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공식] 삼양통상, 수익성 개선에 ROE 쑥쑥

시총과 비슷한 순현금 보유

삼양통상의 주가는 2일 오전 9시 13분 현재 전일 대비 0.14% 내린 6만9800원이다. 2020년 4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삼양통상의 주가수익배수(PER)는 4.19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6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29%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은 2094억원이다.

PER은 낮은 반면 ROE는 높아 마법공식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마법공식은 이런 기업들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조엘 교수가 창안한 투자법이다. 조엘 교수는 실제 이 방법에 근거해 고담 펀드를 운용해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을 올렸다.

삼양통상은 가죽을 수입·가공해 피혁원단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이다. 범GS 계열에 속한 회사로 주로 자동차 시트 등 내장재 소재로 납품한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와 기아차 카니발과 쏘렌토 등에 주로 삼양통상의 제품이 쓰인다. 같은 업종의 경쟁사로는 유니켐, 조광피혁 등이 있다.



삼양통상의 장기 실적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매출에 비해 빠르게 늘어난 이익이다. 지난해 매출은 1984억원으로 2014년 매출 1991억원과 큰 차이가 없지만, 영업이익은 2014년 18억원에서 지난해는 577억원이 됐다. 삼양통상의 현 사업은 매출 규모보단 비용에 의해 이익이 결정됐다.

삼양통상의 이익 급증은 매출원가 하락 덕분이다. 매출원가가 2014년 1848억원에서 지난해는 1332억원으로 28%나 줄었다. 이 기간 매출이 비슷해 줄어든 원가가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쌓였다. 삼양통상은 판관비율이 매출의 약 3~4% 정도로 미미해 사실상 매출원가율이 영업이익을 거의 결정한다.

원재료 구입액의 60%를 차지하는 원피(가죽의 원료) 가격이 계속 하락해 삼양통상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육류 소비가 늘면서 소 도축이 증가해 가죽 공급이 늘고 동물 보호와 합성가죽 성능 개선으로 천연 가죽 수요는 줄었다. 이런 현상이 수 년째 이어지면서 원피 가격이 계속 하락 중이다.

삼양통상은 2014년~2015년 주가 급등락을 겪었다. 2015년 12만6000원까지 올랐다가 연말엔 4만8450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당시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현재 주가 6만9900원은 2015년 이후론 가장 높은 수준이다. 3월 31일은 장중 7만9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 기간 이익의 급격한 증가를 주가가 거의 반영하지 못해 PER이 하락하고, ROE는 상승했다. 삼양통상이 마법공식 상위권에 들어온 배경이다.



재무 안전성은 매우 양호하다. 2020년 4분기 기준 삼양통상은 차입금을 모두 빼고도 2014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시가총액 2094억원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 사실상 삼양통상의 사업 가치가 주식 시장에선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단 의미도 된다.

삼양통상이 이처럼 많은 현금을 쌓은 이유는 별다른 투자 없이도 계속 이익을 늘렸기 때문이다. 아래 이익축적 차트(좌)를 보면 삼양통상의 유형자산이나 투자자산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늘어난 이익잉여금은 모두 당좌자산으로 쌓였다.

삼양통상은 올해도 유지보수 정도의 계획을 잡고 있으며 하루 8시간만 생산해도 현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생산량 증가가 아닌 원재료 가격 하락 덕분에 이익이 늘어난 점이 삼양통상의 현금 축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은 0.56배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았을 때는 0.4배 내외였고 5년 평균은 0.53배다. 이익 성장에도 시장의 평가는 그리 올라가진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