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숙향의 투자 편지(63)- 도쿠가와 이에야스, 인내심의 화신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본 통일을 완성한 인내심의 화신
- 인내심은 투자자, 특히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으뜸가는 덕목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1542~1616)는 작은 성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서 세력을 키웠고, 결국 100년 이상 지속되던 전국시대의 일본을 통일한 인물인데요. 그의 생애는 야마오카 소하치가 쓴, [대망 大望]에서 많이 미화(美化) 된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야스는 미카와라는 작은 성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미카와의 도쿠가와 가문은 주변 두 강국, 이마가와와 오다 가문에 끼어 시달리는 처지였습니다. 이에야스는 6세 때 이마가와 가문에 인질로 가게 되었는데, 도중에 오다 가문에 납치되어 2년 동안 나고야 성에 갇혀 지냅니다. 이때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59~1582)는 이에야스를 좋게 보았고 이후 둘의 인연은 계속 이어집니다.

2년 후 8세의 이에야스는 오다가의 아들과 교환 조건으로, 이마가와 가문의 인질로 옮겨졌고 19세까지 슨푸성에 잡혀 있으면서 이마가와 가신의 딸과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그동안 이에야스의 아버지는 암살당하고 영지는 이마가와 가문에 몰수당합니다. 형식적으로는 멸문했지만 미카와의 가신들은 도쿠가와 가문에 대한 의리를 버리지 않았고 이에야스의 복귀를 기다리면서 힘을 기릅니다.

오다와 이마가와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아직까지 이마가와 편에서 싸워야 했던 이에야스는 살그머니 미카와의 오카자키성으로 돌아가 사태를 관망합니다. 이후 이에야스는 이마가와 영지에 있던 가족 등의 죽임을 감수하고 오다와 동맹을 맺습니다. 일본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던 오다 노부나가 편에 섬으로써 자연스레 이에야스의 세력도 강해지지만, 오다 노부나가가 죽기 전까지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매우 종속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장남이 오다 노부나가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두 가문은 끈끈한 관계를 맺습니다. 하지만 이에야스의 장남은, 오다 가문이 원수로 여기는 이마가와 집안의 부인과 결혼해서 태어났다는 약점이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이에야스의 장남은 적과 내통했다는 오해를 받게 되고 오다 노부나가는 이에야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자결할 것을 지시합니다. 반발할 힘이 없는 이에야스는 참아야 했고 아들의 자결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1582년, 노부나가는 심복인 아케치 미츠히데의 배신으로 혼노지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노부나가는 불같이 급한 성격으로 유명한데, 평소 미츠히데를 믿었기에 심하게 대하곤 했는데요. 한번은 노부나가가 이에야스를 초청했는데, 행사 책임을 맡은 미츠히데는 큰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이에 격노한 노부나가는 미츠히데에게 어려운 전투에 출전하라는 문책성 지시를 내립니다. 이 지시는 미츠히데로 하여금 배척당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 주군인 오다 노부나가를 죽이게 되었던 것이죠.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당대 영웅의 어이없는 죽음이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죽음은, 일본이 우리의 주적이 되는 출발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6~1598)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히데요시는, 방물장수를 하던, 초라한 집안 출신이지만 총명한 머리와 뛰어난 언변으로 노부나가의 신임을 얻어 2인자 위치에 올랐는데요. 노부나가 사후 재빨리 권력을 잡은 후 노부나가의 후계자를 자처했고 이에야스에게는 충성을 강요합니다. 이때 히데요시는 이에야스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화책을 쓰기도 했는데,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여동생을 이혼시켜서 이에야스의 정실로 만들기까지 합니다. 이해하기 어렵죠^^

각 지역에서 저항하던 세력을 꺾고 일본을 통일한 히데요시는 무시하지 못하는 2인자인 이에야스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이에야스의 영지를 당시로서는 변방인 에도(지금의 도쿄)로 옮기게 합니다.
* 당시 일본의 중심은 교토와 인접한 오사카 지역
이에야스의 가신들은 히데요시의 조치에 반발했지만 이에야스는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황무지와 다름없던 에도를 개간하고 상인들을 불러들여 부강한 도시로 만듭니다.

