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솔케미칼, 증설 통한 경쟁우위+유가하락 수혜

한솔케미칼(014680) : 과산화수소 지배력 높이는 화학약품 제조사

투자 아이디어
1. 과산화수소 증설+유가하락..수익성 개선
2. 과산화수소 경쟁사 주춤..시장지배력 확대
3. 자회사 한솔씨앤피 성장(16.1.27 상장)
4. 전구체(프리커서) 부문 진출

리스크
삼성전자 매출 비중 높음, 관계사 삼영순화 수익성 악화

한솔케미칼은 한솔 그룹 계열 화학약품 제조사다. 주력 사업은 정밀화학과 제지약품이다. 정밀화학의 주요 생산 품목은 반도체, LCD 세정액 등으로 쓰이는 과산화수소며 제지약품은 종이를 만들 때 들어가는 라텍스 등이다. 생산능력 기준 국내 과산화수소 시장 점유율 1위며 라텍스는 계열사인 한솔제지, 한솔아트원제지에 공급한다.

정밀화학 산업의 주력 제품인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LCD 세정액 외에도 각종 첨가제, 제지약품, 수처리제, 염료, 도료, 안료, 계면활성제, 접착제, 화장품, 의약품 등에도 쓰인다. 2000년대 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약품 시장이 성장했다. 생산기업이 제한돼 있고, 수요가 꾸준해 생산기업의 설비 증설에도 제품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 증설에 따른 성장 지속 - 과산화수소 부문

한솔케미칼의 아래 차트를 보면 우선 두 차례 증설이 눈에 띈다. '11년~'12년, '14년~'15년에 유형자산이 늘었다. 앞선 '11년~'12년에는 매출액도 증설과 함께 늘지만, '14년~15년에는 매출액은 2800억원~3000억원 사이에서 정체된 반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도 특징이다.



우선 증설을 살펴보면, 주로 정밀화학 부문 설비가 늘었다. '09년 5만9000톤이던 생산능력이 12만4000톤으로 1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환경약품의 생산능력은 14%, 제지약품은 33% 증가에 그쳤고, 목재약품은 생산능력이 43% 줄었다.

가동률은 대체로 유지돼, 생산실적의 증감 또한 생산능력 증감률과 비슷했다. 같은 기간 제품가격이 유지된 만큼, 생산량 증감이 매출 증감으로 이어졌다. 정밀화학 부문의 생산실적은 '09년 5만5500톤에서 '15.9월 11만4210톤으로 106% 늘었다.



정밀화학 부문의 매출 증가는 '09년~'15.9월까지 늘어난 매출액 1140억원의 65%를 차지한다. 최근에도 성장을 이어가, '15.9월 누적 기준 매출액 1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나머지 매출 성장은 전자소재인 전구체(프리커서, 기타제품으로 분류) 매출이 반영됐다.



한편 이익률은 2014년부터 빠르게 상승해 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14년 1분기~'15년 3분기 비용을 보면, 원가율이 82%에서 75.3%로 6.7%p 하락한 덕분에 판관비율의 소폭 상승에도 이익률이 높아졌다.

원가율 하락은 원재료 및 상품매입액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11년 66%이던 비중이 63%('12년) → 59%('13년) → 53.8%('14년) → 47.7%('15년 3분기)로 빠르게 낮아졌다.

한솔케미칼의 원재료는 품목이 다양하고, 비중도 분산돼 있다. 단, 대부분 석유화학 소재로 국제 유가 움직임과 가격 움직임이 비슷한 편이다. 배럴당 100달러 내외이던 국제유가가 지난 2014년 4분기부터 내리면서 한솔케미칼의 매출액 대비 원재료비용도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50% 내린 '14.1분기~'15.3분기 동안 매출액 대비 원재료비용은 10.4%p(22%) 내렸다.



한솔케미칼은 5일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 감소한 89억원이다. 최근인 지난해 12월 22일 메리츠증권 예상 영업이익 122억원보다 27% 낮다. 매출은 예상치인 938억원과 거의 비슷했다.

실적발표일인 지난 2월 5일 삼성증권은 리포트를 내고, 4분기 성과금 지급을 7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메리츠증권이 예상했던 50~60억원보다 많다. 각 증권사 추정을 종합해 성과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예상치보다 약 10%~20% 가량 덜 나왔다.

▷ 증설 지속으로 경쟁사와 차이 벌려..OCI는 태양광 발전에 집중

국내 과산화수소는 한솔케미칼 외 OCI와 태광산업, 에보닉코리아 등이 생산한다. 지난 '12년까지는 4개 회사 모두 생산능력을 늘렸지만, 이후 한솔케미칼만 증설을 지속 중이다.

