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15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0.6% 오른 2443.58을 기록했다. 약 한 달가량 이어진 상승으로 올해 최고치인 2458.17에도 다시 근접했다. 이제 0.6%만 더 오르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하락했던 지수를 모두 회복한다.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는 더욱 강해서 이미 지난 2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일 0.58% 상승으로 899.46을 기록, 약 2년 6개월 만에 9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현재 주식시장 상승은 풍부한 유동성과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심리가 작용했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실적은 역대 가장 안 좋은 수준이지만, 이마저 앞으론 좋아질 거란 기대로 해석되고 있다. 즉, 실적이 좋아질 일만 남았단 얘기다. 마침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을 전망하며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한 것도 '긍정'을 보탰다.

앞으로 시장이 더 오를까? 현시점에서 많은 투자자가 궁금한 점이다. 이를 살피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과거 PER, PBR, ROE 통계를 다시 점검했다.

우선 코스피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ROE는 3.7%로 2003년 이후 최저다. 올해 3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시 최저를 경신한다. 코로나 영향이 올해 1분기부터 영향을 주기 시작했으니 극적으로 진정되지 않는다면 최소 내년 1분기까진 ROE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PBR은 15일 기준 딱 1배다. PBR만 보면 아직 그간 평균치(1.17배)나 중간값(1.12배)에 비해 낮다. 지수가 종전 역대 최고치인 2607.1을 넘는다면 PBR은 1.07배가 된다. 지수 3000에 도달하면 1.23배다. 떨어진 ROE를 고려하면 현재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PBR 자체 수치만 보면 현재가 아주 높진 않다.

반면 코스닥 지수의 PBR은 2.45배로 2003년 이후 최대인 2.78배에 근접했다. 앞으로 13.4% 오르면 이를 경신하는데, 지수로는 1020에 해당한다. 코스닥의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PBR은 무려 17.8배에 달한다. 씨젠(21.5배), 알테오젠(76.7배), 셀트리온제약(14.9배) 등 이번 코로나 이슈로 급등한 일부 기업이 코스닥 전체 PBR을 높였다.

요약하면 현재 코스피는 기업 실적 회복이 기대만큼 뒷받침된다면 지수가 아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코스닥 지수는 시총 상위 종목의 PBR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전체 PBR도 높다는 결론이다. 해당 종목에 투자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하거나 최소한 이 사실을 알고 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가'꿈'비율(PDR)이란 말이 나오며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지만, PBR은 여전히 특정 주식이나 자산 가치를 판단하는 유용한 기준이다. 특히 개별 주식이 아닌 전체 주식 시장을 판단할 때 더 의미가 있다.

인터넷 버블이 한창이던 지난 1990년대 말에도 PER, PBR이 '신경제'에는 의미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고 나름의 근거도 있던 이 주장은 버블이 꺼지자 바로 사라졌다는 것도 기억할 점이다.

덧붙이기) 지수 전체를 통해 시장을 가늠하면 직관적이란 장점이 있지만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주의점도 있다. 개별 종목별로 편차가 클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모두 묻히기 때문이다. 아이투자(www.itooza.com)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좀 더 면밀히 현재 지수의 '생김새'를 알아보는 내용도 조만간 레터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