히데요시는 일본 통일 전쟁에서 공을 세운 부하들에게 나눠주기에 부족한 영지를 만든다는 등의 이유로 대륙 진출 전쟁을 일으킵니다. 바로 1592년, 임진왜란이죠. 히데요시는 명나라와의 교섭으로 일본으로 물러났다 다시 우리나라를 침략한 전쟁, 정유재란 중에 죽습니다.
조용히 힘을 비축했던 이에야스는 1600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를 떠받드는 서군과 전쟁을 벌여 승리함으로써 최후의 승자가 됩니다.

1603년 지금의 일본 왕실처럼 허울뿐인 왕으로부터 쇼군으로 인정받은 이에야스는 1615년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제거하고 완전 통일을 이루어냅니다. 이후 일본은 사카모토 료마 등이 활약하는 1867년 명치유신으로 막부가 폐지될 때까지 250년 동안 도쿠가와 가문에 의해 통치됩니다.

저는 역사소설로서, [삼국지]보다는 [대망]을 높게 보는데요. 이 소설의 주인공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생애를 보면서 ‘인내심’을 배웠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약소국 성주의 아들로 태어난 이에야스는 19세 때까지 인질 생활을 했고 강제된 결혼을 해야 했고 아들이 자결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와 이어진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래에서 끊임없이 두려워하고 경계해야 했고요.

소설에서는 평화로운 일본을 만들겠다는 이에야스의 ‘대망’이 그로 하여금 무한 인내심을 발휘하게 했을 것으로 느껴지게 하는데요. 우리 투자자는 그가 인내하면서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과정을 배우면 된다는 뜻에서 이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일본 통일 전쟁을 시작했고 끝맺음을 한 세 사람에 대해서는 그들의 성격을 드러내는 얘기가 있습니다. 한번쯤은 들어보았겠지만, 마지막 글로 옮기면서 이만 줄입니다.

좀처럼 울지 않는 새를 울게 한다면,
- 오다 노부나가: 새에게 울라고 명령한 다음 그래도 울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린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 온갖 방법을 써서 울도록 만든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 울 때까지 끝없이 기다린다. – 인내심의 달인 맞죠^^

숙향 배상

추신:
1. 지난 편지에서 탐욕 때문에 실패한 여불위를 얘기했기에 오늘은 절제함으로써 성공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해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2. 제가 [삼국지]보다 [대망]을 더 높게 보는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겠네요. 실은 투자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표현이 맞겠는데요. [삼국지]에도 사마의 등 인내를 배울 수 있는 많은 인물이 있지만, 허구가 많은데다 지나친 과장이 싫었고 [대망]은 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일본인의 시각으로 우리나라, 조선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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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3개)

  1. 진이라네
    진이라네 | 21.11/28 10:01
    늘 돌이켜 보면 내가 왜? 인내는 화두이면서 바램인데...
    휴일 오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1.11/28 16:39
      가치투자자는 '무조건' 인내심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498
  2. 백인규
    백인규 | 21.11/29 14:32
    인내가 깡패죠 ㅋㅋ
    답글쓰기
  3. 담박영정
    담박영정 | 21.11/29 23:27
    숙향님께서 올려주시는 글을 볼 때마다, 어쩌면 실력 보다 마음가짐이 우선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참 많이하게 됩니다. 늘 좋은 글 가투소에서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가투소 카페 책: 거래의 신, 혼마 무네히사 평전에서 일전에 잠시 이야기 나누었던 담박영정입니다 ^^ 늘 감사합니다.

    히든젬스에서 숙향님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님'과 함께하는 투자 여정 3기를 듣고 싶었으나 매주 수요일날 진행되는 관계로 클래스 신청을 못하게 된게 너무 아쉽네요 (제가 있는 곳이 부산이여서 그렇습니다)

    다음에 함께 할 수 있는 날을 바라오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1.11/30 17:41
      제가 태어난 곳이 부산이라는 것은 이제 비밀이 아니랍니다. 코로나 때문에 부산에 가지 못한 게 벌써 2년이 넘었네요. 내년은 갈 수 있겠죠^^ 앙드레 코스톨라니 님이 하신 말씀이 있죠. '시세(투자) = 돈 + 심리! 특히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인내심'은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담박영정 님께서 저에 대해 너무 좋게 봐주신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앞으로도 많은 대화 나누었으면 합니다. 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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