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터 슐로스의 TJ미디어

월터 슐로스(이하 슐로스)는 '저가주 사냥꾼'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다. 좋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워렌 버핏과 달리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 100개 ~ 200개에 분산 투자했다.

슐로스는 45년간 연평균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원금을 721배 불린 놀라운 기록이다. 버핏은 슐로스에게 '특급 투자자(Super Investor)'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슐로스는 펀드를 운영하면서 탐방이나 최고경영자(CEO) 미팅을 하지 않았고,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사서 5년 내 2배가 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45년간 지켜 탁월한 성과를 얻었다.

'왜 버핏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버핏의 방법이 기대수익률이 더 높지만 버핏이 특별한 것이고, 자신은 그 길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TJ미디어, 월터 슐로스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슐로스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 이상이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봤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TJ미디어는 슐로스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재무상태 기준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7배로 0.8배보다 낮고, 순운전자본은 331억원으로 시가총액(545억원)의 61%에 해당한다. 유동비율은 715%로 200%를 초과하고, 부채비율은 14%로 100% 미만이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전일(26일) 종가 기준이다.

TJ미디어는 노래반주기 제조사다. 지난해 매출비중은 전자인덱스 40%, 노래반주기 26%, 음악 데이타(반주음악 데이타) 18%, 앰프외 기타 16%다. 전자인덱스는 노래 찾기와 곡번호 예약 및 연주 시작 등의 기능을 합친 리모콘이다.

지난해 TJ미디어의 매출액은 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고, 영업이익은 1288% 증가한 23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흑자 전환해 20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앞선 4년간 내리 감소한 기저효과로 증가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났다.

전자인덱스의 일본 수출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이 제품의 수출은 284억4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8%(91억8100만원) 늘었다. 

최근 개선이 있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24억원)은 10년래 최대를 기록한 2010년(99억원)에 비해 약 76% 축소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6%로 10년래 최고인 2010년(15.9%)에 비해 12.3%p 낮아졌다.

지난해 매출액(669억원)은 2010년(624억원) 대비 7% 늘었다. 하지만 노래반주기 매출이 부진한 반면 매출 증가가 판매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자인덱스 위주로 이뤄진 점, 5년간 매출증가 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진 점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노래반주기 매출액은 186억7400만원으로 2010년 대비 0.4%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자인덱스 매출액은 284억4300만원으로 약 26%(58억4800만원) 늘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 대비 종업원급여 비중은 15.1%로 2010년 대비 3.7%p 상승하고, 감가상각비 비중은 3%로 1.4%p 높아졌다. 또한, 같은 기간 외주가공비가 6.1%로 2010년 대비 3.1%p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정비와 변동비 부담이 모두 높아졌다.



TJ미디어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이 회사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지난 10년간 매년 양수(+)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실적이 부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무차입경영을 지속한 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년간 두 해(2007년, 2011년)를 제외하고 모두 양수(+)를 기록한 점이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TJ미디어는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두 해(2007년, 2014년)을 제외하고 모두 배당을 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100원)과 전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2.55%다. 전일 기준 국고채 3년물 시장금리(1.45%)보다 1.1%p 높다.