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책방] 스토브리그 백 단장 필독서? 머니볼

편집자주 |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5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과 투자에 대한 칼럼에 더해 금융, 투자 혹은 특정 산업분야에 대해서 의미가 있는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읽은 소감을 서평으로 남깁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 종영한 '스토브리그'라는 드라마를 보셨는지요. 매년 시즌이 끝나고 전력 보강에 힘쓰는 야구단 직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표현해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많은 주식투자자가 야구팬과 겹치는데, 저 또한 이 드라마를 재밌게 시청했습니다.

'여의도 책방'이란 코너에서 세 번째로 소개할 책은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입니다. 스토브리그를 재밌게 보셨다면, 이 책 또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 백승수 단장 또한 분명히 봤을 법한 책이기도 하지요.

아마도 영화로 이 책을 먼저 접한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 번역본이 나온지도 이미 10년이 넘게 흘렀습니다만, 또다시 2019년에 리커버 특별판이 나온 것이 흥미롭습니다. 좀처럼 같이 가기 어려운 “대중들의 관심”과 “훌륭한 통찰과 시사점”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잡은, 보기 드문 경영학 도서임을 보여줍니다.

머니볼이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면서, 이 책을 설명하는 부제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2006년 한스미디어 버전에서는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이라고 붙었고, 2011년 비즈니스맵에서는 “140년의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라는 부제목이 붙었습니다. 메이저리그라는 스포츠를 배경으로 하여, 과학(또는 과학적 사고방식)에 근거하여 기적 같은 성과를 거둔 이 책을 잘 설명해주는 부제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머니볼에 대한 서평은 인터넷 상에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본 서평에서는, 특히 가치투자자라면 고민해볼 만한 두 가지 사항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팀의 승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라.”입니다.

지금으로는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벤저민 그레이엄의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의 장부가치(Book value, B)”가 “기업의 주가(Stock Price, P)”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자체가 보편적인 믿음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은 네이버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PBR”이라는 수치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PER”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피터 린치)”가 번역되어 나온 것이 1995년이니 30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PER”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었던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팀의 승리의 영향요인은 “출루율”입니다. 출루율은 야구에서 “타석에 나왔을 때 아웃을 당하지 않고 주자로 살아남는 확률”을 말합니다. 현대 야구에 있어서 출루율은 전문가들이 타자의 역량을 결정하는 가장 우수한 지표라고 합니다. 지금은 네이버 스포츠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표가 되었습니다.

가치투자자로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먼저 “기업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새롭고 멋져 보이는 수치나 지표라고 하더라도 기업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등등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지만, 결국 그 요인이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의미는 없을 것입니다.

Figure 1 2019년 타자순위(네이버 스포츠)

주: 위와 같이 타자순위에 대한 다양한 수치들이 있지만, 이 수치들이 모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결국 무엇을 기준으로 주식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과 같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시사점은 “남들이 아직 주목하지 않고 있는 요인을 찾아라”라는 것입니다.

야구팀이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연봉(총액)이 한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자자가 쓸 수 있는 자원은 항상 한정적입니다. 그리고 그 이상 중요한 것은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기업(선수)는 그만큼 비싸다.”라는 점입니다. 이는 가치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에 대해서 대체로 보수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요하지만 덜 알려진, 또는 저평가받고 있는 요인을 찾는 것이 선행된다면, 저평가받고 있는 기업을 찾는 것 또한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이는 머니볼에서 표현하는 “1,000번을 대학교, 또는 고교 경기를 관람하다가 한 명의 빛나는 원석을 발굴하는”식의 기법을 벗어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기업 선택으로 넘어가는 첩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Figure 2 추신수 출루율의 경제학(동아일보, 2013년)

주: 출루율은 타자의 역량을 나타내는 가장 훌륭한 지표로 알려졌지만, 그 사실을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값비싼” 지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추신수의 경우 위의 기사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와 2014년 7년 1억 3,0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는 높은 출루율은 이제는 시장에서 충분히 제 값을 받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오랫동안 좋은 성과를 내면서, 다시 한 번 “좋은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전세계적인 영업망과 강력한 브랜드 가치로 방어되고 있기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나 산업이라고 해도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차별화된 성과를 얻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매수자가 스타벅스, 나이키가 훌륭한 기업임을 아는 것 이상으로, 매도자 또한 그 기업이 “훌륭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알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미국 우량주 열풍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결과를 예측함에 있어서 1960년-1970년을 지배했던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의 교훈을 다시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달에 새로운 책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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