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멘트 산업, 아직은 두고 볼 때

숫자는 좋지만 성숙산업의 재평가 요인 부족

편집자주 |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코너는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투자자의 시각으로 살피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0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작성자 주 : 본 글의 본문은 9월 22일에 일차 작성된 후, 10월 27일에 수정되었습니다. 작성자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현재 보유하고 있어 내용이 긍정적으로 편향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연말이 다가오면서 바람이 찹니다. 주식시장도 9월-10월 동안 비교적 수월하게 흘러가다가, 갑자기 암초를 만난 느낌입니다.

9월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미국의 경우 10월 26일 기준으로 확진자만 8,403,121명(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달하는데, 아직까지도 확진자 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그저 놀랍습니다.

백신개발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소식들이 많이 들립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비교적 구체적인 개발 일정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0년 10월 14일 CNN인터뷰에 의하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020년 11월 정도에 백신효과 확인, 2021년 4월-6월까지 미국 국민 전체가 접종을 완료하면 2021년 중후반 정도에는 미국이 일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끝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적어도 “시작의 끝” 정도에는 다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림1] "Safe and effective" Covid-19 vaccine may be widely available by April 2021, Fauci says (CNN)


이번 칼럼은 시멘트산업에 대해서 검토해보았습니다. 한국 내로 한정한다면 시멘트산업은 전형적인 성숙기 산업으로 생각됩니다.

시멘트의 내수수요는 2015년 이후 정부의 건설투자 확대정책에 의해 다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이후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시멘트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내수와 수출을 합쳐 5,500만톤 정도인 수요를 초과하는 6,200만톤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는 1) 기존업체의 경우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한 투자를 제외하면 설비투자의 필요성이 매우 적으며, 2) 신규업체의 진입가능성은 거의 없는 시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산업 측면에서의 성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한앤컴퍼니 산하의 쌍용양회를 비롯해 기업들의 시장구도 재편은 매우 활발했던 시장이라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 시장구도가 정리된 지금 앞으로 어떠한 흐름이 이어질지를 살펴보면서 좋은 투자기회가 있을지 확인해보고자 하였습니다.

Q1. 시멘트 산업의 그동안의 동향은 어떠하였나?

시멘트 업체의 시가총액 상황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경향이 보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1위업체인 쌍용양회가 대체로 2조원 중반 정도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2위, 3위업체들의 경우 그에 비해서 훨씬 못한 시가총액 수준(1,000억원 이상 – 6,000억원 이하) 정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구도가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쌍용양회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입니다. 2018년 이후 쌍용양회는 폐열발전 설비, ESS설비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하였고 현재의 높은 수익성은 그러한 투자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는 대규모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일시멘트는 2017년 6,400억원에 현대시멘트를 인수하였고, 아세아시멘트도 같은 년도에 한라시멘트를 3,800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쌍용양회도 2,650억원에 대한시멘트를 인수하여 시장에서의 순위는 바뀌지 않았으나, 시장의 구도는 아래와 같이 재편되었습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종합적으로 볼 때 1) 2017년 인수합병으로 시멘트 산업의 시장참여자가 줄어들면서 시멘트 가격의 인상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2) 실제로는 시멘트의 수요가 함께 줄면서 시멘트 가격은 장기간 동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3) 특히 인수합병을 위해 대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킨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큰 액수의 이자비용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2] 주요시멘트업체현황(시가총액/매출액/영업이익)
단위: 억원



[그림3] 주요 시멘트업계 시가총액(2018 3분기 - 현재)
단위: 억원



Q2. 최근 시멘트 산업에 관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는?

아래의 기사와 같이 장기간 동결되었던 시멘트 단가 인상을 위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레미콘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와 운송비 증가 등에 의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그림4] 건설경제신문(2020-09-10)


Q3. 시멘트 업계의 2020년 실적예상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 하락과 ESS등 원가관련 투자로 인해 수익성은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수출 감소와 2020년 상반기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는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2021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되는 환경관련 세금이슈들이 업계 전체의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Q4. 업계 내 밸류에이션 상황

PER수준은 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가장 높고, 상대적으로 2위, 3위에 해당하는 한일시멘트나 아세아시멘트와 격차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Q1-Q3에서 보인 바와 같이, 영업이익률이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시멘트업계의 수익성은 대규모의 설비투자나 원재료 가격의 급락 등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단시간 내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리파이낸싱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개선될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Q5. 긍정적인 면 – 빚 없던 자가 빚진 자가 되었을 때

Q4에 이어보면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한라시멘트의 부채 + 인수금융을 합쳐서 대규모의 차입이 발생하였습니다. 현재의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향후 최소 5년 가량은 부채상환과 리파이낸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특히 기업의 이자지급부채가 줄어들수록 조달금리는 좀 더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리파이낸싱의 결과로 아세아시멘트의 평균적인 이자율은 4.7%에서 3.5%수준으로 하락하여 연간 40억원 정도의 이자비용 감소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업계에 설비과잉이 있는 상황에서 향후 부채상환이 마무리되면 현금흐름은 그대로 주주의 몫이 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실질적 무부채기업이던 회사가 갑자기 부채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빠른 상환을 위해 영업효율화에 더 신경을 쓸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도 2020년 4월 1조 6,000억원 규모의 자본재조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금융사들이 투자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시멘트 업계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2019년 쌍용양회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영업이익은 각각 3,924억원, 2,284억원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였습니다.

Q6. 부정적인 면 – 못 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환경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의 현재 재정상황을 볼 때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역자원시설세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톤당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수익성 대비 매출액이 높은 2,3위회사들이 더 손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성숙기 산업의 특성상, 시장의 규모자체가 커지기 어렵다는 점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특히 건설경제신문의 기사에 근거하면 시멘트 가격은 공식적으로 최근 6년간 오르지 못하였다 알려져 있습니다. 6년만에 10%정도 상승시킨다는 것에도 부정적인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Q7. 결론적으로 사야 할까?

숫자 – 특히 영업이익 - 로만 봤을 때는 대단히 매력적인 기업들이 많은 산업임은 분명합니다. 특히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예상영업이익 700억원 수준에 비해서 현재의 시가총액이 2,248억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시멘트 업계가 직접적인 수혜를 느낄 정도로 시멘트 수요가 살아날까?” 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는 상황입니다. 산업이 확실히 정체된 상황에서 단순히 “재평가”만으로는 오를 수 있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은 충분히 합당하다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시멘트 수요는 건설경기 동향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투자, 건축허가, 건설수주 등은 아직까지 눈에 띌 정도로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기업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지금보다는 더 나은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만, 정부정책 등의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향후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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