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조광피혁, 미국주식으로 550억 벌었다

애플 수익률 267% 달해.. 버크셔해서웨이도 230억 수익

[아이투자 정연빈 연구원]
편집자주 | 주가나 거래량이 크게 올라간 종목은 투자자 관심을 한몸에 받습니다. 아이투자 V차트를 활용해 이런 종목들을 살펴봅니다.
평소 거래가 뜸하기로 알려진 조광피혁이 전일(26일) 하루 주목을 받았다. 26일 최종 거래량은 7만4223주로 전일 2548주의 29배에 달했다. 주가도 오전 9시 58분 한때 상한가에 100원 모자란 6만4800원(전일비 +29.7%)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 상승 폭을 점차 줄여 종가는 전일 대비 6.3% 오른 5만31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조광피혁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조광피혁이 애플 관련주란 얘기가 거론됐다. 최근 애플 주가가 상승을 거듭,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란 설명이다.

조광피혁은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천연 가죽 원단을 만든다. 신발, 핸드백, 가구, 카시트 등의 원재료로 쓰이며 주요 원재료는 원피다. 1936년 설립돼 올해 창립 85년째가 된 장수기업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사업보단 '주식투자'로 더 유명하다. 26일 주가 급등과 거래량 급증 배경으로 '애플'이 꼽힌 것도 이런 영향이다. 올해 2분기 말 보고서에 따르면 조광피혁은 애플 주식 7만2217주를 보유 중이다. 25일(이하 미국 현지시각) 기준 애플 주가 499.3달러에 26일 원/달러 환율 1187원을 적용하면 애플 주식 보유액이 428억원에 이른다.

# 조광피혁, 미국주식 투자고수!?
- 버크셔해서웨이, 애플 투자로 550억 수익.. 작년 영업익 3.5배 달해

조광피혁은 애플 주식을 116억7000만원 어치를 최초 취득했다. 배당 등을 빼고 주가 등락으로만 단순 계산했을 때 2분기 말 기준 316억3000만원, 최근엔 428억원이다. 애플로만 벌어들인 평가손익이 311억3000만원, 수익률은 267%에 달한다. 조광피혁의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이 158억원인데, 애플 주식 투자로만 거의 2배를 번 셈이다.

애플뿐만 아니다. 조광피혁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도 244주 보유했다. 일견 주식 수가 적어 보이지만, 이 주식은 한 주당 수 억원이 넘는다. 조광피혁의 취득 금액은 696억6000만원, 주식 수로 환산했을 때 주당 2억8550만원이다. 25일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3억7980만원으로 취득가 대비 33% 상승했다. 조광피혁은 버크셔해서웨이 투자로도 230억1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13억9000만원 어치를 사드린 뱅가드 S&P500 ETF도 53%의 만만치 않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3개 주식을 모두 더하면 총 취득금액은 827억2000만원, 최근 평가액은 1376억원으로 수익금이 548억8000만원에 이른다.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의 3.5배 규모다.

미국주식뿐만 아니라 국내주식도 여럿 갖고 있다. 광주신세계POSCO, 삼양통상, 대한제분 등이 주요 종목이다. 단 이들 주식의 수익률은 크게 엇갈려 삼양통상이나 디티알오토모티브처럼 100% 이상을 기록 중인 종목도 있는 반면, POSCO(-49%), 광주신세계(-39%)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아래 표 7개 국내 상장사 총 취득 금액은 229억5000만원, 26일 종가 기준 평가액은 231억3000만원이다. 원금 대비 소폭 수익권으로 미국주식 투자 성과와 크게 차이를 보였다.



# 보유주식은 투자자산 증가로 확인.. 기타포괄손익 발생
- 배당금 수입, 주식 처분 시 확정손익은 순이익 반영

조광피혁의 주식투자는 아이투자 V차트에 뚜렷이 나타난다. 우선 위 보유주식은 모두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이란 긴 이름으로 재무상태표에 기록돼 있다. 비유동자산에 속하는 항목이며 주가평가액에 따라 자산 규모도 달라진다.

아래 왼쪽 이익축적 차트를 보면 조광피혁의 투자자산(초록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걸 볼 수 있다. 조광피혁이 주식을 계속 샀거나, 아니면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오른 덕분이다. 특히 2017년 이후 증가 속도가 빠른 건 미국주식의 상승 덕분으로 보인다. 조광피혁은 2016년 말 기준 버크셔해서웨이 80주, 애플 3만3339주를 각각 보유했었다.

그런데 보유주식의 주가가 올라도 조광피혁의 순이익이 늘진 않는다. 위 항목명에서 알 수 있듯, 해당 주식의 평가액 변동은 모두 '기타포괄손익'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기타포괄손익은 순이익과 별도로 처리되는 항목이다.

기타포괄손익 변동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기록돼 자본을 변동시킨다. 아래 오른쪽 주주자본 구조 차트에서 노란색 '재테크' 그래프가 우상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조광피혁이 주식 투자를 통해 벌고 있는 평가이익이 점점 늘어났다는 의미다.



단 보유주식을 팔아 수익을 확정하거나 배당금이 들어오면 조광피혁 순이익 증가로 연결된다. 실제로 조광피혁은 연간 8~9억원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엔 보유주식을 팔아 26억원의 처분이익과 5억원의 처분손실을 각각 기록하기도 했다.

정리하면, 주식을 팔기 전까진 자본의 증감으로만 기록되고 팔아서 수익을 확정했을 때 순이익에 반영된단 의미다. 만약 조광피혁이 전일 날짜에 당장 애플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면 순이익 311억3000만원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 본업 매출은 감소 중.. 이익은 원가율 변동에 따라 증감
- 최근 매출원가율 감소로 수익성 개선

주식투자 성과와 달리 조광피혁 본업의 매출은 성장이 별로 없으며 최근엔 오히려 감소 중이다. 섬유회사로 출발했지만 어려움 끝에 결국 투자회사가 된 버크셔해서웨이와 닮은 점이 있다(그래서 일부 투자자는 조광피혁을 '한국의 버크셔해서웨이'에 빗대기도 한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이익은 좋아졌다. 90%에 육박하던 매출원가율이 최근 75%까지 떨어진 결과다. 원재료인 원피 가격 하락 덕분인데 앞으로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이익이 크게 등락할 수 있다.



# 주식농부 박영옥 대표, 조광피혁 10년 투자 중
- 최근에도 꾸준히 매집.. 보유지분율 13.8% 추산

'주식농부'란 필명으로 잘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조광피혁에 장기투자 중이다. 그는 6월 2일 공시 기준 조광피혁 주식 79만8665주(지분 12.01%)를 보유했다. 직전 보고일인 5월 26일과 비교했을 때 3만2000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주당 4만2359원에 사들였다.

박 대표가 처음 조광피혁 지분을 보유했다고 알린 건 2011년 8월 24일이다. 이때 5.15%로 첫 지분공시를 했고 1년 반 만인 2013년 2월 지분율 10%를 넘겨 주요주주가 됐다. 박 대표는 첫 보유공시 이후 줄곧 조광피혁 주식을 꾸준히 매집 중이다.

올해 4월 21일 지분율을 13.05%까지 늘렸는데, 이는 본인 명의 외 스마트인컴 보유수량까지 합친 수치다. 이후 추가 매수한 수량을 고려할 때, 현재 박 대표의 보유 지분율13.8% 가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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