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식투자를 저축으로 생각하면 좀더 편한 마음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말은 시세차익보다는 배당금에 집중하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아래 4가지 투자지표를 제시하면서 이를 충족하는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면서, 특히 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이 활용할 만하다고 떠벌리고 있는데요. 제 경험으로 증명되었고 유명 퀀트투자자가 확인해주었으므로 틀림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시장을 크게 이길 수 있는 주식투자 방법으로 두 가지 지표를 이용한 ‘마법공식’을 설명하면서 장기적으로는(최소 3년) 확실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꼭 들어맞지 않는다는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제가 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에게 추천하는 투자법 역시 투자수익률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고요.

그래서 3항 배당수익률이 중요합니다. (은행에 맡겼을 때 받는 이자보다 더 많은)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을 매수하면 고금리 저축상품에 가입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싸게 매수한 주식이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아 적절한 주가가 될 때까지 배당금을 받으면서 기다리면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고요. 투자한 주식에서 정기적으로 수령하는 배당금은 같은 돈을 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하고서 이자를 받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다음 공식이 성립됩니다.

안정적이면서 적절한 수준으로 집행되는 주주배당금은 지난 5월 25일 편지에서 지적했던 대리인비용을 줄여주는 역할뿐 아니라 주식투자금을 안정적으로 불려줍니다. 또한 은퇴 후 노동수입 없이 살아야 할 시기에는 생활비를 공급하는 중요한 수입원이 됩니다.

배당금을 중시하는 가치투자자는 미래에 벌어들일 엄청난 수익에 집중하느라 배당금을 무시하는 성장주투자들이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레터를 보신 많은 분께서 동의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숙향 배상

사족: 제가 배당금을 중시하게 된 것은 2004년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재개했을 때로 기억합니다. 당시 저는 동업자 배신으로 현금 자산을 모두 잃었고 그래서 앞으로는 가장 잘하는 주식투자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고정 수입이 절실했으므로 이전까지 매수할 주식을 선정할 때 따졌던 두 가지 지표(저PER + 저PBR)에 고배당 조건을 추가하게 되었는데, 이후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치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한결 편해졌거든요. 그리고 편안한 투자는 시장을 크게 이기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