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에스에프씨’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에스에프씨는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583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442억원으로 시총의 76%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국내 1위 태양광 백시트 생산업체

에스에프씨는 태양광 모듈용 백시트(Backsheet)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백시트 제품은 에스에프씨 총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에스에프씨는 국내 백시트 공급 시장점유율 1위다. 1991년 설립됐으며 코스닥시장엔 2011년 11월 30일 상장했다.

태양광 백시트는 태양광 후면을 덮는 얇은 다중 플라스틱 필름이다. 수증기, 모래, 바람, 자외선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모듈을 보호하고, 전기전연과 감전 방지 및 태양광 모듈 수명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스에프씨는 2006년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태양광 백시트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그림] 에스에프씨 태양광 백시트

(자료: 아이투자, 에스에프씨)

제품 특성상 에스에프씨는 태양광 업황에 영향을 받는다. 향후 태양광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세계 태양광발전의 예상 수요는 63~65기가와트(GW)로, 이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향후에도 세계 태양광시장은 65기가와트 이상을 꾸준히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스에프씨는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015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억원 적자로 전환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13억원으로 44% 감소했다.

태양광산업 지원정책(FIT) 축소 등으로 매출액이 감소한 데 이어, 대손상각비 41억원이 발생하는 등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대신 외화관련이익(외환차익 + 외화환산이익)이 29억원 발생하며 지배지분 순이익은 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에스에프씨의 외화표시 자산 및 부채 중 달러화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31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 외화관련이익이 발생한다. 지난해 원/달러환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실적과 현재 주가(3600원)를 반영한 에스에프씨의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4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96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