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⑥] 한일현대시멘트, 재무 정상화 '코앞'인데…

편집자주 | '엇박자'가 나면 힘만 들고 제대로 소리는 내지 못합니다. 기업의 실적도 엇박자가 날 때가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늘고 순이익은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본업인 영업이익이 늘었는데도 순이익이 줄어 시장의 조명을 받지못한 기업들을 찾아 원인을 들여다봅니다.


회사가 투자를 각오하면 몇몇 가지를 감수해야 한다. 들쭉날쭉한 재무제표도 그 중 하나다.

한일현대시멘트(구 현대시멘트)도 그런 전형을 보여준다. 올 1분기 매출은 776억원.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양호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흑자전환 했지만 순이익은 61억원이나 줄었다.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긴 어렵다.



영업이익이 늘어나도 순이익이 줄어든 건 출자전환부채평가이익 때문이다. 작년에 112억원 발생했던 이익이 올해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한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한일시멘트는 2017년 현대시멘트를 인수합병했다. 쌍용양회를 제치고 업계 매출 1위가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현대시멘트는 부채가 만만찮은 회사였다. 자회사 성우종합건설의 채무보증에 나섰다가 감당을 못하고 동반 몰락했던 것. 그럼에도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 인수를 단행했으니 빚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현대시멘트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 금융기관들은 빚의 85%를 회사 주식으로 받는 것에 합의했다. 작년말 기준 약 1000억원 규모의 보증채무 가운데 850억원은 출자전환부채로 잡힌 것이다.

출자전환부채는 회사 주가가 특정 수준(기준주가) 밑으로 떨어지면 회계장부 상에 평가이익으로 잡힌다. 한일현대시멘트의 경우 기준주가는 2만5800원이었다. 작년 1분기 누구도 예측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한일현대시멘트 주가는 기준주가 밑에서 움직였다. 덕분에 대규모(112억원) 출자전환부채평가이익이 잡혔다.

한일현대시멘트의 실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처럼 여러 복잡한 과거사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는 합병 후 떠안은 대규모 채무보증을 주식으로 차근차근 갚아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출자전환발행예정주식수는 343만2628주. 지난 4월 95만3245주의 출자전환이 진행됐으니 남은 예정주식수는 250만주 정도다. 이 금액이 모두 출자전환되면 영업외 이슈는 사라진다.

한일현대시멘트의 2분기 말 주가는 3만8200원으로 작년 1분기처럼 평가이익이 발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들쭉날쭉한 재무제표가 정상 범주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 의미다. 그러면 회사는 본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부동산 공급 호재가 떴다. 수요 폭발로 시멘트 단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

다만, 한일시멘트 그룹이 2018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금감원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은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회사 경영자라면 모두들 바라는, '본업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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