쳤던 이 자동차회사들이 배터리 전기차 제작에는 전문성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때 테슬라(Tesla Inc.: NASDAQ--TSLA)가 ‘한 번의 충전으로 수백 마일을 달릴 수 있는 적절한 가격의 전기차를 만든다’는 한 가지 목표를 갖고 등장했다. 그리고 지금 테슬라의 가치는 포드, 제너럴 모터스, 그리고 그 다음 7대 자동차 회사들의 가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높다.

그리고 구글이 소셜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했던 사례도 상기해 보자. 구글은 소셜미디어 부문에서 페이스북의 아성을 뒤집기 위해 “구글 플러스(Google+)”를 내놓았다. 그런데... 구글에 의하면, 평균적인 이용자들은 구글 플러스를 단 5초 사용해본 후에는 이를 버렸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역사상 최고 제품 중 하나지만, 소셜네크워크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고, 구글은 그 게임을 할 경험도 전문성도 없었다.

질로우의 실패가 의미하는 것
지금 질로우에 관한 뉴스가 언론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아이바잉이 끔찍한 손해를 보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아이바잉의 문제가 아니라, 질로우의 문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오픈도어는 매우 효과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오픈도어는 새로운 지역시장에 진출했으며, 이로써 미국 전역의 44개 지역 주택소유자들은 오픈도어 사이트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신의 집을 팔수 있게 되었다.

여러분이 집을 판다면, 오픈도어는 여러분의 집을 직접 보지 않고 매수해서 불과 3일 만에 여러분 계좌에 매수대금을 이체해줄 것이다. 이를 부동산중개인 매물 목록에 올린 후 매매 종료까지 평균 2개월이 걸리는 전통적인 주택매매 방식과 비교해 보자.

질로우와 달리 오픈도어는 처음부터 이런 식의 주택매매사업에 집중한 기업이다. 그리고 이 사업이 조만간 둔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은 아이바잉에 투자할 좋은 기회다. 부동산시장은 미국 최대의 가장 수익성 있는 시장 중 하나이며, 미국에서 매년 1.7조 달러 이상의 부동산이 매매되고 있다. 아이바잉의 대세 기업인 오픈도어는 1조 달러 기업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오픈도어는 아이바잉의 개척자일 뿐만 아니라 분명한 시장 주도자이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