'12년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태광산업은 마진이 높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가 아닌, 제지 등에 쓰이는 범용 과산화수소가 주력이다. 실제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과산화수소 설비는 5만5000톤, 매출액 36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를 톤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5만원/톤으로, 한솔케미칼의 톤당 매출액 136만원/톤의 약 절반 정도다.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는 더 높은 순도가 요구돼 추가적인 정제설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제품을 생산해도 기존 공급회사(한솔케미칼, OCI 등)와의 경쟁도 치열하다.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공장 완공 이후 현재까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이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 또한 '12년 이후 과산화수소 부문 증설이 없다. 주력인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영향으로 2011년 연간 1조3000억원 수준이던 OCI의 영업현금흐름은 이후 연평균 1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연결 기준). OCI는 지난 1월 28일 미국의 과산화수소 자회사 에코프록사이드(연 7만톤 생산) 지분 50%를 함께 운영하던 네덜란드 회사에 매각하기도 했다.

* OCI는 '15년 7월 소다회 부문 미국 자회사인 OCI캐미컬도 매각했다.

OCI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향후 주력으로 삼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OCI머티리얼즈를 SK그룹에 매각하는 등, 기존 사업 구조조정도 하고 있다. 따라서 OCI가 당분간 공격적인 과산화수소 증설에 나서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용 과산화수소(H2O2)는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세정액으로 쓰인다. 각 공정이 진행될 때마다 불필요한 화학재료를 제거할 때, 세정액의 대표 소재인 수산화암모늄과 염산의 희석용액으로 과산화수소를 사용한다. 따라서 반도체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거나, 반도체 생산량이 늘면 과산화수소 사용량도 함께 증가한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공급한다.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의 정확한 매출 비중을 알긴 어렵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량과 한솔케미칼의 정밀화학 부문 매출액을 비교하면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 메모리 생산량의 증가율은 과산화수소 매출액 증가율보다 훨씬 빠른데, 이는 미세화공정 영향이다. 미세화공정이 발전하면, 같은 크기 웨이퍼에서 나오는 반도체 제품의 숫자가 늘어난다. 웨이퍼를 더 가늘게 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5월부터 평택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평택 공장의 1차 월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20만장으로, 기존 화성 16, 17라인 각각과 비슷하다. 1차 공장은 확보한 부지의 약 1/3 정도를 활용해 건설 중이며, 2017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국내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공급능력에서 한솔케미칼이 경쟁사들과의 차이를 벌리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평택공장에도 추가적인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 시안의 3D 낸드 생산량을 월 10만장 규모(웨이퍼 기준)로 늘릴 방침이다. 올해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한솔케미칼은 '13년 4분기 중국 시안에 자회사 한솔전자소재를 통해 과산화수소 공장을 완공했다. 연간 2만5000톤 생산 규모며, '14년 연간 1만톤, '15년 3분기 연환산 1만5310톤을 생산해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15년 2분기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 신성장동력 - 자회사 한솔씨앤피, 전구체

① 한솔씨앤피, 핸드폰용 페인트 점유율 상승

핸드폰용 페인트를 생산하는 자회사 한솔씨앤피의 성장도 주목할 점이다. 한솔씨앤피는 지난 1월 27일 상장했고, 한솔케미칼의 지분율은 78.9%(상장 전) → 57.8%(상장 후)가 됐다.

한솔씨앤피는 전체 매출의 88%가 휴대폰용 페인트에서 나오며, 중국과 베트남 자회사 등을 통해 삼성전자 현지공장에도 공급한다. 특히 베트남 공장이 설립된 2012년 7월 이후 매출과 이익의 증가속도가 빠르다.

아시아(한국,중국,베트남) 휴대폰 페인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였다. 한솔씨앤피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4.7%에서 2014년 12.7%로 커졌다. 같은 기간 1,2위 기업인 악조노벨과 한진화학의 점유율 하락 폭이 11%p 였는데, 이를 대부분 흡수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용 페인트는 건축용 등 다른 페인트와 특성이 달라 아래 7~8개 회사가 삼성전자의 승인을 얻고 경쟁 중이다. 점유율 상위 회사들은 기존에 중국과 베트남에 공장이 있었지만, 한솔씨앤피는 2012년 새로 공장을 짓고 2013년부터 본격 매출이 발생해 점유율이 높아졌다.



다만 최근 페인트를 대신할 수 있는 메탈 케이스의 채택률이 높아진 점은 리스크다. 하이투자증권 조사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메탈 케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16%에서 2015년 35%로 커졌다. 삼성전자 또한 2014년 갤럭시 알파, 갤럭시 노트4에 메탈 케이스를 적용한 이후 채택 비중을 2015년 45%까지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2공장에서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메탈 케이스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한솔씨앤피는 이에 대해 고가폰과 저가폰에 채택되는 메탈 케이스 생산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상장 직전인 1월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저가폰에 들어가는 메탈 케이스는 금속을 녹여서 만든다. 이는 금속을 깎아서(아노다이징) 만든 케이스가 적용되는 고가폰보다 생산량은 250% 증가, 원가는 20% 절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속을 녹일 경우, 금속을 깎았을 때와 동일한 칼라나 질감을 내기 어렵다. 이에 페인트를 칠해서 같은 효과를 내는데, 한솔씨앤피의 핸드폰 페인트는 이를 위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② 전구체 매출, 올해 TV 아닌 품목 확대 기대

한솔케미칼은 새로운 품목으로 전구체를 공급한다. '14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14년 매출액은 146억원(기타제품으로 분류)이며 '15년 3분기 누적 289억원(연환산 344억원)이다.

