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프랭클린 자서전 in 1791

지은이: 벤저민 프랭클린(1706-01-17~1790-04-17) Benjamin Franklin

옮긴이: 양수정

출판사: 범우사 / 2004-08 / 289 / \\6,000

 

 

저자 연보를 보면 자서전은 1771년에 쓰기 시작해서 1788년에 완성했고, 혼외 관계로 얻은 아들인 윌리엄이 역시 혼외 관계로 얻은 아들, 즉 프랭클린의 손자인 템플이 정리해서 출간합니다. 프랑스어로 프랑스에서 첫 출간되었다는 게 특이하고 영역본으로 영국, 미국 등에서 발행된 것은 1817년이라고 하네요. 프랭클린이 독립전쟁을 주도해서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미국 100달러 지폐의 얼굴인 프랭클린을 흠모한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은 벤저민 그레이엄과 찰리 멍거가 있습니다. 그레이엄은 아들의 이름을 벤저민으로 지을 정도였고 찰리 멍거는 프랭클린의 삶을 흉내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명저, [불쌍한 찰리의 연감]은 프랭클린의 책 제목(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에서 따 오기도 했고요.

 

인생을 다시 한 번 더 살라고 한다면 그렇게 해보고 싶다. 그러나 어떻게 다시 한 번 더 살기를 바랄 수 있으랴. 하지만 자기의 생애를 되풀이해서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회상해 보는 일이고, 그것을 기록하여 오래도록 남겨 두는 일일 것이다.

- 아들, 윌리엄에게 편지 쓰는 형식으로 자신이 자서전을 집필한 이유를 밝힙니다.

 

 

책에서 좋았던 글 몇을 옮기는 방식으로 2010년 처음 만났고 이제 3독을 끝낸 이 책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대화의 기술

토론을 좋아하는 경향은 악습이 되기 쉽고, 남을 꺾으려고 하기 때문에 남의 말에 반발하는 데만 정신을 쏟기 일쑤이고 흔히 사귀기 까다로운 사람이 되기 쉽다. 사람을 사귈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해도 이것이 원인이 되어 모처럼 주고받은 이야기를 불쾌한 것으로 망쳐버릴 뿐 아니라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고 적의를 품게 만들기도 한다.

 

대화의 중요한 목적은 서로 알고 알리면서 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설득하는 것이다. 독단적이고 거만한 태도는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만들고 반감을 안겨주어서 대화의 궁극의 목적인 지식이나 즐거움을 주고받는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할 때는 가르치지 않은 것처럼 해야 한다. 그 사람이 모르는 것이라도 마치 그 자신은 그것을 잊은 것처럼 말해야 한다.

- 포프(영국 시인, 1988~1744)

 

비관론자의 말로

17세에 집을 떠난 프랭클린은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는데요. 동업으로 어렵게 자신의 인쇄소를 차렸을 때 만난 비관론자에 대한 일화에서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책 내용 전문을 옮깁니다.

 

어느 고장에나 그 고장은 곧 망한다는 기분 나쁜 예언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 무렵, 필라델피아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이도 들고 이름도 좀 알려진 사람으로서 생김새도 똑똑하고 말투도 점잖은 새무엘 미클이라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별로 잘 알지 못했는데 하루는 그가 나를 찾아와서 최근에 인쇄소를 시작한 청년이 당신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는 말하기가 좀 안됐지만 인쇄업은 돈이 많이 드는 장사이기 때문에 결국 손해를 볼 거라면서 필라델피아는 망해가는 땅이라 이 읍 사람들은 이미 반은 파산을 했거나 거의 파산에 가까운 사람들뿐이라고 했다. 새 건물이 서거나 땅값이 오르거나 해서 반대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믿을 수 없으며 얼핏 보아서 잘 되는 것 같은 것이 머지않아 자신들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불행과 머지않아 닥칠 불행을 소상하게 들려주었기 때문에 그가 돌아간 뒤에 나는 약간 우울했다. 만약 인쇄소를 시작하기 전에 이 사람을 만났더라면 나는 아마 개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람은 그 후에도 여전히 <망해가는> 땅에서 살았으며 같은 어조로 열변을 토하고 다녔다. 모든 것이 파멸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자기 집을 사는 것도 몇 년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마침내 처음 기분 나쁜 예언을 하고 다닐 때보다 5배나 비싸게 집을 사는 것을 보았다. 참으로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주식투자, 가치투자자를 지향하는 저에게는 투자 구루의 가르침으로 들리네요^^

 

자서전을 쓰는 것은 의무?

