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숙향의 투자편지(3) - 경제적 자유 그리고 현실적인 전략

저는 주식투자를 하는 목적을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 즉 돈으로부터 자유를 얻는데 둔다고 했습니다. 즉 자유로운 삶이 목적이고 주식투자는 그 목적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이죠.

가끔 ‘나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라고 하는 분을 만납니다. (주식투자로 큰 부를 이룬 분은 적잖이 만났지만 이렇게 말하는 분은 없었으므로)직접 만난 적은 없고 온라인상에서 글 올린 분을 저처럼 그에 대해 알지 못하는 다른 여러분과 함께인데요. 많은 질문을 던지는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한 번도 질문한 적이 없지만, 묻고 싶었던 것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았기에/벌었기에 스스로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주장할 수 있었나요?
다시 말해서 얼마나 있으면 감히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나요?

100% 자신은 없지만 감히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저는, 경제적 자유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돈의 절대 금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더라도 내가 원해서 영위하고 있는 삶을 돈으로 인해 방해받을 일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선언한 분들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그 중 어떤 분은 주식시장 또는 개별 인기주식의 흐름을 잘 맞춰서 큰돈을 벌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자신이 주식투자를 얼마나 잘하는지 자랑하고 싶었던 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을 테고요. 설마 직장이든 자영업이든 본업을 때려치우고 자유를 찾아 나서지는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투자 결과는 중요하지만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과정이 올바를 때 다음 성공이 가능하지만 과정을 무시한 채 우연한 행운으로 얻은 좋은 결과는 다음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투자자들은 행운 다음에 닥칠 불행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다시 경제적 자유에 대한 주제로 돌아가서, 0.01% 내에 들어가는 거부(巨富)라면 애당초 시비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고 한정된 돈/부를 소유했다면 그 돈/부를 활용해서 원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안전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1999년12월31일, 30대 마지막 날, 제가 그때까지 불린 현금으로 이만하면 됐다! 하면서 직장을 뛰쳐나온 다음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던)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이용해서 만들어 낼 수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막연히 (당시 은행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연 5% 수입을 올리면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은퇴했지만 얕은 귀는 금방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가족을 위기에 빠뜨렸거든요.

그리고 동업자의 배신으로 제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2004년 봄, 우선 노동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장을 구했고 보유재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얻은 결론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벤처투자나 사업이 아니라 주식투자임을 깨닫게 되었고요.

또한 그 전까지는 투자할 주식을 선정하는 조건으로 가치에 비해 싼 주식에 투자하는(져PER + 저PBR) 전형적인 가치투자법이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안전한 방법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이라는 조건을 한 가지 더했습니다.

두 번의 큰 위기를 겪은 다음 다듬은 은퇴 자금계획은, 노동수입 없이 (그동안 모은 돈만으로)자본수입이 유일한 수입원이 되는 은퇴 후 생활비를 조달하는 방법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즉 보유 현금으로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저평가된 고배당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입니다.

(투자한 주식에서 수령하는)배당금으로 만들어진 자본수입으로 생활비 계획을 세우는 방법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만족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산정한 다음 배당수익률 세전 4%(세후 3.4%)를 기준으로 계산한 배당금 수입에 맞춘 금액을 주식으로 보유하는 방법
2.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1항과 같은 배당수익률을 충족하는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나오는 수입금액에 맞춰 생활비 계획을 세우는 방법

은퇴 생활비 계획을 세우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편지에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숙향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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