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 언제 더 사고, 언제 다 팔아야 하나?(상)

워런 버핏의 오랜 파트너이자, 유명 투자자인 휘트니 틸슨의 투자자 서한

투자자 여러분.

포트폴리오 운용이란 많은 질문을 포괄하는 주제입니다. 포트폴리오에서 현금과 투자의 비중은 어떻게 가져갈까? 일정 부분 꼭 현금을 보유해야 할까, 아니면 신용거래를 이용해야 할까? 주식, 채권, 부동산, 가상화폐 각각에 대한 투자 비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얼마나 많은 포지션을 보유해야 하고, 각 포지션의 비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주식에만 투자할까, 아니면 옵션이나 워런트도 매수할까? 매매는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주가가 갑자기 두 배로 뛰거나 반값으로 하락하면 어떻게 하나? 등이 포트폴리오 운용에 관한 여러 질문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에 정확히 답하는 것(즉, 효과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것)은--주식을 잘 고르는 것만큼이나 장기적인 투자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매우 중요합니다.

포지션의 확대, 유지, 축소, 혹은 청산 시점에 대하여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의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어려운 부분은 포지션을 확대, 유지, 축소, 청산할 때를 아는 것입니다. 성공한 종목들은 계속 수익을 내게 하고 실패한 종목들은 그 손실을 줄여야 할 때, 즉 이익은 계속 굴리고 손실은 줄여야 할 때를 알기 위해서는 판단력, 겸손함, 그리고 경험에서 나오는 불굴의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썩 그러지 못했습니다. 내가 2013년 1월 내 펀드를 다시 출범시킨 후 5년 동안 그냥 휴가를 떠나버렸다면, 나는 훨씬 더, 그전보다 훨씬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만 했어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는데, 그렇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은(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기란) 나로서는 실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나는 시장을 이길 수 있었던, 그러나 결국엔 시장에 뒤처져 버린 포트폴리오를 택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실 나의 포트폴리오 운용전략은 예쁘게 자란 꽃은 뽑아버리고 잡초에는 물을 주는, 치명적으로 잘못된 그런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011년과 그 다음 몇 해 동안, 나는 계속 하락하던 J.C. 페니(J.C. Penny), 이리디움 커뮤니케이션스(Iridium Communications: NASDAQ--IRDM)에 대한 포지션을 고수하다가 결국 엄청난 손실을 본 후 포지션을 청산하고 말았습니다. 그루포 프리사(Grupo Prisa)의 경우에는 결국 전액 손실을 보고 말았습니다.

실패한 공매도 투자, 손절매도 실패
- 테슬라 투자 사례에서 배운 교훈
매도 포지션 쪽에서, 나는 테슬라 주가가 상승하자 그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축소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2013년 초 주식분할 조정 가격으로 주당 5달러 수준에서 테슬라를 공매도 했는데, 1년 뒤 주가가 29달러까지 상승한 후에도 나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 펀드는 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내 투자 경력 상 가장 비싼 값을 지불한 실수였습니다. 이는--이론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무한인--공매도를 할 때는 손절매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한편, 시티그룹(Citigroup: NYSE--C),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NYSE--GS) 같은 거대 금융회사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NASDAQ--MSFT) 같은 블루칩 빅테크는 너무 일찍 매도해버린 까닭에, 이들 주가가 그 후 몇 년 동안 크게 상승하는 것을 그냥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너무 빨랐던 이익 실현
- 넷플릭스 투자 사례에서 배운 교훈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포트폴리오 운용 상 내 생애 가장 큰 실수는 내가 가장 성공한 종목 중 하나에서 나왔습니다. 나는 동영상 스트리밍회사 넷플릭스(Netflix: NASDAQ--NFLX)에 대한 포지션을 너무, 정말 너무 일찍 축소했고, 그리곤 매도해버렸습니다. 완전히 바닥에서 잡았던 이 주식을 10년만 보유했다면, 이 단 한 번의 투자로 나의 다른 모든 실수를 보충하고도 남았을 텐데,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큰 수익을 노리는 대신, 나는 넷플릭스 주가가 50% 상승했을 때 이익을 일부 실현했고, 두 배로 뛰었을 때는 추가로 포지션을 축소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나도 그 포지션을 계속 축소했습니다. 결국 넷플릭스 주가가 바닥에서 600% 상승했을 때 넷플릭스의 마지막 남은 주식을 모두 매도해 버렸습니다. 그 당시 나는 매우 성공적이었던 이 투자를 꽤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넷플릭스 주가는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그 사업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보다는 상승하는 주가에 더 관심을 집중한 나머지 너무 빨리 이익을 실현했고, 그럼으로써 더 벌 수 있었던 수억 달러를 벌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도 내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실수였습니다.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포트폴리오 운용에 관한 한 가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수익을 내는 성공한 종목들은 계속 수익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투자 생애에 넷플릭스 같은 고공행진 주식을 보유할 기회는 극히 드물 것입니다. 이런 주식을 발견해 수익을 극대화하면 많은 실수를 만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 교훈도 유념해야 합니다. 하락하는--설상가상으로 여러분의 포지션 평균을 갉아먹는--종목들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으면, 결국엔 어쩔 수 없이 실수를 인정하고 물러나야 할 정도로 손실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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