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숙향의 투자 편지(8)- 포트에 사용한 투자지표 3가지

가치투자, 너무 단순하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은 가르치는 것을 주저할지도 모른다. 어려운 계산법을 배우면서 수년을 보내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간단하기 짝이 없는 가치투자 방법으로 돌아오는 것은 마치 성직자가 되기 위해 모든 공부를 다 마치고 나서 필요한 것은 십계명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과 같다.
- 워런 버핏, 뉴욕타임스 매거진, 1990년 4월, 킬패트릭, [워렌 버핏 평전] 인용문

지난 5월 6일 편지에서는, 연 10% 수익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는데요. 그러고선 표 아래 갖가지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 경험으로 이런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내일을 모르는 것이 주식시장이고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부득이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래서, 편지를 한 통 더 쓰기로 했습니다. 월 수입의 10%를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은퇴 후 생활비를 보장하는 계획은 지난 6통의 편지로-일종의 시리즈를-끝내려고 했지만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3가지 투자지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거든요.

3가지 지표를 이용함에 있어 좀더 따지면 안심이 더해지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활용 방법에 대한 이해 폭이 넓을수록 더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PDR(배당수익률): 연 4% 이상을 기본으로 합니다.
* 매년 집행하는 배당금이 예상 가능한 기업
- 매년 정액 배당하는 기업
- 주기적으로 배당금을 일정 수준 증액하는 기업
- 일정한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기업: 수입의 30% 이상 등
* 배당성향이 50%를 넘는 기업은 주의할 필요 있음
- 현재 배당금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 때문인데, 이런 기업은 PBR, PER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

PBR(주당순자산비율): 1 이하가 대상이며 낮을수록 좋습니다.
* 순현금 기업 혹은 부채비율이 매우 낮은 기업
* 유보율은 그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적립한 것으로 그 기업의 저력을 나타냄
- 일시적인 악재를 만났을 때 버틸 수 있는 힘
- 유보금은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거나 손실을 보았을 때 배당재원으로 활용

PER(주당수익비율): 10 이하가 대상이며 낮을수록 좋습니다.
* PER의 역수: PER 5라면 현재 주가에서 이익률이 20%이므로 5년 내 기업가치가 2배 된다는 뜻
* 최소한 최근 10년래 순 손실을 냈던 해가 없을 것
- 코로나 팬데믹 등, 일시적으로 실적이 악화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되면 수용
* 순이익이 작은 비율이라도 매년 늘어나는 기업이 좋고 계속 줄어드는 기업은 배제

* 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코텍’의 경우 2020년 실적은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던)2019년 실적 기준으로 PER: 5.38 / PBR: 0.55 / PDR: 3.45%였고 유보율이 높으면서 보유 현금이 많은 동사는 2020년 순손실을 냈음에도 배당금을 250원(PDR: 2.2%) 지급했습니다.
- 개별 기업의 상황에 따라 3가지 조건을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예시합니다.

최근 실적으로 산출된 투자지표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포트폴리오가 되겠지만 위에 언급한 팁을 참고해서 조금 더 세밀한 검토과정을 거친다면 안전성과 수익률 면에서 더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에 담는 주식수는 10개~20개 범위 내에서 편입합니다. 경험이 적을수록 많이, 경험이 많을수록 적게 가져가되, 최소 10개 이상 최대 20개 이하를 적당한 수준으로 봅니다.

10개 이상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면 설사 그 중 한두 개 종목에서 예상 밖의 실수가 발견되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투자지표로 따져 싼 기업들만을 편입했으므로 한 기업이 일시적으로 큰 손실을 입었더라도 다른 9개 이상의 기업이 커버해줄 것이고 문제의 기업 역시 워낙 싸게 매수했으므로 악재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를 통한 은퇴 준비에 대한 얘기는 (일단)오늘 편지로 끝내고 앞으로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생각들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숙향 배상

사족: 주식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고 그래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방법은 성장주에 투자하는 데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알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돈을 벌어주는 성장주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사실은 너무 늦게 깨닫게 됩니다.

그레이엄과 그의 수제자 버핏은 투자는 투자원금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제시한 포트폴리오는 성장과는 거리가 멀지만 투자원금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장을 이기는 높은 수익률로 투자금을 불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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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댓글 2개)

  1. 전효정
    전효정 | 21.05/13 09:32
    마음에 위안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감을 잡은 느낌입니다. 지금은 스케치 수준이지만... 먼 미래에 완성될 그림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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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향
      숙향 | 21.05/13 12:32
      도움이 되었다는 말씀이시죠. 보람을 느끼게 해주신 전효정 님께 감사 드립니다^^
  2. 외유내강
    외유내강 | 21.05/14 20:38
    원칙도 중요하지만, 이 원칙을 지키는 게 더 힘들텐데 훌륭하십니다.
    답글쓰기
    • 숙향
      숙향 | 21.05/17 21:24
      투자지표 그대로 적용한다면, 퀀트가 되겠죠. 저는 그보다는 우선 눈에 들어온 주식이 있었고 그 다음에 조건에 맞는지 따져봅니다. 가끔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추려놓고서 다른 투자지표를 만족시키는지 확인하기도 하고요. 조금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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