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족보] 원가절감 성공..'불황형 흑자' 20선

매출 정체가 많은 기업에서 발견된다. 지난 16일까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653개의 기업 중 43%는 매출이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상장사 10곳 중 4곳은 매출 정체를 겪은 셈이다.

* 신규상장 등의 이유로 이번 2분기와 작년 2분기의 매출액이 집계되지 않은 71개 기업은 제외

불경기로 매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가운데, 비용 절감을 통해 이익성장을 이룬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를 이뤄낸 회사다.

이런 기업을 찾기 위해 지난 16일까지 올해 2분기 실적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가운데 매출액 증감률이 -5% ~ 5%이내인 기업들을 우선 골랐다. 그런 다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으로 압축했다. 규모가 너무 적으면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날 수 있어 증가율 계산의 기준이 되는 영업이익의 절대 규모를 25억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또한 재무안전성 등을 고려하기 위해 아이투자 자체개발 지표인 주식MRI점수 15점 미만인 종목은 제외했다. 불황을 견디기 위한 기초체력도 어느 정도 검증하기 위함이다.

위 기준으로 걸러진 기업을 2분기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높은 순으로 추린 결과 서희건설, 남양유업, 디피씨 등이 상위 20선에 포함됐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서희건설이다. 서희건설은 국내 30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로, 관급 및 민간공사뿐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 발전사업,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3% 늘어난 24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85%로 5%p 감소했고, 판관비율은 6%로 1%p 줄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8%로 전년 동기 대비 5%p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크게 상승한 기업은 디피씨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어난 68억원을,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9%p 오른 19%를 기록했다.

현대산업, 한국알콜, 동성화학 등 전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리스트에 오른 종목도 눈에 띈다. 한국알콜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5% 가량 올라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바 있다. 이번 2분기에는 매출액은 2% 늘었고, 영업이익은 60% 증가해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졌다(▷ 1분기 불황형 흑자기업 관련기사 바로가기).

매출 증가 없는 영업익 증가는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 비용절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들이 매출증가까지 이룬다면 위 리스트에 소개된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다른 기업에 비해 빠를 수 있다. 불황에도 나름의 방법으로 이익을 늘려가는 기업들을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