프랭클린에게 자서전을 쓸 것을 독려하는 두 분의 편지를 볼 수 있는데요. 세상에 족적을 남긴 뛰어난 분이 자서전을 쓰는 것은 어쩌면 의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 내용을 옮깁니다.

 

1. 당신의 발자취는 청년들의 마음에 더없이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당신 같은 사회적 인물의 일기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청년들이 그런 글을 읽으면 자기도 노력하여 당신처럼 위대하고 고명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두고 보면 아시겠지만 당신의 일기가 발표되면-나는 꼭 발표되리라고 확신합니다-그것을 읽는 청년들은 당신이 젊었을 때의 근면과 절제를 본받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작품이 청년들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 될까요. 지금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당신만큼 아메리카의 청년들에게 어려서부터 근면 정신과 절제, 검소 정신을 가르칠 힘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 다른 사람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모두에게 커다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들이나 처리하는 방법을 당신의 경우와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단순하게 보이는 것도 있겠고, 과장해서 보이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이나 어김없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줄 것입니다.

목적은 수단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당신 같은 뛰어난 사람이라도 계획을 뚜렷하게 세움으로써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결과가 아무리 높고 훌륭하다 해도 수단은 단순하기 때문에 지혜를 모으면 나온다는 것, 다시 말하면 그 사람의 본성, 덕성, 사고, 습관 등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명예욕

사람들의 후원을 필요로 할 때, 그것이 조금이라도 부탁하는 사람의 명예가 올라가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사람들은 그 계획이 아무리 유익한 것이라 해도 잘 협력하지 않는다.

 

현재의 명예심을 조금만 희생하면 나중에는 충분한 명예가 돌아오는 법이다. 불행하게도 누구의 공로인지 드러나지 않은 동안은 당신보다 명예욕이 강한 사람들이 나서서 자기 공적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얼마 안 되어 당신을 싫어하던 사람까지도 그런 거짓명예를 알고 정당한 소유자에게 명예를 돌려주도록 공정한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다.

 

근면 부자가 되는 방법

그대는 자기 일에 근면한 사람을 보았느냐. 그 사람은 왕 앞에 설지언정 비천한 사람 앞에는 서지 않을 것이니라.

- 어렸을 때 프랭클린의 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솔로몬의 교훈

 

회계 지식의 중요성

회계 지식만 있으면 교묘한 사기꾼에게 속아서 손해보는 일도 없고 자녀가 성장하여 물려주게 될 때에도 이미 맺은 거래처와 장사를 계속할 수 있으면 이익도 올리고 계속 번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주식투자자에게는 필수!

 

타인의 호감을 얻는 법

당신에게 친절을 받은 사람보다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이 당신을 계속 더 잘 봐줄 것이다.

- 옛 속담

 

남의 적개심에 앙심을 품고 한바탕 보복해주려고 한다거나 적대 행위를 계속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해서 적개심을 풀게 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 프랭클린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한 의원에게 그가 가진 책을 빌림으로써 좋은 관계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하는 말입니다. 숙향이 자랑하는 게 하나 있는데, 숙향은 워런 버핏과 카네기 스쿨 동문이라는 겁니다. 물론 그는 미국에서 숙향은 한국의 여의도 강의실에서 배웠다는 게 다를 뿐이죠^^ 그 과정에서 배웠던 것 중의 하나가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보다 남의 호의를 이끌어내라는 것.

 

논쟁 쓸모 없는 짓거리

내가 보아온 바로는 논쟁을 좋아하며 따지기 잘하고 반대나 논박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일이 잘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이길 때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의 호의를 받기는 어렵다. 타인의 호의를 얻는 것은 승리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자작시일수도 있겠다 싶은 멋진 시구를 프랭클린 자서전을 정리하는 마지막 글로 붙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돌아보라.

자기의 행복을 아는 자가

그 얼마나 적고

설사 알고 있다 해도

그것을 행하는 자 그 얼마나 적은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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