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작 뉴턴

엊그제 편지에서도 얘기했듯이, 저는 책을 통해 만난 구루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제가 지금 활용하고 있는 투자방법을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제 투자법이 옳다며 계속 지지해준 인물들이 많은데요.

이들 중에서는 누구보다 세상 모든 가치투자자들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을 우선 꼽고 싶습니다. 다음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의 영웅, 피터 린치 그리고 많은 통계자료를 동원해서 가치투자가 옳다는 것을 증명한 데이비드 드레먼 등은 제가 평생 고마워해야 할 선생님입니다.

투자자로서 자세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준 구루들은 수없이 많지만 역시 첫 번째로 생각나는 인물은 워런 버핏입니다. 그리고 침체된 시장 분위기 탓에 우울할 때면 찾게 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있습니다. 그의 책은 잃었던 웃음을 금세 되찾아주는 마력이 있죠. 투자자산이 반 토막 났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장기침체기에 빠진다면 (주식투자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토닥거려주는)제레미 시겔 교수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사업가의 관점에서 기업을 봐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성장주 투자의 구루, 필립 피셔가 있고 퉁명스럽지만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는 찰리 멍거, 투자자의 올바른 삶을 제시한, 존 보글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투자에 임하되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위해 주식투자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강권하는 버튼 멜킬은 날이 갈수록 가깝게 느껴집니다.

저는 1985년 투자를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가치투자를 했다고 자부하지만, 책을 통해 만난, 이들 대가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 제가 있는 자리까지는 결코 오지 못했을 겁니다. (이 편지를 쓰게 된 계기도 그렇듯이)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저의 알량한 경험이나마 들려주려고 하는 것은 제가 앞서간 구루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저도 뒷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큰 도움을 받은 구루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 목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훨씬 더 많은 분이 있지만 이 정도만 해도 부담스러워 할 것 같네요. 투자 초보자보다는 어느 정도 투자경험이 있는 투자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 투자자로서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한 분 한 분 천천히/찬찬히 만나보셨으면 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다 다음 문장에 꽂히면서 오늘 편지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음을 밝힙니다. 제가 감히 누군가에게 조언을 드릴 입장이 아닌 줄 알면서도 지난 편지에 이어 이번 편지까지 건방을 떨었는데요. 부디 넓은 마음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 당시로는 획기적인 벽난로를 개발한 다음 특허를 내라고 하는 제안을 거절하면서

벌써 월말이네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보낸 다음 11월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숙향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