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경남스틸'

마틴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경남스틸, 마틴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경남스틸은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525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92%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361억원으로 시총의 69%를 차지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경남스틸은 포스코의 냉연 판매대리점이다. 포스코에서 냉연·열연 코일을 공급받아 고객이 주문하는 규격으로 전단, 절단 가공해 판매한다.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은 산세코일 29%, 냉연강판 25%이다.

산세코일은 일반 열연강판을 가공해 도장성과 내식성을 보완한 제품으로 건자재, 자동차부품, 전기·전자부품, 일반 기계에 사용된다. 냉연강판은 가공성이 우수한 소재로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정용품에서 산업기기, 각종 건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경남스틸은 지난 2011년 10년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액 감소 및 정체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11년 4.3%를 기록한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2~3.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순이익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난해에는 외환차익 13억원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10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줄고 순이익은 늘었다. 지난 1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은 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고 영업이익도 19% 감소한 1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년 동기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대여금 및 수취채권에 대한 외환차익 4억6000만원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은 3억원(34%) 늘어난 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92%, 유동비율은 151%로 재무구조는 양호하다. 자산구조지수를 보면 장기자본>자기자본>고정자산 순서로 배열돼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장기자본과 자기자본 차이가 거의 없다. 이는 비유동부채가 거의 없고, 자기자본만으로 고정자산 투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배당 매력도 있다. 경남스틸은 지난 10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주당 배당금은 계단식으로 늘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300원으로 현재 주가(1만450원)를 반영한 시가배당률은 2.9%다.



지난 1분기 기준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6.2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