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스탁] 10년에 10배 오른 주식들

'존버'는 무조건 답일까?

단독최근 개인의 주식 매수 증가와 함께 새삼 주목받는 단어가 '장기투자'다. 흔히 '존버'라고도 하는데, 지금 주식을 사서 설령 떨어지더라도 오래 보유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논리다.

한편으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내 증시는 변동이 심해 장기투자의 효용이 적다는 주장이다. 이를 옹호하는 투자자들은 주가가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파는 투자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국내 주식 가운데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률을 낸 종목이 있는지 찾아봤다. 공교롭게도 6일 코스피 지수는 1791.88로 정확히 10년 전인 2010년 4월 6일 종가지수 1726.09와 비교해 불과 4% 높다. 코스닥 지수도 10년 전보다 18% 높은 수준이다. 종합주가지수 변화가 크지 않은 가운데 어떤 기업들의 장기 주가상승률이 높은지 살폈다.

이런 종목을 찾으려면 우선 10년 전에도 주가가 있어야 한다. 현재 상장사 2135개 중 이런 종목은 1323개로 약 62%에 해당한다. 이들을 토대로 10년간 주가 상승률 순으로 정렬해 상위 20개 종목을 집계했다.

* 주가는 증자, 주식분할 등 여러 이벤트가 반영된 '수정주가' 기준을 사용했다.

6일 종가 기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NHN한국사이버결제로 10년 누적 무려 2640% 상승이다. 주가가 27배가 됐다는 의미로 연평균 상승률이 39%에 달한다. 올해 증시 하락에도 62% 급등해 강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결제가 늘면서 매출과 이익도 증가할 거란 기대를 받았다.

이 밖에 에이치엘비, F&F, NICE평가정보, 국일제지, 케이엠더블유 등이 최근 10년 동안 주가가 급등한 회사들이다. 주가가 10배 이상으로 오른 종목이 대한약품까지 모두 16개다.

이들 20선 중 10년 전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넘었던 회사는 4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작고 똘똘한 회사 중에 '장기 급등주'가 숨어 있단 얘기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평균 시가총액은 2조4000억원(셀트리온 제외시 1조526억원)에 이르며 1조를 넘긴 기업도 8개나 된다.

영업이익 변화를 보면 개별적으로 크게 갈린다. 수적으론 영업이익 증가율 또한 매우 높은 경우가 많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영업이익도 2009년 15억원에서 2019년 321억원으로 1988% 증가했다. 3위 F&F도 743%, 4위 NICE평가정보는 367% 증가다.

반면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오스코텍, 제넥신은 주가는 급등했지만 10년 전처럼 적자를 내는 중이다. 네이처셀과 국일제지, 모나리자는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런 경우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고 있거나 최근 특정 테마에 거론돼 주가가 단기 급등한 영향이다. 적자가 계속됐거나 10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은 20개 중 7개다.



같은 기간 국내 대표 기업들은 어땠을까. 10년 전인 2010년 4월 6일 당시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현재 주가를 살폈다. 삼성전자와 POSCO, 현대차, 한국전력 등이다.

일단 주가가 오른 종목이 6개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제자리걸음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종목별로 편차가 커서 NAVER 395%, 삼성전자 170%, SK하이닉스 181%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상승 종목이 없다. 오히려 POSCO와 LG전자, 한국조선해양(구.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KT 등 주가가 반 토막 난 종목들이 많다. 최근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두산중공업은 무려 95% 하락이다. 단순히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를 골라 장기간 보유했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진 않았다.



위 리스트에서 보듯 어떤 종목에 장기간 투자했을 때 성과는 "무조건 이렇다"고 말하긴 어렵다. 결과론적이지만 적자를 내는 종목도 10년 동안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반대로 대기업이고 이익을 늘려도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그럼에도 좀 더 의미를 찾으면 장기간 오래 보유할 만한 종목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바로 '똘똘한 중소형주'다. 주가 상승률 상위 20선에 포함된 종목 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11개 회사의 평균 증가율은 769%에 달했다. 이익 성장과 주가 상승이 맞물려 깜짝 놀란 만한 투자 성과를 보인 셈이다.

* 평균 왜곡을 피하고자 케이엠더블유, 에스티아이 제외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저서 '월가의 영웅'에서 매수가 대비 10배 오른 주식을 '10루타 주식'으로 표현했다. 지수가 많이 오르지 않더라도 장기 보유해서 10루타를 칠 수 있는 주식은 있다. 그리고 이런 투자를 하려면 똘똘한 기업을 보는 안목과 조금 오른 주가에 덜컥 팔지 않는 인내가 두루 필요하다. 둘 다 아니라면? 운이 "무척" 좋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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