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거래일인 10월 29일 주식시장은, Kospi지수는 3000선 아래로 Kosdaq지수는 1000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작년 말에 비해 아직은 + 3.4%, + 2.5% 높은 상태지만 연말까지 플러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시장이 오르면 계속 오를 것 같고 내리면 계속 내릴 것처럼 보이지만 투자자라면, 이런 감정/느낌에 따라 투자판단을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벌어지는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해서 대응하는 것이죠. 그리고 대응하는 방법은, 시장보다는 개별 주식에 집중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고요.

열흘 전쯤,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자문사 대표 한 분과 (코로나 때문에)모처럼 점심을 함께 하면서 고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인데요.

만남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과거 시장이 횡보하던 기간을 따로 떼 내어 따져보았습니다.

위 표는 Kospi시장지수가 2000선을 중심으로 횡보했던 9년(2011년~2019년) 동안 저의 투자실적을 시장과 비교한 표인데요. 9년 동안 시장은 12.2%(연 평균 1.4%) 오르는 동안 저의 투자 수익률은 141.6%(연평균 15.7%)였습니다. 연복리수익률로는 0.8% vs 15.3%였고요.

금액을 대입해서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실감할 수 있는데요. 2010년 연말에 1억원을 투자해서 9년 후인 2019년 연말에 얼마가 되었는지 따져보면, 시장지수로는 겨우 7백만원 저의 투자금은 2억6천만원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이번 우문에 대한, 제가 생각하는 최선의 답은, ‘모릅니다’ 입니다.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2022년 Kospi지수 고점과 저점을 다양하게 그어주겠죠. 용감한 누군가는 최고 지수를 3990으로 더 용감한 누군가는 최저 지수를 2500으로 제시할 테고요.

미안한 말이지만, 소음일 뿐입니다. 아! 한때 명성을 누렸던 한 분이 며칠 전 신문 인터뷰에서 과감한 예측을 했더군요. ‘내 평생 못 본 폭락이 옵니다, 준비합시다’라는 무시무시한 타이틀로 말이죠.

그레이엄을 추종하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는 시장을 보지 않고 개별 종목에 집중합니다. 가치에 비해 싸면 매수하고 비싸면 매도하기를 반복합니다. 다만 시장이 과열되었다고 느껴지면 가치와 가격의 차이인, 안전마진을 더 크게 가져가면서 매도에 집중하고 시장이 침체되었다고 느껴지면 적극적으로 매수합니다.

투자자, 특히, 가치투자자는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합니다. 설사 대응이 잘못되었더라도 항상 안전마진이 확보된 주식을 보유하는 가치투자자는 인내의 시간을 보낸 다음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시장을 이기는 투자법을 실행하기 때문에 ‘가치투자자 = 현명한 투자자’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알 수 없는 내일을 고민하기보다는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찾으려는 노력을 경주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싶습니다.

숙향 배상

추신: 10월 말 저의 투자수익률은 23.8%로 시장(Kospi지수)을 20.4% 앞서고 있습니다. 작년에 시장이 30.8% 올랐지만 제가 얻은 수익률은 15.1%에 그침으로써 15.7% 뒤졌던 것을 보상받고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