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차트 돋보기] 고려제약, 전일 투자자 관심..살필 점은?

전일(16일, 이하 거래일 기준) 거래량이 급증한 고려제약이 눈길을 끈다. 고려제약의 전일 하루 거래량은 489만8288주로, 이는 직전일 거래량(4만7974주)의 약 102배다. 주가도 급등해 직전일 대비 22% 오른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일 오전 9시 4분 현재는 전일 대비 2.8% 내린 6800원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조류인플루엔자) 피해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며 16일 정부가 AI 방역단계를 '경계'에서 최고등급인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이런 가운데 고려제약이 백신 관련주로 언급되며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고려제약은 1980년 설립된 의약품 전문 제조업체다. 주요 제품으로는 중추신경계용제 '뉴로메드', 종합 감기약 '하벤' 등이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중추신경계용제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43%를 차지했으며 비타민/영양제(10%), 피부과용제(4%), 항생항균제(4%) 등이 뒤를 이었다.



▷ 중추신경계용제 안정적 성장세..투자지표는?

정부의 의약품 일괄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됐던 2012년에 고려제약의 주요 제품인 뉴로메드와 란시드캅셀의 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6%, 8%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13년까지 매출 하락과 함께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으나, 2014년에는 종합 감기약, 중추신경계용제 등 주요 제품의 매출 증가와 함께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37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약 80%를 달성했다(이하 개별 기준).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9억원, 2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치를 14%, 43% 가량 초과했다.



특히, 주요 제품 가운데 '뉴로메드'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용제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눈에 띈다. 중추신경계용제 매출은 고려제약의 실적이 부진했던 2013년에도 전년 대비 13% 증가해 전체적인 매출 감소 폭을 다소 완화시켰다.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매출액은 약 162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 147억원에 비해 약 10% 많은 수준이다.



재무상태도 양호하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9%로 낮고 유동비율은 626%로 높다. 지난 2008~2010년에는 차입금 증가로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이 약 20%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꾸준히 상환해 올해 3분기 차입금 비중은 2.5%까지 낮아졌다.

차입금 상환은 이자비용의 감소로 이어졌다. 2012년 1분기에 매출 대비 -1.6%에 달했던 이자손익은 올해 3분기 -0.1%로 개선됐다. 올해 3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54배로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다소 긴 점은 유의할 부분이다. 지난 2013년까지 300일 내외였던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2014년부터 개선세를 보이며 올해 3분기 기준 203일을 기록했다. 이는 의약품을 판매한 후 현금을 회수하는데 6~7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병/의원, 약국, 도매상을 대상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은 대체로 매출채권 회전일수가 긴 편이다. 그러나 매출 규모가 비슷한 타 제약사들과 비교해봐도 고려제약의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올해 3분기 연환산(최근 4개 분기 합산) 매출액이 500억원 내외로 고려제약과 비슷한 조아제약, 하이텍팜, 신일제약의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모두 200일을 초과하지 않았다.



올해 3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30.1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50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0%다. 이익 대비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 등락 폭이 클 수 있음은 유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