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타법인주식및출자증권취득결정' 공시에 대한 정정공시를 발표했다. 진술 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래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는 내용이다. 작년 12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맺은지 약 7개월 만에 계약이 해제됐다.
회사 측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라면서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 2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1.54% 오른 1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엔 전일 대비 7%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곧장 하락세를 보이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지난 16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 해제에 대한 입장문을 밝힌 바 있다.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엔 정부 중재 노력 등을 감안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늦췄다.
앞서 이스타항공에 누적된 재무적 부담의 책임 소재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24일부터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임금 체불과 미지급금이 누적됐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공문을 발송해 '이스타항공이 15일 자정까지 250억원 가량의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대 미지급금을 갚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고 통보했고 이스타항공은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중단이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른 것이므로 4~6월 임금 체불의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운항 중단이 이스타항공 측의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이스타항공 인수는 제주항공에 재무적 부담이 될 전망이었다"라면서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말 자본총계는 -104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에 타격이 예상된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전망한 제주항공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795억원이다. 게다가 영업손실 846억원, 순손실 742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매출 부진과 고정비 부담이다. 대형 항공사와 달리 화물 영업을 하지 못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매출 급감에 따른 자금 경색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운휴, 휴직, 희망퇴직, 유상증자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23일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여객부문 회복이 가장 중요한데, 단기간에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프린트
이메일
블로그 담기
점수주기
(댓글 0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