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로체시스템즈, 실적 대폭 개선 기대.. 예상 PER은?

반도체 이송장비 전문업체인 로체시스템즈의 올해 실적이 대폭 성장할 전망이나, 현재 주가는 하락 중이다. 12일 오후 2시 8분 현재 전일 대비 4.3% 내린 9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마감 시까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지난 5월 31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종가가 전일 대비 하락한다.



로체시스템즈의 주요 제품은 LCD와 반도체 웨이퍼를 이송하는 장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모바일용 OLED에 사용되는 신규 장비를 개발했다.



신규 장비는 올해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이 시작되는데, 최근까지 체결된 수주 계약을 볼 때 올해 큰 폭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지난 2월 15일에 무려 912억원 규모의 수주계약 체결 공시를 발표했다. 2016년 연간 매출액 989억원의 92%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2월 14일부터 8월 31일로, 3분기 이내에 모두 매출액에 반영될 전망이다. 계약상대방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신규 장비에 대한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로체시스템즈는 5건의 계약 체결을 추가로 공시했다. 모두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100억원 이상의 규모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공시한 수주계약은 총 7건으로, 2016년 한 해 3건을 공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준이다.



올해 발표한 수주 7건의 계약금 합계는 2379억원이다. 모두 4분기 안에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며, 그 중 3건의 계약은 2분기 내에 종료된다. 지난해 하반기 체결한 395억원 규모의 계약까지 포함하면 2분기에 총 4건의 계약이 완료된다. 이를 근거로 업계는 로체시스템즈가 2분기는 물론 연간으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거라 전망한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로체시스템즈의 2017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3배 가량 늘어난 307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562% 증가한 302억원, 순이익은 494% 늘어난 241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이하 개별기준).



수주 증가에 의한 매출 성장은 지난 1분기부터 두드려졌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4% 증가한 72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억원, 35억원으로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액이 68% 늘었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7%, 24% 감소했다. 이와 함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월 15일 종가는 직전일 대비 10% 하락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큰 폭의 개선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다소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로체시스템즈와 같이 수주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대부분 계약의 진행률을 바탕으로 손익계산서에 매출을 계상한다. 이 때, 진행률의 기준은 회사 측이 예상한 총 예정원가 대비 실제로 발생한 원가의 비율이다.

만약 회사 측이 500억원짜리 수주의 총 예정원가를 10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1분기에 실제로 발생한 원가가 20억원이면 진행률은 20%(발생원가/총 예정원가)가 된다. 매출액은 수주액×진행률인 100억원이 계상된다.

회사 측이 총 예정원가를 100억원이 아닌 200원으로 측정했다면 진행률은 10%, 매출액은 50억원이다. 실제로 발생한 원가는 20억원으로 같으나, 계상되는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이익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즉, 예정원가를 높게 책정할수록 진행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

6월 2일 리포트를 발표한 KB증권의 임상국 연구원에 따르면 로체시스템즈는 1분기에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비, 인건비, 일회성 비용 등 제반 원가를 과다하게 보수적으로 계상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지난 4분기 11.7%에서 올해 1분기 3.0%로 낮아졌으나, 2~3분기부터는 이익의 정상화에 따른 큰 폭의 수익 증가를 기대했다.

1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6.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12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다. 2017년 예상 순이익 241억원과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PER은 6.0배로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