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기로 하면서 큰 이슈가 됐습니다. 당초 투자자(특히 개인)들이 기대했던 인적 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로 결정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주가가 16일과 17일 이틀간 11% 급락했습니다. 물적 분할이 되면 분할되는 배터리 사업 법인의 주식을 기존 LG화학 주주들이 가질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팔았습니다.

인적 분할은 회사를 분할 비율에 따라 나눕니다. 만약 이번 LG화학이 인적 분할을 했다면 기존 주주들은 LG화학 주식과 분할되는 배터리 회사의 주식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물적 분할은 분할되는 회사를 기존 회사의 100% 자회사로 만듭니다. 그래서 기존 주주들은 LG화학 주식만 유지하고, LG화학이 다시 배터리 회사를 100% 갖는 구조입니다.

분할 이후 증권사 리포트는 이번 분할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배터리 사업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향후 성장이 가능하단 논리입니다. 그리고 배터리 사업의 성장이 모회사인 LG화학에도 반영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보통 물적 분할은 100%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배터리 사업이 상장을 하면 LG화학 지분율은 낮아지지만, 그만큼 자금 조달을 통해 이익이 추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론 LG화학 연결 재무제표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LG화학은 PER 103배, PBR 2.71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주가입니다. LG화학이 최근 10년 동안 가장 이익이 많았던 2010년 이익과 비교하며 22배입니다. 그간 LG화학이 받았던 평가 중 가장 높습니다.

이번에 이슈가 된 배터리 사업의 성장이 앞으로 LG화학 순이익을 이 정도까지 늘릴 수 있을지가 오히려 투자자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현재 순이익이 6배 이상 늘어야 과거 기록했던 최대 수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어느 정도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