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SK네트웍스, 사업 재편에 큰손 '관심'

SK네트웍스가 렌탈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가운데, 큰손 투자자들이 SK네트웍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오전 9시 59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0.4% 내린 7330원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3월 2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주식은 1469만주(지분율 5.9%)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161만7000주(지분율 0.66%)를 매입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5900원대에서 7360원으로 올랐다.

[표] SK네트웍스 주가, 외국인 누적 순매수 추이

(자료: 아이투자)



SK네트웍스는 지난 일년간 사업 포트폴리오 변경에 힘을 쏟았다. 다변화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차원이다. SK네트웍스는 2011년 이후 연이은 실적 악화를 겪는 중이었다. 이 와중에, 2015년 말 23년간 진행해온 서울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실패해 신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표] SK네트웍스 실적 추이

*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료: 아이투자,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는 우선 면세점, 패션, LPG충전소, 렌터카 등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9월~10월 패션 사업부문을 현대백화점 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해 올해 중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면세점 사업은 사업권 획득에 다시 도전하는 대신 완전 철수를 선택했다. 면세점 사업의 자산과 부채도 2017년 중으로 정리를 마무리할 것이라 밝혔다.

올해 3월 2일에는 LPG충전 사업부문을 계열회사 SK가스와 파인트리자산운용에 양도하겠다고 밝혔다. LPG충전 사업권은 SK가스가 가져가고, 충전소와 유형자산은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인수한다.

수익성이 낮은 패션, 면세점 뿐 아니라 안정적 캐시카우로 꼽히던 LPG충전 부문까지 매각한 것에 대해, 업계는 SK네트웍스가 M&A를 위한 실탄을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 놓는다. SK네트웍스는 패션 사업부 매각으로 3300억원, LPG충전 부문 양도를 통해 31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AJ렌터카 인수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렌터카 사업을 신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업 규모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렌터카 대수는 2014년 3만2000대에서 2015년 5만대 늘었다. 2016년엔 7만2000대까지 증가했다. SK네트웍스는 2017년 2월 말 기준 운영 대수가 7만5000대를 돌파해 업계 2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표] SK네트웍스 렌터카 운영 대수

(자료: 아이투자,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가 업계 3위 AJ렌터카를 인수한다면 운영 대수는 약 15만대(2월 말 기준 SK네트웍스 7만5000대 + AJ렌터카 7만4000대)로 급증하게 된다. 1위 롯데렌터카의 운영 대수는 16만대다.

AJ렌터카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6일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이재광 연구원은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하면 렌터카 업계 양강체제(롯데-SK)가 구축돼, 경쟁 완화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SK네트웍스는 개인 장기 렌터카, AJ렌터카는 법인 장기 렌터카 위주기 때문에 두 업체 합병의 시너지가 높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AJ렌터카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M&A 매물로 거론돼 왔지만 AJ그룹 관계자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AJ그룹 관계자는 현재 AJ렌터카에 관심을 가지는 업체가 몇 군데 있지만, 매각과 관련된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J렌터카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SK네트웍스, 현대차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동양매직(현 SK매직)을 61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경쟁업체들(5000억원 내외) 보다 20% 이상 높은 금액을 제시해, 동양매직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 받는다.

SK네트웍스는 생활가전(SK매직)과 자동차(SK렌터카) 렌탈 사업을 확장해, 종합 렌탈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자 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도 SK네트웍스를 순매수한 가운데, 회사가 앞으로 어떤 성장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SK네트웍스의 연결 매출액은 18조4574억원(-5.4%, 전년대비)이다. 영업이익은 1673억원(-12%), 순이익은 -815억원(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패션 사업부 매각과 면세점 철수에 따른 중단사업 손실 1102억원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2016년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75배다. 순이익 적자로 인해 주가수익배수(PER)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