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숙향의 투자편지(23) - 영원한 자본 손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의 명저, [가치투자의 비밀]은 특히 주식초보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부피는 작지만 가치투자자가 알아야 할 핵심은 모두 담고 있으면서도 쉽게 읽히거든요. 저는 2010년에 처음 읽은 후 2~3년에 한 번씩은 재독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영원한 자본 손실(permanent capital loss)이라는 의미심장한 용어를 발견했던 첫 인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음 설명과 함께요.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싸게 샀으면 주가가 떨어진다 해도 불안할 이유가 없다. 언젠가는 주가가 내재가치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심하게 고평가된 상태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투자의 역사가 반복해서 증명해왔듯이 거품이 들어간 이전의 높은 가격을 회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If the stock price of a mundane company declines, which it often does, you have the comfort of knowing that it is still worth more than you paid for it, and someday the price is likely to recover.
If a stock is grossly overvalued and its stock price crashes, history shows that it is unlikely it will regain its former inflated value.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봄까지 나스닥 시장에서 벌어졌던 기술주 버블을 회상하며 이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경험했던 똑같은 상황을 떠올리곤 합니다. 당시 저는 매주 쏟아지는 IPO 열기에 참여해서 큰 투자수익을 얻었는데요. 하지만 이들 신규상장주들이 얼마나 형편없는 펀더멘탈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시장에서 직접 매수하지는 않았습니다.

요즘은 투자와 관련해서 대화하다 보면, 지금 상황이 버블인지 아닌지 하는 얘기를 하게 되더군요. 그럴 때면 저는 동석한 사람들에게 ‘KT 주식의 역사상 최고 주가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묻곤 합니다. 7월 2일 현재 31,800원이므로 대개 5만원? 6만원? 경험이 많은 분은 10만원 넘었을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합니다.

정답은, 1999년 12월말에 기록한 199,000원입니다.

놀랐죠? 주가가 고점을 치고 내려오면 지난 가격에 비해 싸졌다고 매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르내림을 반복하지만 추락하는 주가는 끝을 모르고 내려갑니다. KT 주가는 이런 움직임을 반복했고 2000년 10만원 아래로 내려온 주가는 2001년 이후로는 10만원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KT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영원한 자본 손실을 당한 것이죠.

KT를 우량기업,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좋은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싼 주식을 사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너무 비싼 가격을 주고 샀다가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사상 최고가인 199,000원을 1999년 실적으로 투자지표를 계산하면, PER 162 / PBR 4.3 / PDR 0.25%가 나오는군요. 비싸죠?
* 2021녀 7월 2일, 주가 31,800원을 2020년 실적으로 투자지표를 계산하면, PER 11.69 / PBR 0.55 / PDR 4.2%로 나옵니다. 싸네요^^


지금 우리 시장에는 1999년의 KT와 같은 주식이 없을까요? 제 눈에는 너무 많이 보입니다.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볼 수밖에 없는데요. 바이오, 플랫폼 등 미래 가치라는 멋진 브랜드로 포장된 주식들 말입니다.

투자자라면 어느 주식이 ‘PER 100’이라면 그 주식에 투자했을 때 연수익률은 1%이고 100년 동안 벌어야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겁니다. ‘PER 5’라면 연수익률이 20%이고 5년이면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고요.

투자금을 쉽게 불릴 수 있는 확실한 투자 방법을 두고서 투자금을 영원히 잃을지도 모르는 주식을 매입하면서 투자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치보다 비싼 주식을 사고서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거라는 생각, 그것은 바로 탐욕이고 투기니까요.

숙향 배상

참고 책: 크리스토퍼 브라운, [가치투자의 비밀 The Little Book of Value Investing in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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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1개)

  1. 리키찬
    리키찬 | 21.07/26 12:01
    숙향님 글 보러 오랜만에 왔는데 너무 밀렸네요. 찬찬히 쭈우우우욱 보고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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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향
      숙향 | 21.07/26 16:01
      아이투자에는 가치투자자들이 무료로 얻어 활용할 만한 자료가 많더군요. 매일 들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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