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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레터] 주주 행동주의가 증시 레벨업의 기반?

19.12/24
서병수 수석연구원
편집자주 아래 내용은 12월 24일자 스노우볼레터에 소개됐습니다. 스노우볼레터는 아이투자가 매일 아침 발송하는 투자자를 위한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아이투자 회원이면 누구나 무료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독자가 아니신 분들과도 정보를 공유합니다.

스노우볼 레터에서는 향후 매주 1회 정도 칼럼 형식으로 투자와 관련된 내용들을 가볍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내용은 투자론, 재무재표 개념, 국내외 주식시장 이슈 등 투자에 도움되는 광범위한 내용들을 포함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 칼럼은 글을 쓴 연구원 개인의 의견일 뿐 아이투자 전체의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대부분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할 때에는 수익에 기반한 영업가치를 기본으로 합니다. 즉 지속가능한 이익을 기업에 적용할 할인율로 나눠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당장 청산하지 않는 기업이라면 기업 투자자의 실질에 부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기업의 이익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과 기업의 미래를 위해 쓰인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기업의 이익을 보고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경영진을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런 회사의 실적이 표시되는 재무제표들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단순히 경영진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회계제도가 정비되고 경영진과 별도의 이사회가 구축되는 등의 제도적 시스템들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제도들만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를 법에 의한 처벌에만 의존하거나, 정부 같은 권력기관들이 기업 경영을 좌우하면 비효율만 초래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주주 행동주의입니다. 기업의 주주들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주주권리를 적극 행사하는 주주 행동주의는 권력은 있으나 무능한 기업 경영진을 교체하고 기업의 불필요한 자산을 과감하게 매각하도록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쪼개서 매각하는 일도 불사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들을 기업사냥꾼이라고 매도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도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친기업적 경향이 강화된 1980년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습니다. 당시 자산가치는 풍부하지만 경영이 부실해 주가가 낮은 기업들이 매각되거나 붕괴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회에서도 주주 행동주의를 비판하는 대중적 인식이 커지면서, 기업사냥꾼이라는 용어도 만들어졌습니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리처드 기어의 직업이 바로 기업사냥꾼입니다.

물론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 이들이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한 점은 사실이지만, 그런 이들이 있기에 미국에선 시대에 뒤쳐진 기업이나 경영진이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기업자산은 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또한 그렇게 번 돈이 주주이익 극대화에 사용하면서, 더 많은 자본이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에 몰려들지 않고 생산적인 기업활동에 보다 많이 흘러들어갑니다.

주주 행동주의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주 행동주의가 자리잡으려면, 주주 행동주의에 의해 기업활동이 견제되고 그 대가로 주주 행동주의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용인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즉 이는 지속적인 외부 견제에 시달릴 경영진과 노동자, 그런 기업에 행사할 수 있는 통제력이 약화될 권력기관, 주주 행동주의가 기업과 무관하게 단지 돈만 있다는 이유로 큰 돈을 버는 것 같아서 비도덕으로 느끼는 대중들의 양보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주주 행동주의는 외환은행에서 큰 돈을 번 사모펀드 론스타나 KT&G의 경영권을 위협한 칼 아이칸에서 느껴지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합니다. 특히 이들에 대한 감정은 IMF 당시 느낀 전국민적 고통과 이를 국가적 수치로 느끼는 애국심 등이 결합되면서 더욱 사악한 집단으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는 국내 자본에 의한 주주 행동주의에서도 투영됩니다. 그래서 소액 주주운동이나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처럼 당연하고 도덕적 논쟁의 여지가 적은 주주 행동주의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주주 행동주의는 완벽한 도덕성을 갖춰야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이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기업은 커진 규모에 비해 내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외부의 견제가 취약하고, 기업의 자산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낮고, 이는 국가 전반적인 자본의 비효율성으로 연결됩니다. 국내 증시에서 수익가치를 평가하는 PER이 미국보다 낮은 데에는 취약한 주주 행동주의도 한 몫을 합니다.

부도덕한 기업 사냥꾼들이 기업 경영을 흔들고 큰 돈을 버는 불편함이 용인되는 사회가 되어야, 건강한 기업들이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주주 행동주의가 과도한 탐욕을 보이면, 그 때 응징해도 늦지 않습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창의력의 기반에는 자신들의 사익을 극대화하는 기업사냥꾼의 견제가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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