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향의 투자편지(51) - 자신감

- 능력범위 그리고 자질

은퇴한 다음 가장 좋아진 점은 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쓸 수 있다는 데 있을 겁니다. 제 경우는 자칫하면 게으른 본성을 주체하지 못해 무위도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집과 사무실에서 머무는 시간으로 이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는 TV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자와 독서에만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데요. 때로는 무료함을 참지 못해 술 친구를 찾으려고 휴대폰을 뒤적거리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주로 거실에서 생활하다 보니, 아무래도 TV를 친구로 삼아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요.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대중가요, 영화, 역사/여행 다큐, 외국 역사드라마 그리고 경제/주식 등입니다.

특히 대중가요를 다루는 프로그램 중 토요일은 ‘불후의 명곡’ 일요일은 ‘복면가왕’을 챙겨보는데요. 다행히 아내도 저만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주말 저녁 식사는 본방 사수를 위해 외식 대신 배달 음식으로 해결하곤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TV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있었겠지만, 둔한 제가 느끼기에는 아마추어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이 많아졌더군요. 그 많은 참가자들의 노래 솜씨가 얼마나 대단한지 감탄하면서 감상하다 문득 깨달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BTS’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

얼마 전에 끝난 ‘새 가수’라는 프로그램을 보던 중, 심사위원 7명 중 1인인 이승철이 한 참가자의 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신랄한 평가를 하는 통에, 시청하던 우리 부부가 깜짝 놀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노래는 건드리지 않았어야 했어요!

이 프로그램은 경연자들이 기존 가요를 자기 스타일로 노래하고 평가받는 방식인데요. 이승철이 그룹 ‘부활’의 보컬로 활동할 때 불렀던 <회상1>을 노래한 이 아마추어 가수에게 완전 혹평을 한 것이죠. 아내와 같이 보면서 선곡이 잘못된 것 같다는 얘기를 주고받긴 했지만, 그 가수에게는 끔직한 순간이었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평가할 수 있는)이승철의 자신감에 감탄하면서도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는데요. 다만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듯이, 잘 받아들여 멋진 가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요. 이승철도 그런 마음으로 어려운 충고를 했을 테니까요. 그에 앞서 이승철은 이제 20살 된 참가자의 노래를 듣고서는 이런 호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이다. 배워서 되는 게 아니다.

이승철의 엄격함에 감탄하는 한편, 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투자자의 본능이 나타나서는, 그의 단호한 발언을 투자 관점으로 연결시키게 되더군요.

혹평에서는 워런 버핏이 말하는, 자기 능력 범위에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가르침을 호평에 대해서는 찰리 멍거가 강조하는,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씀이죠.

버핏이 말하는 ‘능력 범위’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 혹은 자기 능력으로 판단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겠고요. 멍거의 말씀은 제가 다른 편지에서도 주장했듯이 타고난 ‘자질’이 부족하더라도 경험과 독서를 통해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치투자는 이런 능력과 자질이 없어도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골라 낼 능력만 있으면 시장을 이기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데, 이렇게 단순한 투자법이라도 제가 말하는 투자지표 4가지를 이해해서 적용하는 능력과 싼 주식이 제대로 평가받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자질은 필요하겠네요. 그리고 이런 정도의 능력과 자질을 갖추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까지 보낸 50통의 편지를 빠짐없이 보았다면 기본은 갖춰졌을 것으로 믿습니다. 미처 다 읽지 않았다면 이번 주말을 이용해서 찬찬히 읽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고요. 지난 2주 동안은 대체휴일 덕분에 충분히 쉬었으니 이번 주말만큼은 미래를 위한 공부에 할애하시는 거죠. 저도 지금까지 어떤 얘기를 해왔는지 한 번 읽으려고 합니다.

숙향 배상

추신: 막귀이면서 음치인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임재범, 이승철 등이 부른 노래는 웬만한 가수들이 커버/리메이크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여자 가수가 부른다면 전혀 다른 느낌이라 괜찮겠지만 남자 가수라면, 피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죠.

<©가치를 찾는 투자 나침반, 아이투자(www.itooz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바로가기] 종목발굴에 강한 아이투자 전체기사 보기
https://goo.gl/tdcM33
아이투자 구독 채널 바로가기



프린트프린트 스크랩블로그 담기(0명) 점수주기점수주기(2명)
보내기 :

나도 한마디 (댓글 2개)

  1. in2korea
    in2korea | 21.10/14 11:23
    연휴 전에 숙향님의 글, 연휴 동안 버핏클럽과 같은 책을 보니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반복적으로 보고 체화시키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1.10/14 12:02
      그러시다면.. 본문에서 언급한 능력과 자질은 충분히 갖췄다고 믿어도 되겠죠^^
  2. 연금고객
    연금고객 | 21.10/14 15:25
    좋은 글이 50회가 넘었군요 자신감은 항상 없습니다만 숙향님 도움으로 투자를 이어갑니다 ^^
    답글쓰기

* HTML 태그 등은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댓글입력

목록


20210628_부크온_가치투자는_옳다20201111_부크온_워런 버핏처럼 주식투자 시작하는 법

제휴 및 서비스제공사

뉴스핌 이데일리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VIP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에프앤가이드 민앤지 빅파이낸스 IRKUDOS이패스코리아 naver LG유플러스 KT
우리투자증권-맞춤형 투자정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