전구체는 프리커서(precursor)라고 불리며, 반도체 내에서 보호막 또는 절연막으로 쓰인다. 한솔케미칼은 '15년은 주로 QD(퀀텀닷) TV에 들어가는 전구체를 공급했고, 9월 공장을 증설했다. 메리츠증권의 12월 22일자 리포트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의 프리커서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고객사 내 점유율 확대 과정에 있으며, 4분기 경쟁사 에어 리퀴드(Air Liquide) 공장에서 트러블이 발생해 점유율 확대가 쉬워졌다.

증권가는 QD TV 원가 하락으로 판매량이 늘면, TV용 프리커서 매출도 늘 것을 기대한다. 또한 한솔케미칼은 '16년은 TV가 아닌 다른 품목으로도 전구체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재무구조, 현금흐름 개선

한솔케미칼은 차입금을 활용하는 회사다. '15년 3분기 연환산 기준 순이자비용만 68억원(연결 기준)을 지급했다. 연결 영업이익의 13% 규모다. 차입금 증가는 주로 '11년~'12년에 있었는데, 당시 영업현금과 함께 증설에 투자됐다.

반면 최근 증설은 차입금없이, 영업현금을 통해 진행 중이다. 종전보다 더 큰 규모의 영업현금을 만들어낸 덕분이다. 같은 투자를 하지만, 과거보다 질적으로 더 안전해진 셈이다. 또한 차입금 규모가 유지된 가운데, 금리가 내려가며 이자비용도 줄고 있다.



한편 한솔케미칼은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이기도 하다. 최근 공시 기준으로 보면, 알리안츠 자산운용은 2015년 8월 보유 지분을 12.1%('15.2.6 기준)에서 11.1%로 줄였다. 반면 KB자산운용은 '15년 8월 31일 기준 20.7%였던 지분을 같은 해 10월 31일 기준 22.6%로 늘렸다. 이 밖에 국민연금도 14.1%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다. 지난해 6월 25일 기준 14.8%까지 늘린 이후 소폭 축소한 채 보유 중이다.

▷ 주요 성장동력 매출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큰 점은 리스크

한솔케미칼의 주요 성장동력인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와 한솔씨앤피 모두 삼성전자향 매출 비중이 큰 점은 리스크다.

한솔케미칼의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는 자회사 삼영순화를 거친다. 한솔케미칼에서 1차 정제를 하면 삼영순화에서 추가 정제를 거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으로 공급되는 구조다. 삼영순화는 한솔케미칼이 49%, 미쯔비시가스화학이 51% 지분을 가진 합작사다.

삼영순화는 2012년 이후 매출과 이익이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원가는 유지돼, 60% 내외이던 원가율이 68%('13년), 72%('14년)로 높아졌다. 비상장사로 자세히 확인하긴 어려우나, 삼영순화의 제품가격 인하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솔 그룹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큰 누나인 이인희(87세, 현 그룹 고문)씨가 1991년 설립했다. 지난 2012년 삼성생명 차명주식을 두고 CJ와 삼성 그룹 간의 유산상속 소송이 불거졌을 때, 이인희 씨는 상속은 과거에 끝난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삼성 그룹과 한솔 그룹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상식을 넘는 무리한 단가인하 요구 등이 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 자산배분과 가치창출 모델

끝으로 한솔케미칼의 자산배분과 가치창출 모델을 정리해보자. 자산배분 구조를 통해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자산이 어디인지를 판단함으로써 기업의 실적이 어떤 자산의 영향을 받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솔케미칼은 유형자산 비중이 총 자산의 60%로 높다. 유형자산 투자가 매출로 이어져야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를 넘는 이익증가가 나온다.

[표] 자산배분 및 손익현황


기업이 원재료를 구입하고 가치를 창출해 판매하는 과정을 도표화 해보면 전·후방 산업 및 실적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

한솔케미칼은 MTA, NPA 등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과산화수소, 라텍스 등을 생산한다. 유가와 환율이 하락하면 원가율이 하락하는 구조다.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세정액, LCD 식각액으로 주로 쓰이고, 일부는 제지업에도 사용한다. 라텍스는 주로 제지 코팅시 접착제로 쓰인다.

수출 비중은 12%로 대부분 매출은 국내에서 발생한다. 자회사 삼영순화와 한솔전자소재도 과산화수소 수요에 실적이 연동되며,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출하량이 늘수록 많이 필요하다. 한솔씨앤피는 삼성전자의 비메탈케이스 핸드폰 출하량과 매출이 비례한다.

[표] 가치창출 모델


(자료:아이투자)

가치투자클럽 프리미엄 서비스는 아이투자 연구원들이 직접 발굴한 유망기업을 분석해 프리미엄 분석 리포트를 제공합니다. 리포트를 제공한 기업 중,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은 기업을 선전해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포트폴리오 내 종목별 비중과 현금 비중, 종목별 매매 타이밍은 모두 문자로 안내해 드립니다. 

아이투자의 15년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연평균 15%~25%의 안정적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러분의 가치투자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 모델포트 운용 성과 보기

<이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행해진 거래에 대해 아이투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