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기간 동안 시장을 이긴 실적

연평균 수익률 15.76%를 달성한 가치투자의 대가가 쓴 책이 바로 ‘가치투자는 옳다’이다.

6일 도서출판 부크온에 따르면 저자의 투자 성과를 소개하고 가치투자자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짚어보는 ‘가치투자는 옳다’가 독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저자인 장마리 에베이야르는 미국의 대표적인 가치투자의 대가다. 미국과 유럽에선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다. 그 이유는 그가 프랑스 출신인데다 한창 때 언론 노출이 많지 않았던 탓이 크다. 그의 저서 또한 은퇴 즈음해서야 비로소 세상에 나왔다.



장마리 에베이야르의 투자법은 기본적으로 워런 버핏과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을 참고한 것이다. 처음에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에 걸맞는 주식이 많았으나 시장이 변화하면서 저자는 워런 버핏의 투자법으로 기울게 된다. 특이한 것은 저자가 관심을 기울이는 시장이 미국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으로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저자가 해외투자에서 겪은 경험들을 짚고 넘어가자. 하나는 독일의 연고주의 문화에 희생된 경우다. 저자는 조사를 통해 독일 회사인 부데루스와 비상장기업 발리안트 두 곳이 최고의 보일러를 만들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보일러 제품 가격은 평균을 다소 웃도는 수준이었다.

당시 부데루스의 주가는 쌌는데 보일러 제조는 구경제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1990년대말이 되자 저자는 부데루스의 지분을 약 10% 보유하게 되었다. 그런데 독일의 거대기업 보쉬가 부데루스의 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보쉬가 제안한 인수가격은 저자가 보기에 30%나 낮은 가격이었다.

저자는 1~2년 후 보쉬가 부데루스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보다 나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지분을 계속 보유했다. 그러나 뮤추얼 펀드 주식을 매일 가격이 매겨졌다. 그리고 저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주가 보쉬에 주식을 넘길 예정이었기 때문에 부데루스 주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부데루스는 당시 저자의 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종목이었다. 결국 저자도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지분을 보쉬에 넘겼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유럽 대륙에서의 사업은 현지인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하는 사교클럽적인 경향이 다소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가치투자 신념은 이렇게 해외시장에서는 현지의 특성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게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투자법을 견지해나간다. 그는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식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가치투자자의 자세는 바로 독립성이다. 두 명의 가치투자자가 있다고 해도 이들이 서로 똑같은 것은 아니다. 그레이엄 추종자든 버핏 추종자든 진정한 가치투자자들은 그레이엄이 말한 것처럼 미래는 불확실하며, 따라서 안전마진을 두어야 하고, 미스터 마켓은 변덕스럽게 행동하며 기업에는 내재가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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