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숙향의 투자 편지(11) - 주식투자와 대리인 위험

지난 주는 소위 메리츠 3형제가 중기 주주환원 정책(배당 축소 계획) 공시로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라고 했지만 실제 내용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을 10%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배당금을 크게 줄인다는 것이었는데요. 반면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습니다.



주말인 5월 14일, 주식시장 폐장 후 공시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다음 주 월요일인 5월 17일 나타났는데요. 흔하지 않은 매도 리포트를 낸 증권사도 있었고 배당정책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도로 인해 주가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 5월 17일 큰 폭으로 하락했던 주가는 한 주가 지난 5월 24일 동안 많이 상승했습니다. 특히 금융지주사 주가는 11.78% 오르면서 낙폭을 거의 회복했는데요. 배당을 축소한 것이 대주주 지분이 높은 지주사에 유리하다는 시장의 판단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2020년 실적 기준 투자지표는 배당수익률이 돋보이고 다른 두 투자지표인 PER, PBR 역시 싸지만 동업종 주식들과 비교하면 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즉 이들 3사 주식은 실적개선과 함께 기존 배당성향을 유지함으로써 배당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에 투자자들, 특히 고배당주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 있는 주식이 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메리츠금융지주 66%, 메리츠화재 35%, 메리츠증권 38%로 유별나게 높았던 것도 아니므로 이번 배당축소 정책에 대한 주주들의 상실감은 공감이 됩니다.

그래서 5월 17일 주식시장의 반응은 당연해 보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 먹잇감을 발견한 언론은 당연히 시끄러워야 했지만 광고주 눈치를 봐야 하기에 반짝하고선 시들해졌고 공시가 나온 직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뢰 상실의 문제, 기업가치 훼손여부, 대주주의 진의, 매도/매수를 실행한 이유와 원인 분석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도 각자 내놓는 의견은 다양했지만 제가 이 사건을 알게 된 순간 들었던 생각은, 대리인비용(代理人費用), 다른 말로 대리인 리스크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리인비용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미국 주식회사들의 문제로 다루지만 소유주가 경영하는 우리나라 주식회사에서는 대주주가 일반 주주를 배려하지 않는 (더 심각한)문제로 나타납니다.

대주주 친인척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이들 기업에 구매/판매를 한 단계 더 거치게 하는 통행료 부담 등은 일반 주주이익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그래서 투자 등에 필요한 유보금을 제외하고 남는 잉여금은 주주 배당으로 집행하는 것이 대리인비용을 최소화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리츠 대주주가 어떤 의도로 그랬는지, 저는 알지 못하고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더 따질 생각도 없지만 이번 일은 일반 주주들과 소통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므로 전형적인 대리인 리스크가 불거진 사건으로 판단합니다.

한편 저는 지난 5월 6일 편지에서 20개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다른 몇 개 주식과 함께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만한 주식이지만 저의 공부가 부족해서 제외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책임감 때문에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게 되었는데요.

그 결과는 위 두 번째 표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메리츠 3사는 이번 공시대로 배당성향을 낮춘다면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주식이라는 것이고요.

제가 만약 이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번 공시를 당했다면 저는 즉시 매도해서 같은 업종의 다른 주식을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저는 이번 배당 컷에 대해 화가 난 주주 한 분이 5월 17일 시장이 열리자마자 보유하고 있던 메리츠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는 데 대해 공감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 말고도 주가 하락으로 힘들어 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배움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 틀림없이 더 큰 보상을 받게 될 테고요. 주식시장이 그런 곳이거든요. 실수에서 배워 더 큰 투자자가 되도록 단련시키는 곳!

배당에 대해 얘기한 김에 다음 편지에서는 주식투자 = 저축이 될 수 있는 근거는 배당금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숙향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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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1개)

  1. 외유내강
    외유내강 | 21.05/25 21:37
    메리츠도 이번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주주친화적 기업이라고 칭찬받던 곳인데요.

    기업은 항상 이런 리스크가 있어서 배당주도 역시 분산투자해야 함을 알려주는 사건이었네요.

    언제 갑자기 뒷통수를 때릴 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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