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기 배당은 역대 최다인 57개 기업이 나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보다 기업 실적이 좋아진 효과도 있겠지만 배당에 적극적인 기업이 그만큼 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기업의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힙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그만큼 자본에서 차감해 기록합니다. 덕분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고, 주주들이 보유한 1주당 기업 지분율도 늘어나는 효과도 있습니다.

배당과 달리 주주들이 세금을 부담하지 않고 보유주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자사주는 배당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같은 규모의 배당을 하더라도 1주당 배당이 커질 수 있는 점도 주주에겐 좋습니다.

이처럼 많은 장점을 가진 자사주를 많이 가진 기업을 찾아봤습니다. 주식 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이며 액면가 변경 등으로 주식 수가 조정된 경우도 고려했습니다.

상위 20개를 꼽은 결과, 자사주가 가장 많은 기업은 조광피혁입니다. 약 310만주를 보유해 전체 발행주식 수의 46.6%에 해당합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734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주식을 회사가 가진 셈입니다. 극단적으로 이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 회사는 당장 1734억원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물론, 매각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클 수 있으니 실제로 일어난다면 매각 금액은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도 여럿 보입니다. 부국증권과 신영증권, 대신증권이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규모도 상당해서 부국증권이 전체 발행주식 수의 42%, 신영증권은 34%, 대신증권은 28%를 각각 보유 중입니다.

이 밖에 지주사들도 자사주를 많이 가진 기업이 많습니다. 롯데지주와 예스코홀딩스, 대웅 등입니다. 지배구조와 밀접한 지주사 또한 자사주가 많을 수록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사주는 재무제표엔 '자본의 차감' 항목으로 기록됩니다. 자사주를 '숨겨진 자산'으로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지요. 이익 소각, 임직원의 상여금 지급, 타법인 인수 등 기업마다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배당과 자사주 정책은 모두 주주의 이해 관계에 직결됩니다. 보유 종목에 정책 변화가 있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